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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영 GoodSpirit Mar 03. 2025

뼈를 카지노 게임 아버지

3rd-MISS 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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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우유팩 뒷면에 실린 <실종아동을 찾습니다 캠페인 속 사진을 봤던 기억이 있다. 내 또래이거나 더 어린실종아동의 사진.실종시기가 2~30년이나 지난 사람도 있다. 이제 더 이상 아동이 아닌 어른임에도 집에 돌아오지 못하는 자녀를 카지노 게임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그때는 알지 못했다. 사실 지금도 알지 못한다. 다만 내 자녀가 그렇게 돌아오지 못한다면 어떨지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엄습하는 고통 앞에서 숙연해진다.


자식을 잃는다는 것. 하지만 생사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잃었다고 할 수 있는가. 죽은 아이의 뼈라도 품에 안지 못한다면 어떻게 가슴에 묻을 수 있는가. 살아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어떻게 버릴 수 있는가.


이번 연재는 2020년 8월에 방영된 tvn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 시즌 1을 중심으로 써 내려가고자 한다.


4년 전 <미씽 시즌 1의 마지막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평소 연속극을 즐기지 않는 나는 2~3년에 한 번씩 어쩌다 마주치는 드라마 속 의미심장한 분위기나 대사에 꽂힐 때가 있는데, <미씽 역시 그러했다.


김욱(고수)과 장판석(허준호)은 같은 작업복을 입고 얘기를 나누며 길을 걷는다. 이후로는 드라마에서처럼 욱과 장씨로 칭한다.


"두온카지노 게임은 누가 지킨대?"

"또 누가 오겠죠."

그 순간 어디선가 날아든 공에 맞은 욱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말한다.

"누구야? 어디서 날아온 거야?"

"공 주세요. 제 거예요."

다리 밑에서 급하게 계단을 올라온 소녀가 해맑게 말한다.

"어, 여기 차들 많이 다니는데, 위험한데 조심해서 놀아야지. 조심해서 놀아라."

욱은 염려스러운 목소리로 타이르듯 말하며 공을 건넨다.

"고맙습니다."

소녀는 꾸벅 인사하고는 옆에 있는 장씨를 빤히 쳐다본다.

"요즘 여자애들은 축구도 잘하더라니까."

"종아도 잘해요."

욱과 장씨는 마주 보며 흐뭇하게 웃는다.

"얘들아, 나 방금 현지 아빠 봤어."

소녀는 다리 밑으로 내려가 대여섯 명의 아이들에게 달려가며 말한다.

"진짜? 현지 아빠? 어디서?"

"저기서 봤어. 가자!"

그리고는 다른 차원으로 연결된 투명한 문으로 사라진다.


이 짧은 장면 안에서 1가지 생각과 1가지 배움이 인다.


생각: '음, 저 아이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아이들의 세계에 대한 미스터리가 생긴다.


배움: '아이들을 대하는 진짜 어른들의 태도란 저런 것이지.' 공놀이를 하다가 부주의하게 누군가를 맞추고도 그걸 모르는 소녀는 당돌하게 자기 공이니 공부터 달라고 한다. 아이다운 모습이다. 이럴 때 보통의 어른들은 아이를 먼저 훈계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욱과 장씨는 훈계는커녕 아이의 안전을 염려하고 저 때의 아이들의 맹랑함을 선의로 대한다.


다음 시즌을 예고하는 이 장면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그치지 않고 정주행으로 이끌었다. 이 드라마의 수많은 인물들은 대기업 최승건설의 후계상속이라는 축을 중심으로 여러 살인 사건들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 스토리와 인물들을 일일히 설명하지는 않겠다. 대신 드라마의 핵심 배경인 두온카지노 게임 안팎 인물들의 관계도를 첨부한다. 참고로 이 인물들은 모두 선인들이며 이밖에도 악인들을 비롯 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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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게임토마스 차(차권묵)

두온카지노 게임은 죽은 자들이 사는 카지노 게임이다. 이 카지노 게임에 가장 오랜 거주자 토마스는 이 카지노 게임에 최초로 입성한 망자로서 카페 하와이를 운영하며 실질적인 촌장 역할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카페의 창고를 입구 삼아 두온카지노 게임로 들어오는 신입 망자들은 자신이 죽은 줄도 모르고 카지노 게임에 대해 문외한이니 토마스가 안내자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는 이밖에도 카지노 게임의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해 많은 일들을 묵묵히 해내는신사다. 후반부까지 욱과 장씨가 산 자임을 아는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장씨(장판석)

장씨는 2005년 놀이동산에서 딸 현지가 실종된 후, 상심한 아내마저 죽고, 홀로 십수 년간 딸을 찾다가 두온카지노 게임을 발견하고 카지노 게임 근처 산골에 정착하여 산다. 그러던 중, 카지노 게임주민들이 시신을 찾지 못한 죽은 망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들은 살해범에 의해 의도적으로 시신이 은닉되었기에 수십 년째 두온카지노 게임에서 지내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실종자인 것이다. 주민들 모두의 바람은 자신의 시신이 발견되어 이곳에 메어있지 않고 본래 가야 할 곳에 오르는 것이다. 장씨에게는 결코 남일 같지 않았을 것이다. 장씨는 행동에 나선다. 죽은 자들을 통해 듣는 진술은 경찰들도 모르는 확실한 단서이므로 명부에 빼곡히 메모를 해놓고 그걸 방향 삼아 시신을 하나둘씩 찾아 나간다.


장씨는 실종된 딸과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며, 죽은 자들의 마을인 두온마을 주민들과 함께 살아간다. 그는 죽음 가운데에서 죽지 않고 겨우 살아가고 있다. 오직 딸 현지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김욱

그런 장씨는 어느 날, 계획에 없던 손님을 맞는다. 의협심 강한 김욱은 최여나의 납치를 목격하고 쫓기던 중 낙상사고로 의식을 잃는다. 쓰러져 있던 욱을 장씨가 집으로 데려와 보살핀 덕분에 의식을 되찾은 욱은 두온마을과 죽은 자들을 보게 된다. 주민들이 죽은 자들임을 모르는 욱은 두온마을에서 연일 뉴스에서 보도되는 실종 어린이 하늘이를 발견하고 마을주민들을 범죄자 집단으로 오해하는 해프닝을 벌인다. 그런 과정에서 오해를 풀고 망자들에 대한 연민을 품게 되고 장씨를 도와 종아와 함께 망자들의 시신을 찾는 일에 앞장선다.


왜 장씨와 욱에게 죽은 자들의 세계가 허락되었을까? 둘은 두온카지노 게임과 실질적인 관계가 있는데 바로 장씨의 딸 현지가 두온카지노 게임 인근에 암매장되어 있고 어린 시절 집을 떠난 욱의 어머니가 두온카지노 게임에 있기 때문이다. 욱은 어린 시절 엄마가 자기를 버리고 떠났다는 생각에 평생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왔다. 하지만 사실 엄마는 살해당해 돌아올 수 없었단 사실을 알게 되고 27년 만에 만난 죽은 엄마와 화해를 하며 치유를 얻는다.


폭풍우 치는 밤, 검은 비옷을 입은 장씨가 삽 한 자루 들고 어두컴컴한 지하로 들어가 자물쇠가 채워진 거대한 냉동고를 부순다. 냉동고에 가득 찬 얼음조각들 뒤로 한 여자의 옆얼굴이 살짝 보인다. 장씨는 돌아앉아 명부 한 장을 찢어 불을 붙인다.


김미옥/33세/2019년...


명부는 재가 되어 연기와 함께 하늘로 날아가고 두온카지노 게임의 한 망자도 연기처럼 하늘로 사라진다. 영혼은 이제 자유로이 하늘길에 오를 것이다.



해 전 독서 모임에서 읽은 박현빈의 <완전범죄는 28개의 미제사건을 다룬 기록이다. 그중 전북대 수의학과 이양 아버지가 쓴 글을 읽을 때, 내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아버지의 글을 공유하기에 앞서 사건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짧게 사건 개요를 인용한다.


<이양 실종사건 개요

1) 2006년 6월 5일 전주시 덕진동 음식점에서 교수, 학과 동료 40여 명과 종강파티를 함

2) 다음날 6일 새벽 2시 30분께 혼자 살던 원룸으로 귀가

3) 동료 남학생 K의 배웅을 받아 걸어서 원룸에 도착(진술 확보)

4) 6일 새벽 2시 59분부터 약 1시간가량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112, 성추행 단어 3분간 검색

5) 컴퓨터는 4시 21분에 꺼짐

6) 8일 이양이 학교에 나오지 않자 학과 친구들이 원룸 찾았으나 문이 닫혀있음

7) 친구들은 경찰과 119 구조대 불러 현관문 디지털 도어록을 부순 뒤 방안에 들어감

8) 친구들은 경찰 지구대 직원의 허락을 받고 방을 깨끗이 치움

9) 실종


<내 딸 뼈다귀에 고하는 글/이양 카지노 게임


애비는 네 유골이 필요하다.

네 몸뚱이는 이미 썩어 육탈 되고, 앙상한 뼈다귀만 남았겠구나.

경찰은 너를 해친 자를 잡아가려고 찾고,

애비는 그것들을 모아다가 양지 맡에 묻어주려고 찾느니라.

내 딸 뼈다귀야 들리느냐?

네 늙은 애미는 저렇게 때도 없이 네 이름만 불러대니

골방에서 들려오는 저 소리는 그것이 기도인지,

통곡인지 분간할 수가 없구나.


견지산 어느 비탈에라도 묻혔거든

네 젖 먹던 힘을 다해 뼈 한 조각이라도 솟아 나오거라

그러면 눈 밝은 어느 소풍객의 발끝에라도 걸려 찾을 것이니라.

또 네가 익산의 어느 산 자락 밭뙈기에라도 묻혔거든

부지런한 농부의 호미 끝에 걸려 나오너라.

내 딸 뼈다귀야

소양의 수려한 계곡이 좋아라고... 네 유택으로 삼았느냐

용담 깊은 물에 고기밥이 되었느냐

그것도 아니라면 만경강의 갯벌 이불이라도 덮고 누웠느냐.

아차! 네 몸뚱이가 잘려져 실험동물 소각장에라도 보냈다면

그나마 뼈 한 조각이라도 남을 것이 없겠구나.

어찌할꼬, 어찌할꼬, 내 딸 ㅇㅇ!


자식을 잃는다는 것. 죽은 자식의 뼈라도 품에 안지 못한다면 어떻게 가슴에 묻을 수 있는가.


카지노 게임는 지금도 딸을 찾고 있을 것이다. 뼈 한 조각이라도 말이다.



오랜 시간 장씨의 딸 현지를 카지노 게임 일에 진심이었던 백일두형사와 실종전담반이 있었다. 그리고 그 실종전담반에 합류한 신준호형사는 말한다.


"실종은 현재진행형이에요.

우리는 사람을 카지노 게임 팀이니까."


그렇다. missing(미씽)은 사람을 카지노 게임 이야기다. miss는 놓치다, 그리워하다 등의 의미가 있다. 거기에 ing를 붙이면 missing 실종, 행방불명이라는 명사가 된다. 하지만 동사 miss에 ing를 붙이면 현재진행형 '그리워하고 있는'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남은 가족들에게 실종자는 결코 과거가 될 수 없다. 그들은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는가에 상관없이 지금도, 여전히, 계속, 그립고 보고 싶은 소중한 사람인 것이다. 그래서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그들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미씽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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