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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민 Apr 14. 2025

로마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하고 싶은 것(완)


하고 싶은 (1) : 알람

하고 싶은 (2) : 유럽?유럽!


며칠 간의 강행군과길을 잃고 거리에서 한 시간 넘게 헤맨 덕에 인섭이는 씻고 바로 곯아떨어졌다. 이제 곧 저녁을 먹어야 할 시간이긴 했으나 잠이 더 우선인 상황 같았다. 나도 뒤이어 씻고 나와 침대에 허리를 펴고 누웠다. 30시간 만에 온몸을 따뜻한 물로 깨끗이 씻고 난 후 허리와 다리를 쭉 펴고 누우니 ‘이곳이 천국이구나’라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들었다. 이대로 눈을 감고 있으면 아마도 5분 안에 코를 골며잠에빠져들겠지.

하지만 지금 잠이 들면 분명 내일 아침이나 되어야 깰 것이고, 여기까지 와서 그러기에는 왠지 아까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다.


‘잠은 밤에 자면 된다.’


어차피 밤은 곧 오게 될 것이므로 지금은 눈을 뜨기로 했다.

나는 눈꺼풀을 들어 올리고몸을 일으킨 후침대에 걸터앉아 방 안을 둘러봤다. 중심지와 떨어진 곳이라 그런지저렴한 가격 대비방의 크기가 꽤 넓었으며, 커다란 유리 창문들로 꾸며진 한쪽 벽면에는 문을 열고 나갈 수 있는 발코니까지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 발코니를 통해 방 안으로 노랗고 따스한, 늦은 오후 시간에딱 어울리는햇살이 드리치며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나는 햇살이 비치는 곳으로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햇빛이 손에 닿자 반사가 되는 것인지 순간적으로 손이 밝게 빛나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커다란 창문을 열고 발코니로 나갔다. 발코니에서 보니 밖의 풍경은 높은 건물 하나 없이 탁 트인,붉은색 지붕과 커다란 창틀을 가지고 있는 집들이 늘어선지극히 유럽스러운 동네가 펼쳐져 있었다.

내 마음이 그런 것인지 실제로 동네가 그런것인지모르겠지만 한없이 편안한느낌이 들었다. 가끔씩들리는골목길을 오가는 오토바이의 엔진 소리,아이들의 흥겨운 대화 소리그리고 강아지가 멍멍 울어 되는 소리여유로운 풍경에 딱 어울리는 조미료처럼 평화로운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었.

그리고 그 장면에 더해그마한 언덕을 가득 채운 주택가 풍경위로 뉘엿뉘엿 지고 있는 해가 보였.

호텔 창을 통해 방으로 들어와 노란 조각빛을 만들어 내던 빛은 저 해로부터 쉬지 않고 달려와 이곳에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엄청난 거리의 우주를 건너서...

나는 왠지 이 동네의 모습과 지고 있는 태양, 방안에 비치고 있는 조각빛까지 모든 것들이신기하게 느껴져, 가지고 카메라를 들어 셔터를 눌렀다. 하지만 아무리 여러 장을 찍어봐도 작은 LCD 화면으로 보이는 사진에순간의 장면과 느낌이 표현되않았다. 나는 그만 카메라를 내려놓고 나의 눈과 마음으로 지금을 최대한 담아두기로 했다.


발코니에 가만히 기대어 조금씩 언덕 꼭대기와 거리를 좁혀가고 있는 태양바라보며 내 얼굴에 와닿는 유난히 따스한 볕을 느꼈다. 처음 와본 도시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지금은무사히 잠들 곳을 찾아편히 쉬고 있는 현재에 대한 안도감,그 안도감이 볕을 더 따사로운 느낌으로만들어 주는 것일까?아니면 잠시 후 언덕 너머로 사라질, 고단한 하루를 무사히 마무리하는 저 태양의 만족감이 나에게 따스함으로 전해지는 것일까?

해가 질수록 로마의 하늘빛은 무어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게 변해갔다. 지금까지 살면서 보았던 가장 아름답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 어릴 적 옆 동네인 수도국산에 올라 친구들과 함께 딱지치기를 하다가 무심히 하늘을 올려다봤을 때, 점점 노랗고빨갛게 물들어가던 그 하늘, 그것과는 또 다른 느낌의 경이로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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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태양은 '깜깜한 새벽어둠을 뚫고 힘차게 떠올라 하늘 한가운데 자리잡고 뜨겁게 빛을 발하다가, 지금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멋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만들며 담담하게 주어진 운명을 맞이하고 있구나'라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들었다.

해가 남기는 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이제 사라져 가는 자신의시간에 대한 아쉬움일까? 아니면 누구보다 뜨겁게 타올랐던 한 시절에 대한 만족감일까?

점점 붉게 물들다가 보랏빛을 살짝 비추는 석양을 보며 느껴지는 나의카지노 게임 사이트감정들은 이제 가버리고 마는 오늘에 대한 아쉬움일까? 아니면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낼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감사함일까?


볕은 여전히 따스함을 전해주고 있었지만 곳곳에 스며들고 있는어둠이 그 빛과 열기의 에너지를 조금씩갉아먹고 있는느껴졌다.어제 이 맘 때쯤에는 바스티유 광장에서 부슬비를 맞으며 ParisLyon역을 향해 걷고있었는데...우리는비를 맞고 걸으며회사와 일에 대해 지난 2년간 느낀 점들을 이야기했었다. 괜찮은월급과 좋은 사람들, 밖에서 보기에 빠지지 않는 사회적 지위 등 나쁘지는 않았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 시간들에 대해.

아마도 이제 청춘이 지나가며 내가 갖고 있는지도 몰랐던 무한한 가능성들이 하나의 현실로 내 앞에 실현된 것이 아쉽기도 했을 것이다. 더 이상 수업을 째거나,대리 출석으로 대충 넘길 수 있는 시간이 끝났기 때문일 것이기도 하고... 신입기간 동안 경험해 본 과장님, 부장님들이 확실히 커 보이긴 했지만, 행복해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일것이기도 하고...


그 순간 나는 내가 지금 느끼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하는 것들을 어떤 식으로든 남기고 싶은열망 같은 것이 느껴졌다. 망각이 그것들을 앗아가기 전에어딘가에 붙잡아두어야만 할 것 같은 마음이 생겨났다.

나는 방으로 들어와 책상 위에 놓인 스탠드를 켜고 종이와 펜을 준비하여무작정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내 안에 떠다니고 있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이정리되며문장들로 만들어졌고, 그 문장들이 하나의 문단으로 정리가 되면서 또 다른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이 튀어나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나는 집중해서 계속 종이를 빼곡하게 채워나갔고, 그렇게 무엇인가가 내 안에서 매듭지어져마지막 글자를 적고 마침표를 찍었을 때, 난 묘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설렘과도 같은 감정이었다.

나는 책상에 앉아 가만히 폭풍같이 몰아쳤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을 복기했다.

내 삶도 좀 전에 바라보고 있던 태양처럼 언젠가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시간을 맞이하게 되겠지? 내 삶이 저물 무렵, 내가 만드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어떤 모습일까? 부디 오늘 내가 바라보았던 하늘처럼 아름답고 따스해서 누군가에게 좋은 감정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러기 위해선 내 삶이 못해도 한 번은 불타 올라야 하겠지?

아마 지금내가 경험한강렬했던순간실마리가 될 것같다는어렴풋한(?)확신이 들었다.


써 내려간 글을 다시 읽어보려고 종이를 들었을 때 인섭이가 잠에서 깼다.


"어우, 잘 잤다. 몇 시냐?"


나는 손목에 찬 시계를 보고 시간을 확인했다.

"8시 거의 다 됐네."


"아우... 몇 시간을 잔 거야. 밖이 벌써 많이 깜깜해졌네."

"배 고프니깐 밥 먹으러 나갈까?"


나는 손에 들고 있던 종이를 접어 배낭에 넣고 옷을 챙겨 입은 후 호텔 밖으로 나섰다.


로마 지하철 노선도 상으로 끝 쪽에 가까운 곳이어서 그런지 호텔 밖에 문을 연 상점이 없었다. 가로등도 드문드문하고 길거리는 매우 고요했다.


"이 동네 사람들은 벌써 다 자나?"

"원래 유럽은 늦게까지 문 여는 가게가 없나 봐."


이런 이야기를 하며 골목들을 지나 큰길을 좀 걷다 보니 문을 연 식당이 하나 보였다. 먹고 싶은 음식이 무엇인지 따질 겨를이 다. 우리는 둘 다 배가 매우 고팠고, 다음 식당이 어디쯤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우리는 메뉴를 확인하지도 않고 무작정 문을 열고 들어갔다. 피자를 파는 가게였다. 우리는 가게를 둘러보며이탈리아 김밥천국쯤 될 것 같다고 이야기하며 웃었다.


가게의 카운터 쪽 구조는마치 우리나라 정육점 같았다. 카운터가 있고 바로옆 진열장에 목살, 삼겹살 등을 구분하여 고기들을 진열해 두듯 여러 종류의 피자들이 아름답게 놓여있었다. 모양도 기존에 우리가 알던 동그란 모양의 피자가 아닌 직사격형 모양이었다. 붓글씨를 세로로 쓰기 위해 펼쳐둔화선지처럼 길게 늘어진 네모 모양의피자들이 식욕을 확 당겼다. 우리는 피자 앞에 쓰여진 글자를 하나도 알지 못했지만 피자 위에 올려진 토핑 만으로도 충분했다. 아마도 버섯 피자와 페페로니 피자일 것으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되는 메뉴를 손가락으로 가리켜 주문을 했다. 콜라와 함께.

그때서야 눈에 들어온 사장님 표정은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말도 안 통하는 덩치 큰 아시아계남성 두 명이조용하던 밤거리에서불쑥나타나 굶주림이 가득한 모습으로 손가락질을 해대니 그럴 만도 . 특히 인섭이의 얼굴과 덩치를보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주문을 확인한 장님은 잽싸게 진열장의 문을 열고 직사각형 모양의 피자를 가로로 쓱하고 잘랐다. 가로, 세로가 바뀐 직사각형의 피자가 새롭게 탄생했다.

우리는 배가 고프기도 했지만 피자가 정말 너무 맛있었다. 우리는 한 조각을 뚝딱 해치우고 한 조각을 더 주문했다. 시금치피자와 콤비네이션이라 카지노 게임 사이트되는 피자였다. 피자를 자른 지 3분도 되지 않아 추가 주문이 들어오자 사장님이 웃었다. 우리는 연신 엄지를 치켜세우며 베리 굿과 딜리셔스를 연발했다. '맛있다'를 이탈리아어로 좀 알아보고 올 껄 이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들었다. 사장님은 우리가 맛있게 먹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서비스라며 콜라를 하나 더 건네주셨고, 우리는 또 땡큐와 그라치에를 연발했다.


"야, 우리 한국 가서 이거 장사할래? 이건 무조건 성공할 수밖에 없어."

가게를 나서면서 인섭이가 말했다.

"이건 성공할 수밖에 없는 맛이야. 느끼하지도 않고, 먹으면서 왠지 건강함이 느껴지네."

"내가 아까 낮에 길바닥에서 헤매고 있을 땐 이게 무슨 고생이야 싶었는데... 야, 여기서 이거 먹고 나니깐 이탈리아에 온 보람이 있다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들어."

인섭이는 동네 식당에서 우연히 접한 피자 맛에 감동을 한 듯 싶었다. 진심으로.

호텔로 돌아가는 길 내내 카지노 게임 사이트 얘기다.


"나글을 써볼까 봐?"


물론 나도 피자가 맛있었다. 여태껏 먹어보지 못했던 맛과 느낌의 피자였고, 정말 너무 맛있었다. 하지만 저녁을 먹기 위해 호텔을 나서기 전에 내가 경험했던 시간, 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정리하며 글을 적고 나서 느낀 그 성취감과 설렘이 내내 나를 사로잡고 있었고, 글을 쓰는 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아닌지 계속해서 물음표가 되어 맴돌고 있었다.

뜬금없는 소리를 들은 인섭이는 '몬 소리야?'라는 느낌으로 물어왔다.


"글?"

"소설 같은 거?"


"아마도 소설 같은 거겠지."


"갑자기?"

"그래.그럼 너는 글을 써라. 근데 그전에 피자집 콜?"


"콜!"


우리는 동네를 천천히 걸으며 내일은 어딜 갈지, 파리는 어땠고, 모나코는 어떨지와 같은 대화를 이어가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나는 저녁도 먹고, 몸도 피곤해서 일찍 침대에 누웠다. 누워서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조금 더 카지노 게임 사이트해보려 했으나 바로 잠이 들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하루가 끝이 났다.




하지만, 그 날'글을 쓰고 싶다'라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내 삶 어딘가에 자리 잡았다.

정말 내가 재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 다니고 있는 회사를 때려치우고 뛰어들 용기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언젠가는 분명히하고 싶은 일'이라는 것이 생겼다. 비록 지금 당장 한 낮을 뜨겁게 달구는 태양처럼 열정적으로 불타오르지는 못하더라도, 언젠가 내 삶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시기가 온다면 '그래도 책 한 권은 썼으니까'라는 만족감으로 그 시간들을즐길 수 있는 삶이 되면 좋겠다는 목표 같은 것도 생겼다.


"그때 이탈리아에서 먹었던 피자 정말 맛있었는데...."


나는 메신저에 여행 중 먹었던 피자 이야기를 꺼낸다.


"아... 그때 회사 때려치우고 그 피자 배워서 피자집 차렸으면 대박 났을 텐데..."

"아마 지금쯤이면 프랜차이즈 운영하면서 아주 그냥..."


"그래, 너 했으면 잘했을 것 같긴 한데 ㅋㅋㅋㅋ"

"근데 지금 우린 이렇게 회사 메신저에서 농담 따먹기나 하고 있는 걸."


"그러게"

"또 일하기 싫어지는구먼. 점심은 피자나 먹어야겠다. ㅋㅋㅋㅋ"


"언제는 일하는 게 좋았던 사람 같다? ㅋㅋㅋ"

"즐점!"


"너도 즐점!!"


유럽 여행 이후 18년이 지난 건가? 요즘 들어 점점 일을 그만두고 조용히 어딘가에 앉아 글을 쓰고 싶다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점점 커진다. 로마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바라보며 들었던 그때의 감정과 카지노 게임 사이트처럼강렬했던 무엇인가는 이제 사라져 버리고 말았지만, 그때 했던 결심만은 계속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쯤 시작할 수 있을까?

예전의 유럽 여행처럼 내가 하려고 마음만 먹는다면분명히 할 수 있는 일인 것일까?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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