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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딥딥딥 Apr 10. 2025

악마에게는 얼굴이 없다.

별별 사람들 7화

흔히 사람들은 괴물이라면 괴물처럼 보이리라 생각한다. 끔찍한 일을 저지른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럴 법한 모습을 하고 있을 거라 여긴다. 이런 우리의 생각과 현실이 그대로 들어맞는다면 평범한 외모를 가진 사람을 만났을 때 위험한 일 등을 당할 걱정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악마에게는 얼굴이 없다.

-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Martha stout. PH.D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말하기전까지

나는 어리고 모난 마음에아버지가 부끄럽고 싫었다.


내 아버지는 전쟁고아로 중졸이 최종학력이었고,안 해본 고생이 없을 정도로 억척스럽게 살았다.늦게결혼해내가대학생벌써일흔이훌쩍넘어아버지라기보단할아버지에 가까웠다.


아버지는무식했고,고집스러웠고,가부장적이었다.


나보다공부잘하는동생에게여자가시집가야지대학에가냐며 대학원서를 찢어버렸다.

동생은전문대 가는 걸겨우허락받았지만 돈을 주지 않아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대학내내쉬지않고일했다.나는 사는 내내동생에게미안했고아버지가부끄러웠다.


그래서, 카지노 가입 쿠폰의아버지가고학력자에 전문직인 걸 알았을 때온실 속에 화초처럼 화사한카지노 가입 쿠폰가 진심으로 부러웠다.내 부끄러운 비밀을 듣고도카지노 가입 쿠폰 나를 비난하지 않았다.


대신,다른 비밀을 들려주었다.


"아빠는 대외적으로 교양 있고 점잖은 분이야. 아빠를 본 사람들은 너처럼 나한테 너희 아빠 참 멋있으시다. 좋으시다고 부러워해. 하지만 사실 '그것'은상대를 배려해서 그러는 게 아니야. 자기를 돋보이기 위해 그런 척하는 거지."


그날은 크리스마스이브였다. 카지노 가입 쿠폰 온종일 오한에 덜덜 떨다가 감기약을 먹고 겨우 잠이 들었다.


참 이상하리만큼
평온하고 아늑한 잠이었어.

-쾅쾅쾅

-쾅쾅쾅


그 소리는 까마득하게 들렸다. 카지노 가입 쿠폰 시끄러운소리가 멈추길 바랐다. 이윽고 멀리서 도어록 풀리는 소리가 났다. 드디어 문이 열렸고 조용히 잘 수 있겠구나 싶어 흡족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 눈을 감은채 몸을 편안히 고쳐 누웠다. 그때, 익숙한 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때렸다.


"내가 누군데. 네까짓 게. 감히!!!"


그 소리는 아득히 먼 곳에서 울려 퍼졌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 본능적으로 눈을 번쩍 뜨고 침대에서 단숨에 몸을 튕겨 방문을 닫았다. 닫히는 문틈 사이로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문을 잠그기 무섭게 문손잡이가 부서질 듯 흔들렸다.카지노 가입 쿠폰 손잡이를 두 손으로 꽉 움켜잡았다.


"집에 있으면서 문을 안 열어? 감히! 내가 누군데!!!"


쾅쾅쾅쾅 부서질 듯 요동치는 방문 틈 사이로 익숙한 포효가 들렸다.


"문 열어! 싹 다 죽여 버리기 전에!!!"


오한인지 공포인지 몸이 덜덜 떨렸다. 카지노 가입 쿠폰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어 눈을 질끈 감았다.다시 눈을 떴을 때 문 저편은 고요했다. 소원대로 '그것'이 사라졌다.문손잡이를 꼭 잡은 채 카지노 가입 쿠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다행히 모든 게 꿈이었던 것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크크큭"


소름 끼치는 소리에 고개를 들자 베란다 창 너머로 '그것'의 히죽이는 입과 광기에 찬 눈이 그녀를 비웃고 있었다. 꿈같은 소리 하고 있네! 여유롭게입맛을 다시던짐승이베란다 창틀을 힘껏 뛰어올랐다.


카지노 가입 쿠폰죽을힘을다해 동생 방으로 뛰었다. 뜬금없이 <아기 돼지 형제가 떠올랐다. 이런 바로 늑대를 피해 둘째 돼지 집으로 냅다 뛰던 첫째 돼지의 심정일까? 빠르게 움직이는 육체와 달리 정신을 공포를 빈정댔다. 감기약이 어지간히 독한 모양이었다. 머릿속이 영화의 슬로 모션처럼 작동했다.


'그것'은 그녀를 놓치고 약이 잔뜩 올라 동생방 문을 사정없이 걷어찼다. 그러고도 분을 못 이기는지 길길이 날뛰었다.


"내가 누군데. 네까짓 게! 감히!!!"


무언가 깨지는 소리, 부서지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카지노 가입 쿠폰 동생과 문을 꼭 막고 서서 참을성 있게 '그것'이 잠잠해지길 바랐다. 남매는 평소처럼 '그것'이 제풀에 지치길 빌었다.


그러나 그날, '그것'은 기어코 선을 넘고 말았다.


-컥컥컥


문 저편에서 날카로운 금속이 방문을 찍었다.


-쑤우욱


괴이한 마찰음과 함께 식칼 날이 문을 깊숙이 뚫고 들어왔다.


"잠근다고 내가 못 들어갈 줄 알아?"


'그것'은 즐거운 듯 읊조렸다. 식칼날이 몇 번이고 문을 뚫었다. 갈라진 문틈으로 '그것'의 죽 찢어진 눈이 방안 곳곳을 훑어보다 마침내 그녀를 찾았다.


"문 열면 다 끝장날 줄 알아."


'그것'이 철제의자로 방문을 내리찍었다. 문에 뚫린 구멍이 점점 커졌다. 곧 '그것'이 손이 불쑥 들어와 문손잡이를 잡아챌 것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 창문으로 갔다. 창문을 열고 아스팔트 바닥을 내려다보며 떨어진 자기 모습을 내려다보는 상상을 했다. 모든 게 감기약 탓이었다. 꿈꾸듯 영화를 보듯 현실과 멀어졌다.


"우리 뛰어내릴래?"


카지노 가입 쿠폰 어린 동생의 놀란 눈을 보며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어린 동생을 다치게 할 순 없었다. 그때였다.


"신고해 줘요?"


아랫집 사람의 목소리가 창문을 타고 올라왔다.


"네... 네! 신고해 주세요. 제발 저희 살려주세요!"

"기다려요. 지금 신고해요."


종교는 없었지만 남매는 그 순간 구원을 빌었다.


문이 열렸다. 어찌나 발광했는지 한쪽 귀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그 모습이 괴수 같았다.


독한 술냄새를 풀풀 풍기는 '그것'은 그녀의 긴 머리채를 잡고 거실로 질질 끌고 갔다.

그리고 사정없이 바닥에 머리 찧기를 반복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 곧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어린 동생이 달려와 '그것'의 팔에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그것'은 인정사정 보지 않고 어린 동생을 발로 짓밟았다.


운이 나빴다. 공포는 독한 항히스타민제의 작용을 억제했다. 이제 카지노 가입 쿠폰 맨 정신으로 폭력을 견뎌야 했다.


'그것'은 멀티탭 전선을 뽑아 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채찍처럼 휘둘렀다. 전선이 공중에서 스윙할 때마다 나는 윙윙 소리가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가닿을 때마다 처참한 비명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마지막 의식의 순간이 다가왔다.


'그것'은 바닥에 엎드려 신음하는 그녀의 뒤에 서서 엉치뼈를 정확히 조준해 발로 여러 번 가격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 고통에 온몸이 움츠렸다. 겨우 몸을 일으켰을 때 '그것'은 식칼을 들고 히죽거리며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다가왔다.


카지노 가입 쿠폰 눈을 감아버렸다.


-쾅쾅쾅쾅


누군가 세차게 문을 두드렸다. 경찰이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 질끈 감았던 눈을 겨우 떴다. 얼굴을 들어 보니
'그것'은 홀연히 사라진 후였다.
현관문 앞에 안절부절못하는
점잖은 아버지가 서있었다.
많이 배우고 교양 있고 남부끄럽지 않은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비밀을 다 토해낸 카지노 가입 쿠폰가 말했다.


"TV에 나오는 좋은 아버지는 어차피 세상에 없어. 동생이라면 몰라도 너희 아버지가 너한테 뭘 잘못하신 거니? 널 때려? 너 하고 싶은 걸 못하게 해? 아파트 경비원이면 어때? 무식하고 고집스러우면 어때?가족을 위해 기꺼이 고생하고 삐뚤어진 사랑이라도 자식들을 사랑하잖아. 내가 볼 때 너희 아버지는 그냥 평범한 아빠야."


그러고 보니 아버지는 일 끝나면 술을 먹는 대신 치킨을 사들고 오고, 다정하지 못해도 자식들에게 손지검 한번 안 하시는 분이었다. 가진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우리 아버지가 좋은 아빠였나? 어리둥절한 내 표정을 보고 그녀가 웃었다.


"내 불행에 얼마든지 위안받아도 돼. 괜찮아. 나는 나대로 길을 찾았거든. 사람 아닌 악마에게 무너지지 않아.세상에는 인간이지만 인간 아닌것들도 있어. 하지만 '그것' 때문에 불행해질 순 없지.난 꼭 행복해질 거야."


카지노 가입 쿠폰 상처를 이겨낼 줄 아는 강한 사람이었다. 어딘가에 행복하게 살고 있을 그녀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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