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줄..!
임신을 계획하고 3개월.
마음을 편하게 먹어야 한다는데
어디 사람 마음이 마음먹은 대로 되나?
20대 후반, 건강한 신체와 나이만 믿었다가
보기 좋게 두 번의 월경을 겪고 나니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겠지만 난자의 이동이 느껴지는 것 같을 정도로 온몸의 변화에
신경이 곤두서있었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병원에서 날짜를 받아야겠다'
생각하고 평소와 같던 어느 날,
몸이 너무 안 좋았다.
지금 당장 누워있지 않으면 쓰러질 것만 같아
무거운 몸과 마음으로 반나절은 꼼짝 않고
잠만 잤다.
자고 일어나니 멀쩡해진 몸 상태에
지나가던 몸살이었나 싶었는데
생리 예정일 하루 전, 무언가 촉이 느껴졌다.
"여보, 나 케이크 먹고 싶어!"
그렇게 나는 하루 먼저 단순히 먹고 싶다는 핑계로
나만의 파티(?)를 했고,
다음 날, 흐릿한 두줄을 보게 되었다.
눈물이 흐를 줄 알았는데
막상 두줄을 보니 얼떨떨하고
좋으면서도 너무 좋아하기엔 이른 것 같고,
실감이 나진 않았지만 기분이 몽글몽글했다.
우리 부부는 계획 임신이라 미리 태명부터
지어놓았기에 존재를 확인한 순간부터
아가는 바로 태명으로 불릴 수 있게 되었다.
드디어 와주었구나, 산삼아!
그리고 나는 그날부터 산부인과에 가서
임신 확인을 받기 전까지
임테기 지옥에 빠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