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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됐거든 Apr 20. 2025

자퇴생,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적응하다 #1

나의 고등카지노 게임 사이트, 나의 호그와트

고등학생이 되었다. 과학고는 신기했다.


그 시절 내가 다녔던 과학고엔 크게 네 개 건물이 있었는데 교문을 들어서면 우선 정면에 가장 큰 건물인 교사동이 있었다. 일반적인 학교와 같은 건물이라고 보면 되고, 1층 입구에 들어서면 학교 연혁부터 역대 주요 경시대회 입상자들 사진이 걸려있었다. 교문을 등지고 교사동을 마주 보고 섰을 때 우측에 기숙사와 식당이 있었고 그 반대편, 그러니까 교문을 들어서 왼편에 독서동이 있었다. 수업이 끝나면 전교생이 이 독서동에서 자습을 한다. 자습실 같은 공간이자 교사동만큼이나 긴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다.


독서동 자리를 배정받았다. 독서동은 3층짜리 건물이었다. 1학년은 3층을 썼다. 2학년이 1층, 3학년이 2층을 썼던 것 같다. 독서실에 가면 있는 칸막이 붙은 책상이 층마다 100개쯤 있고 거기에 반별로 자리를 배정받았다. 1반은 제일 오른쪽, 2, 3반은 중간, 4반은 가장 왼쪽 이렇게.

내게도 자리가 주어졌다. 내 책상의 책꽂이를 채웠다. 적응 교육 기간에 부랴부랴 샀던, 아직 빳빳하고 새 책 냄새가 나는 하이탑, 실력 정석을 꽂아 넣었다.


책 정리를 한다고 독서동을 몇 번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자연스레 다른 친구들의 자리를 보게 되었다. 나중에 독서동에서 공부할 때도 당연히 그랬다. 서로 좋은 책을 추천하기도 했었고. 그때 정말 신기했던 것은 대학 교재를 꽂아놓은 애들도 있고 이미 하이탑을 몇 번 보고 들어온 친구들도 많았다는 점이었다. 이런 세계가 있다는 게 일단 신기했고 내가 이런 세계에 들어왔다는 것이 뿌듯하고 놀라웠다.

그냥 책을 읽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이 친구들은 이미 이해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애들이 똑똑하니까 내가 뭘 물어보면 설명도 정말 잘해주었다. 한 번은 화학에서 결정구조였나 그걸 내가 이해 못 하고 있었는데(나는 공간지각능력이 없는 사람이다ㅠ) 그걸 보던 한 친구가 운동장에 나가서 테니스공을 쌓으면서 설명을 해주었다. 똑똑하고 착한 아이들이 많았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었다.


"너 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안 다녔어?"가 물론 걸림돌이긴 했다.전부는 아니었지만 내 관계 맺기의 시작엔 대체로 그 질문이 있었다. 하지만 그 관문을 넘으면 다들 나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주었다.물론, 가끔 그런 건 있었다. 지금이야 나이가 들어서 중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야기를 할 일이 없지만, 그땐 우리가 고등학생이었기 때문에, 중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야기가 자주 등장했다. 이를테면 무심결에 나오는 "너는 중카지노 게임 사이트 때 심화반* 했어?"와 같은 경우 말이다. 하지만 이것도 이 친구들이 나를다르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벌어질 수 있는 일 아니겠는가.순간 당황했어도 내심 기뻤다.


나는 그렇게 적응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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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반*: 수학, 과학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을 카지노 게임 사이트별로 두세 명 정도 선발해 교육청에서 영재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 그렇게 들었는데 사실 나는 심화반을 해본 적이 없어서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모른다. ㅋㅋㅋ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다른데 친했던 친구들은 보통 교육청 심화반 동기인 경우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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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이미지: https://www.geologyin.com/2014/11/crystal-structure-and-crystal-system.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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