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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됐거든 Mar 11. 2025

무료 카지노 게임 딸, 자퇴생이 되다 #2

첫 번째 무료 카지노 게임 - 중학교

2001년 봄, 중학교 2학년 1학기, 중간고사가 채 시작되기 전에 나는 무료 카지노 게임생이 되었다.무료 카지노 게임 딸이 자퇴생이 된 것이다.


학교를 나오고 맞이했던 첫 월요일. 엄마 아빠가 나를 보며 어색하게 웃었던 순간이 기억난다.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동생이 “언니 오늘 왜 학교 안 가?” 하고 묻기라도 할까 봐 온 가족이 애써 분주한 척했던 것 같다. 그날 점심쯤이었던가, 아빠가 나를 보면서 애써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그래 뭐 니는 괜찮나?” 하셨는데 내가 문제아가 된 것 같은, 그리고 부모 노릇이 참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부모님이 운영했던 무료 카지노 게임은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작은 보습무료 카지노 게임 같은 것이었다. 교실이 세 칸 있었고 교실 가벽 뒤로 우리 집이 붙어있는 구조였다. 화장실은 원생들과 함께 썼고 화장실을 기준으로 오른쪽은 싱크대와 식탁이, 왼쪽으로는 내 방과 안방이 붙어있었다. 사생활이 없어서 사춘기였던 나에게 극악의 공간이었지만 공부를 하기에는 좋았다.


나는 학교를 다닐 때와 같은 시간이 일어났다. 씻고 아침을 먹은 다음 다섯 발자국 앞에 있는 강의실 안에 자리를 잡고 나의 1교시를 시작했다. 독서실을 따로 다닐 필요가 없었다. 그 다섯 발자국을 걸으면서 우리 집이 무료 카지노 게임이라는 걸 매번 느꼈다. 내가 압박감에서 벗어나기 위한선택이었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결과적으로는 학원 선생님 딸이 중학교 무료 카지노 게임생이 된 것이라 부모님께 미안했고 면목이 없었다. 어마어마한 일을 저지른 것 같은 느낌이 자주 들었다.


그 죄책감과는 별개로 공부는 열심히 했다. 워낙 예전 기억이라 시간표 같은 것은 생각나지 않는데 무료 카지노 게임하던 때가 이미 4월 중순은 됐을 것이고 검정고시가 8월이었으니까 아마 3개월 안에 중2, 3학년 과정을 공부하는 계획이 아니었을까 싶다. 5, 6, 7월 동안 중3 내용을 다 마치고 남은 한 달은 복습하는 게 내 야심 찬 목표였던 것 같다. 중학교 교과서를 인터넷으로 주문했고 학원에 있는 작년 혹은 재작년판 문제집을 풀었다. 계획대로 진도가 나갈 때마다 뿌듯했다.

물론 두려움은 있었다.제법 똘똘하다는 소리 듣기는 했어도 그건 학군과는 영 거리가 먼 우리 동네 한정이었고, 출석 일수만 채우면 졸업장을 주는 학교와 달리 이건 합격을 못하면 초졸이 되어버리니까. 학교를 나오고서도 친구들을 가끔 만나곤 했는데 “야, 그러면 니는 잘못하면 중학교 졸업장도 없는 거 아니야?” 또는 “그거(검정고시) 만약 계속 떨어지면 어떡해?”와 같은 걱정 반 호기심 반 섞인 질문을 들을 때마다 나도 내심 걱정이 됐다.나 같은 사람은 없었고, 미래의 내가 어떤 모습일지는 누구도 알지 못하니까.그래도 그들의 말에 많이 흔들리지는 않았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영향을 덜 받았던 이유는 그냥 ‘나는 될 것 같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믿을 수 있게끔 하루하루를 정말 성실하게 살아낸 것도 한몫을 했고.


단언컨대 그때의 나는 어렸지만 열심히 살았다. 철저하게 공부 계획을 세웠었고 어떻게든 그걸 다 지키려고 했다. 그게 일주일, 한 달 쌓이다 보니 ‘이 정도면 나는 되겠다’는 느낌이 왔다. 또, 기출문제를 계속 풀어보면서 (다시 한번 말하지만 검정고시는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적어도 떨어지진 않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내 삶을 3개월 동안 내가 운영했다는 느낌, 내 인생이 내 의도대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좋았다.행복했었다.7월 말이었던가 검정고시를 얼마 앞두고 부모님이 불안하셨는지 시내에 있는 검정고시 학원에 나를 데리고 가셨었다. 단기 특강 같은 거라도 들어야 마음이 편하실 것 같았나 보다. 그런데 상담을 받아보니 특강이란 게 별거 없어 보여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내 방식대로 끝까지 준비했다. 나는 두렵지 않았으니까. 그때의 나는 빛이 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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