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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딥딥딥 May 08. 2025

불행을 만드는 취미.

별별 사람들 11화

그놈의 삼재(三災) 영원히 안 끝나.

"삼재?"

"간단히 말하자면 3년간 재수 없다는 거야, 너 12 간지 알지?"

"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

"그래, 그거. 너 잘 아는데?"


나는 이런 걸 외우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의아했다. 어디서 배웠더라?


"열두 개의 띠별로 돌아가면서 3년씩 재수 없단다. 자, 그럼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뭐다? 다섯 명이 모이면 그 집단은 영원히 삼재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거야. 나 진짜 우리 엄마 때문에 돌겠다."


자연스레 C의 어머니의 부담스러운 얼굴이 떠올랐다. 이렇게 말하면 좀 그렇지만 C의 카지노 게임 성형을 많이했다. 나는 성형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일 뿐. 본인이 만족한다면 좋았다.


그러나 C의 어머니 경우는 달랐다. 도무지 만족을 몰랐다. 그도 그럴 것이 C의 어머니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운명을 바꾸기 위해 성형을 해야 하는 숙명에 빠졌기에 틈만 나면 수술을 했다. 그것도 야매로. 어머니의 건강을 염려하는 C가 제발 그만하라고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C의 카지노 게임 한 명이 아닌 여러 관상가들의 말대로 귓불을 도톰하게, 이마를 봉긋하게, 심지어 손바닥의 주름 모양을 바꾸기도 했다.


"네가 좀 말려주면 안 될까? 우리 엄마가 너 진짜 좋아하잖아."


그랬다. C의 카지노 게임 유독 나를 좋아했다. 고등학교 때 C의 카지노 게임 유명한 사주쟁이의 수강생이 되어 사주팔자를 배웠다. 그리고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선의의 인턴십 차원에서 C의 친구들에게 사주를 봐주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나는 점괘에 따라 C에게 길한 친구로 간택되었다. C의 어머니는 내 사주가 길하다며 C에게 내 옆에 찰싹 붙어있어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그 후, 무슨 일이 생기면 C는 나를 앞세우고 자기 카지노 게임를 설득하러 갔다. C는 좋은 녀석이었지만 참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나는 C의 카지노 게임를 만날 생각이 추호도 없었지만

일단, 오랜만에 만난 녀석의 고민을 들어주기로 했다.


뜻밖에 C는 아내의 임신소식을 알렸다. 축하할 일이었다. 결혼 5년 만에 어렵게 생긴 생명이었다. 경사스러운 일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다름 아닌 C의 삼재 때문이었다.


어머니의 단골 역술가가 이번 연도에 아이가 태어나면 필시 C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렇지 않게 아이를 지우라고 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이라 맞섰지만 C의 카지노 게임 막무가내였다. 틈만 나면 C의 아내에게 연락해 정녕 아버지를 해할 불효자를 낳을 거냐며 막말을 했다.


아내는 충격을 받아 병원에 입원을 했다. 아이를 유산할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을 전하니 C의 카지노 게임 되려 좋아했다고 한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는 거잖아. 사람이라면.


C에게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 늘 안쓰럽고 애틋한 어머니였다. 아무리 설득해보려 해도 사주팔자는 하늘이 정해준 거라며 카지노 게임 고집을 꺽지 않고 되려 C를 나무랐다.


"아들아, 네가 인생을 몰라서 그래. 이게 다 너 잘되라고 하는 건데 엄마 말대로 안 하면 너 천벌 받아."


그 순간만큼은 카지노 게임에게 일말의 죄책감마저 들지 않았다고 했다. C는 다시는 카지노 게임를 보지 않을 생각으로 집을 박차고 나와버렸다. 다행히 아내는 안정을 찾아 다음 달에 출산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어제 전화만 받지 않았다면 참 좋았을 텐데."


하나뿐인 아들의 단호한 손절에 C의 카지노 게임 부랴부랴 다른 점쟁이들을 섭외했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더 유명하다고 더 용하다는 한 점쟁이가 하늘에 정성껏 빌어 해법을 주었다.

점쟁이가 정해준 일시에 아이를 낳는다면 삼재를 피할 수 있다고.

카지노 게임가 전화로 불러준 제왕절개 일시는 O월, O시뿐만 아니라 초까지 명확하게 정해져 있었다.


"수술이 그게 가능하긴 해?"

말이 되냐.
그 놈들 삼재 때 싹 다 감방에 쳐 넣어야 돼!

"아내한테 말했어?"

"어떻게 말을 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괜찮겠냐?"

"괜찮지가 않다. 우리 엄마 진짜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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