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이직러의 하루하루
원래는 B 혼자서 나를 싫어했고, 그런 B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그런 자신을이해받지 못해서 B 본인이 억울해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제 상황이 역전되어 A와 C까지도 B를 이해하고 함께 집단적으로 나를 싫어하게 되었고, B는 A와 C로부터 이해와 공감을 받아서 후련해하는 듯했다. 내가 메신저로 답장할 때마다 B는 키득거렸고, C는 한숨을 쉬었다. B와 C는 나란히 앉아 있었고, 마치 서로를 마주 보면서 한 명은 비웃고 한 명은 한숨 쉬는 듯한 기분이라 조롱당하고 모욕적인 느낌이었다. C가 메신저를 치다가 키보드를 쾅쾅 치며 “진짜 짜증 나네”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고, B가 그 말을 듣고 좋아 죽겠다는 듯 키득거렸다. B는 오후 반차로 퇴근하면서 웃으면서 나를 보고 지나갔지만, 내 인사는 받으면서 본인은 인사를 하지 않았다. 이 팀은 선임은 물론이고 B를 비롯해 전부 싹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B는 A와 C까지 포섭해 나를 이 회사에서 빨리 내보내려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그 메신저는 내가 쳤지만, 뭔가 나도 나 자신을 더 망하게 만들고 안 좋은 상황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 메신저를 치면서 너무 두렵고 무서웠고, 혼자라서 외로웠으며, 가슴이 허하고 텅 빈 느낌이었다. 이해받지 못해 억울했다. 그러다가 선임과 대화하던 중, 선임이 왜 이 업무를 하지 않았냐고 물어보길래, 선임이 이미 하신 줄 알았다고 말했다. 선임은 또 나를 회의실로 부르더니, “OO 씨(나) 언제 입사했지? 아, 아직 두 달도 안 되었구나”, “OO 씨(나) 이거 나니까 이해하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큰일 났어”라고 말했다. 보통 업무가 주어지면 “네, 알겠습니다”라고 해야 하는데 나는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다고 했다. 결정적으로 선임이 한마디를 해줬는데, “OO 씨(나)가 본인 기억에 의존해서 맞지도 않는 말을 하는 건 다른 사람을 굉장히 건드리는 거다”라고 했다. 요지는 내가 변명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걸 나만의 기억에 의존해서 남 탓으로 돌리는 게 참 문제라는 것이었다. 이 말이 아까 A, B, C와의 상황과도 맞아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선임에게 “아까 A, B, C와 업무 하는 과정에서 트러블이 있었다”라고 솔직히 말하고, “내일 회의 때 이 얘기가 A, B, C로부터 나올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선임은 “OO 씨(나), 사실 여기 입사하고 처음 3일 동안 졸지 않았냐, 그것도 좀 그랬고”, “지금까지 나에게 말하는 것들이 이해가 잘 안 될 때가 많다”, “그렇다는 건 다른 사람들과 말할 때도 이해가 안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으면 앞으로 일이 참 많아질 텐데, 더 심해지기 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계속할 결심이 서면 하고, 아니면 빨리 결정해라. 앞으로 3개월은 계속 바빠질 것이다. 지금 OO 씨(나)는혼란스러워 보인다”라고 말씀했다. 이 말을 들었을 때 절망적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좋았다. 지금까지 왜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지 궁금했는데, 미움받을 만한 행동에 대해 알게 된 것 같았다. 사실 이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다. 일이 정말 첫 직장의 3배였다. 올 초부터 운동해 왔지만 벌써 진이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B는 나를 증오하고, A와 C는 내가 잘못한 것을 알고 나를 싫어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를 계속 다니는 건 큰 고통이 될 것 같고 감당이 안될 것 같았다. 선임이 먼저 그렇게 그만두는 게 어떻냐고 말하지 않았다면 싫어도 되는 데까지 다녔을 것 같다. 상황은 휘몰아치듯 힘들게 다가왔고, 선임의 말이 오히려 좋았다. 선임은 다음 주 초까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라고 말는데, 아마 월요일에 말해야 할 것 같았다. 그만둔다고 생각하니 마음은 편했다. 선임에게 솔직하게 “사실 이 회사 계속 다니고 싶었다. 업무는 많지만 재미있었다. 다만 팀과의 관계가 힘들다”라고 말했다. 선임은 다음 달에 그만두는 것보다는 지금 빨리 그만둬야 사람을 새로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내가 속한 팀에서 작년 7월에 2명이 그만두었고, 그래서 작년 8월에 A와 B가 들어온 것이었다. 그냥 일을 쉬고 여행 좀 가고 운동 좀 하고 싶다. 번아웃이 온 것 같아 힘들다.
회사에서 작은 잘못이라도 생기면 B뿐 아니라 A, C 모두 같은 잘못으로 몰아붙이며 호되게 몰아쳤다. 업무 할 때마다 매번 쓰나미가 오는 기분이었다. 오늘 퇴근 시간 이후 내가 담당하는 외주처 직원 한 분이 내게 전화통화가 가능한지 물었는데, 선임은 메신저로 “네가 그 외주처 직원에게 전화 걸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 직원의 전화번호를 몰랐다. 그래서 모른다고 하니 선임이 알려줬다. 나는 입사한 지 2달도 안 된 신입이라 회사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은데, 너무 가혹하게 대한다고 느꼈다.B와 A, C가 내게 맡긴 업무도 사실 뭔지도 모르겠는데 자꾸 잘 알려주지도 않은 채 줘서 미칠 것 같았다. 내 자리로 와서 좀 제대로 알려주었으면 좋겠는데 지금까지 와서 알려준 적이 없었다. 그러면서 내가 알아서 하길 바라고, 질문하면 귀찮아하고, 질문 안 하면 혼자 알아서 하려 한다고 뭐라고 했다. C가 나에게 짜증 난다고 한 것 같은데, 나도 우리 팀에게 정말 짜증 났다. 이 상태로는 더 같이 일 못하겠다. 일도 더 많아질 텐데, 맨날 야근하는데 사람들은 점점 더 나를 거세게 미워했다. 억울하고 화가 갈수록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더 같이 일할 수 있겠는가.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쉬고 싶었다. 내가 맡은 작업물은 내가 입사하기 전부터 이미 70%가 완성된 상태였고, 나는 다 된 밥에 숟가락 얹는 꼴이었다. 그걸 B가 시샘했고, 지금도 시샘하고 있었다. 그래서 B는 나를 미워하고 내보내고 싶어 카지노 쿠폰. 너무 억울하고 화났다. 왼쪽 가슴이 따끔거리는 느낌까지 들었다. 선임이 빨리 결정하라고 해서, “그럼 선임님꼐서 만약제가 그만두길 원하신다면 그렇게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했더니, “그건 본인이 선택할 문제이지 내가 선택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답을 받았다. 또 선택의 갈림길에 놓였다.엄마는 모든 선택을 나에게 맡겼고, 그걸 자부심으로 삼았다. 그게 원망스러웠다. 왜 5수하는 동안 말리지 않았는지 궁금카지노 쿠폰. 바로 전 직장에서 다른 팀 팀장이 함께 식사할 때, 그분이 “수험생활 그렇게 오래 하면서 주변에서 아무도 안 말렸어? “라고 내게 물었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갑자기 엄마가돌연원망스러웠다. 내가 입학한 첫 대학교 다닐 때 엄마가 그 학교를 가리키며 “건물이 구려서 창피하다. 그래서 나라면 그 근처도 가지 않을 것 같다.”라고 하지 않고, “잘 갔다”고만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이런 원망이 쌓였다. 엄마는 내가 불만과 원망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래서 내가 억울하거나 변명할 때마다 “너만 억울하냐”, “불만불평하지 말라”라고 카지노 쿠폰. 이번 주도 많은 걸 겪었다. 나는 맨날 뭘 겪는다. 수험생활을 오래 한 것도 사실은 사회에 나가서 이런 일들을 겪을 게 뻔히 보여서 회피하려던 것 같았다. 하지만 결국 늦게 사회에 나와서 더 크게 후드려 맞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