by 포도나무 작가
“설탕 듬뿍, 케첩 듬뿍이요!”
퇴근 후 자녀들과 함께 동네 산책을 하다가 명랑핫도그 가게 앞에 섰다. 핫도그를 좋아하는 아이들. 물론 카지노 게임 사이트도 핫도그를 좋아한다. 각자 먹고 싶은 핫도그의 종류는 다르지만, ‘설탕 듬뿍! 케첩 듬뿍!’ 이라는 핫도그 취향은 같다. 핫도그를 한 입 베어 물며 즐겁게 깔깔 웃다가 어느덧 추억에 젖는다.
둘째는 달랐다. 순둥순둥하던 첫째와 달리, 둘째는 바닥에 눕히면 울어대는 무시무시한 ‘등 센서 베이비’였다. 첫째는 아기 시절, 잠든 것을 확인하고 바닥에 눕히면 그게 어디든 쌔근쌔근 잘 잤다. 덕분에 식당에서도 잠든 첫째를 옆에 눕혀놓고 남편과 둘이 오붓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둘째 출산 후 한동안 몸조리와 신생아 육아로 집에만 있다가, 드디어 첫 가족외식을 한 날이었다. 아기띠에 안긴 채 쌔근쌔근 잠든 둘째를 확인했다. 오예. 아기를 안고 밥 먹는 건 너무 힘드니까 살포시 아이를 내려놓았다. 그러자 곧바로 등 센서가 작동하며 터져버린 울음소리. 으앙. 조금 달래면 아이가 다시 잠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고, 다시 아기띠로 아이를 안았다. 그러나 쉽게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흥, 어디 날 혼자 눕혀놓고 자기들끼리 맛있는 걸 드시려고? 어림없지’ 마치 그런 분위기였다. 남은 음식을 포장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90분이라는 시간 제한까지 있는 뷔폐였기에 그럴수도 없었다. 결국 남편과 교대로 아이를 달래느라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럼 그렇지. 두 아이를 데리고 외출한다는 것이 그렇게 호락호락할 리가 없지.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안겨 있을 때는 세상 편안하게 잘 자는 아이인데 눕히면 어쩜 그렇게 금방 알고 깨는지. 양가 어머니들은 내게 포대기를 권하셨다. 하지만 포대기로 업는 것은 실로 기술이 필요했다.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는 안정감 있게 아이를 업고 자유자재로 몸을 움직이시던데, 내가 업으면 아이가 밑으로 쏙 빠질 것 같아서 불안했다. 역시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제일 편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사랑의 언어’ 편에서 언급했듯이, 게리 채프먼은 사람마다 사랑의 언어가 다르다고 한다. 인정하는 말, 육체적인 접촉, 함께 하는 시간, 봉사, 선물. 이렇게 5가지 사랑의 언어가 있다고 한다. ‘함께 하는 시간’이 사랑의 언어인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아기띠에 안겨 있는 것을 좋아하는 아들의 조합. 그렇게 아기띠 나들이가 시작되었다.
아기띠로 아이를 안고 집에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 밖으로 나가자. 육아휴직 기간이 지나면 아이와 함께 애틋한 시간을 보내기가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아기띠 나들이를 시작했다. 아침에 첫째의 어린이집 등원 준비를 하면서 둘째와의 나들이 준비도 함께 했다. 가방 안에 기저귀, 손수건, 물티슈, 떡뻥 간식, 그리고 이유식을 담은 보온죽통까지 든든하게 챙겼다. 첫째를 어린이집 차량에 태워 보내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리고 아기띠로 둘째를 안고, 등에는 기저귀 가방을 멘 채 대구 곳곳을 누볐다.
어떤 날은 어린이 도서관에 가기도 했고, 어떤 날은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수성못에 가서 산책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근대골목길 코스를 따라 걷고 또 걸었다. 어떤 날은 놀이공원에 가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로 아이를 안은 채 회전목마를 타기도 했다. 아들은 새로운 장소에 가는 것을 좋아했고, 신나게 놀고 난 후 다시 카지노 게임 사이트로 안아주면 곧 쌔근쌔근 잠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은 당시 핫플이었던 김광석길 산책을 했다.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은 음악가 김광석의 삶과 음악을 테마로 조성한 벽화거리인지라 왠지 젊은이들의 거리일 것 같았다. ‘아기띠로 아기를 안고 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가도 되는 걸까?’ 잠시 망설였다. 그러나 노키즈존도 아니니까 못 갈 것도 없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씩씩하게 걸었다. 걷다보니 핫도그 가게가 보였다. 밀가루와 설탕과 기름 타는 냄새는 참을 수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잠시 고민에 빠졌으나 결국 핫도그의 유혹에 넘어갔다. “핫도그 하나 주세요.” “설탕, 케첩 뿌려드려요?” 아, 핫도그에는 당연히 설탕과 케첩을 듬뿍 뿌려야지. 하지만 지금 나는 아이를 안고 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였다. 아이의 머리에 설탕을 흩뿌릴 수는 없으니 그건 참기로 하자. “아니요, 설탕, 케첩은 빼고 그냥 주세요.” 설탕 없는 핫도그를 먹는다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냐며 혼자서 기분 좋게 핫도그를 먹었다. 아들 머리 위에 떨어지는 핫도그의 빵가루를 살살 털어내면서 말이다. 아들아, 카지노 게임 사이트 혼자 먹어서 미안. 크면 많이 사줄게. 품에 안긴 아이의 머리를 쓰담쓰담 쓰다듬어 주면 아이는 편안하게 한두 시간씩 숙면을 취했다. 그러면 이 소중한 자유시간을 놓칠세라 근처 카페에 가서 잠시나마 책을 읽었다. 물론 아기띠로 안은 채. 이제는 절대로 잠든 아이를 내려놓는 만행을 저지르지 않는다.
둘째와의 아기띠 나들이가 쉽지만은 않았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던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안겨 있는 아이에게 많은 관심이 쏟아진다. 특히 아이를 안고 돌아다니다보면 언제, 어디서 흘렸는지 아이의 양말 한 짝이 없어질 때가 있다. 그 상태로 버스 정류장에 서 있으면 지나가시던 할머니들이 꼭 한 마디씩 거들며 걱정하신다. “에구, 애기 카지노 게임 사이트. 애기 양말이 없네. 발 시리겠다.” 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이런 관심이 부담스러워서 급히 근처 가게에 들러 양말 한 켤레를 사서 아이의 발을 감싸주었다. 한편으로는 첫째가 어린이집에 가 있는 낮 동안 집에서 집안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무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렇게 싸돌아다니는 것이 마치 카지노 게임 사이트로서의 본분을 지키지 않는 것 같다는 약간의 죄책감도 있었다. 어떤 날은 어린이집을 마치고 온 첫째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핸드폰 사진을 보다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동생의 나들이 사진을 보고 서운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나 어린이집 갔을 때 동생이랑 이런데 갔었어?” 그러면 다음 주말에는 첫째까지 데리고 한 번 더 가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둘째와의 아기띠 나들이를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아이와 함께 하는 이 시간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인 내게 소중하고 행복했기 때문이었다.
아기띠로 아이를 안고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둘째는 분유를 거부하고 모유만 고집하는 아이였다. 그래서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혼자서 서너 시간 이상 외출하기는 힘들었다. 그렇다고 유축해서 먹일 만큼 모유 양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그러던 중 서울에서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었다. 나는 어린 아이를 키우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다. 하지만 오랜만에 여러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내 친구들 모임을 위해 남편과 첫째까지 모두 동반해서 서울에 가기도 힘들었다. 또 잠시 고민했으나 가방에 아기 짐을 바리바리 챙기고 아이를 아기띠로 안고 KTX를 타고 서울까지 다녀왔다. 기차 안에서 아이가 울고불고 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으나 기우였다. 아기띠에 안긴 아이는 쌔근쌔근 잘도 잤다.
그렇게 둘째와의 아기띠 나들이는 아이와 함께 하는 소중하고 즐거운 육아시간이었다. 첫째의 어린이집 하원 차량시간에 맞춰 정확히 3시 30분까지 돌아와야 하는 신데렐라 동화와 같은 시간이기도 했다.
이제는 훌쩍 자란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 함께 산책하며 설탕과 케첩을 듬뿍 뿌린 핫도그를 먹으면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이야기한다.
“예전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너를 아기띠로 안고 하루에 만 보씩 걸으며 나들이를 다녔잖아. 기억나?”
누군가와 나들이를 다녀오면 그 추억은 두 사람 모두에게 남는 법이다. 하지만 훌쩍 자란 아이는 당연히 그 시절을 기억하지 못한다. 비록 아이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아무튼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어린 시절 아이와 함께 한 아기띠 나들이를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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