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카지노 게임은 어떠한가요.
OBC, 육군보병학교의 훈련 과정을 마치고 2018년 6월, 강원도 인제로 자대 배치를 받았다. 직책은 소위, 소대장이었다. 설렘 반, 긴장 반으로 중대 간부들과 인사를 나눴다. 간부는 총 10명이었고, 6명은 부사관이었다. 그중 김상식 중사가 있었다. 그는 유능했지만, 장교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인물로 유명했다. 깍듯이 인사해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대놓고 지시를 무시하기도 했다. 고슴도치 같은 그를 장교들은 꺼렸고, 함께 일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나는 그와 친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다가갔다. 자존심이 상하는 일도 많았다. 훈련 중 지시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일이 잦았지만, 그의 경험과 능력은 무시할 수 없었기에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그렇게 3개월, 6개월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대화가 많아졌고, 당시 장교들 중 유일하게 그의 집에 초대될 정도였다. 표현이 서툴 뿐,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계급을 떠나 상대를 존중했을 때 마음의 문이 열린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 경험 이후 나는 절대로 평판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2024년, 경찰에 입직한 후 군에서와 비슷한 상황을 맞닥뜨렸다. 박상필 경감은 경찰서에서 적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의 이름이 나오면 모두가 학을 뗐다. "일을 하지 않는다.", "여성 혐오가 심하다.", "그와 일했던 사람들은 버티지 못하고 도망간다." 그의 평판은 최악이었다. 하지만 나는 수사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카지노 게임을 뒤로한 채 그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결과적으로, 그는 소문과 달리 정이 많았고, 후배들이 위기에 처했을 때 모른 척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물론 업무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카지노 게임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나는 점차 의문이 들었다.
'카지노 게임이 대체 뭐길래?'
카지노 게임이란 세상 사람들 사이에서 오가는 평판이나 비평을 의미한다. 즉, 회사로 치면 사람들이 한 사람에 대해 가지는 평가다. 모든 조직에서 카지노 게임은 인사나 승진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같은 부서의 입사 동기 두 명이 특별한 성과 없이 비슷한 수준이라면, 결국 카지노 게임에 따라 승진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조직에서 카지노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그러나 우리는 카지노 게임을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카지노 게임은 주관적인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즉, 근거 없는 소문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 대다수에게 질타를 받는 사람일지라도 특정 개인과는 문제가 없을 수 있고, 반대로 나와 맞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과는 잘 맞을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카지노 게임과 근거 없는 소문을 구분해야 한다. 소문을 맹신하여 사람을 평가하면 위험하며, 이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낙인이론으로 이어진다. 부정적인 낙인이 찍히면, 그를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조차도 부정적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커진다. 조직 내에서 카지노 게임이 소문에 의해 형성된다면, 그 조직은 폐쇄적일 수밖에 없다.
카지노 게임은 조직 내에서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우리는 카지노 게임이 주는 위험성을 경계해야 하며, 이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 한 사람을 판단할 때는 카지노 게임에 휘둘리기보다는 직접 경험하고 평가해야 한다. 카지노 게임은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하지만, 인간은 감정의 영향을 받기에 완전히 객관적일 수 없다. 내 경험을 돌이켜 보면, 대부분의 카지노 게임은 사람 간 감정이 개입된 경우가 많았다. 단지 나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근거 없는 소문이 형성되고, 이는 일파만파 퍼져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영향을 받는다.
우리 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대 자살률 1위, 유명인들의 끝없는 자살 뉴스, 지나치게 남을 신경 쓰는 문화. 이 모든 것들은 잘못된 카지노 게임 문화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기사 몇 줄로 한 사람을 단죄하고, 직접 경험한 적도 없는 이를 향해 손가락질하는 사회. 우리는 언제까지 익명의 평가에 휘둘려야 하는가? 더 나은 조직,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이제는 우리가 카지노 게임을 거를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