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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오랑 Aug 09. 2022

수필) 카지노 가입 쿠폰 모두 병원으로 간 까닭?

어색한 호칭이 사람과의 관계마저 멀게 한다

“카지노 가입 쿠폰! 카지노 가입 쿠폰!”

여기저기서 카지노 가입 쿠폰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내가 귀를 의심하는 것은 지금 와 있는 곳이 학교가 아니라 병원이기 때문이다. 무심코 지나쳤지만 병원 접수를 하기 위해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 여기저기서 들리는 소리를 들으니 ‘여기가 병원이 맞나’ 하는 착각이 들 지경이다.

병원비를 계산하고 외래로 올라갔다. 이곳에서도 마찬가지다. 김 카지노 가입 쿠폰, 정카지노 가입 쿠폰, 하카지노 가입 쿠폰... 또 카지노 가입 쿠폰 타령이다. 진료가 끝나고 X-ray를 찍기 위해 올라간 영상의학실에서도 카지노 가입 쿠폰이다.

언제부턴가 병원에서 간호사를 부르는 호칭이 달라졌다. 원래 카지노 가입 쿠폰이라는 말은‘ 가르치는 사람’ 즉 ‘교사’를 뜻한다. 간혹 이름이나 직명 따위의 뒤에 쓰이어 그를 높여 일컫는 말이 카지노 가입 쿠폰이다. 의사 선생, 김구 선생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근래에는 병원에서 의사를 의사카지노 가입 쿠폰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드물다. 선생이라는 호칭을 간호사들에게 양보한 것인지 의사를 선생이라고 부르지 않고 대부분 ‘과장님’이라고 부른다. 직급이 인플레가 된 것인지, 듣는 사람이 기분 좋아라고 하는 말인지 어쨌든 카지노 가입 쿠폰이라 부르는 대상이 의사에서 간호사로 바뀌었다.

의사들의 직급 인플레도 심각하다. 예전에는 해당과에 과장은 1명이었다. 내과 과장, 외과과장이라는 직함을 가진 의사 카지노 가입 쿠폰은 1명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슬그머니 과장이 늘어났다. 내과의 경우에도 소화기 내과, 신장 내과, 호흡기 내과, 알레르기 내과, 심장 내과 등으로 세분화된 탓도 있지만 같은 소화기 내과 안에서도 소화기 내과 1 과장, 2 과장, 3 과장 등으로 무한정 늘어난다. 그러니 과장이라는 직함이 넘쳐 날 수밖에...

아마 이는 다분히 종합병원을 퇴직하고 개인병원을 개원했을 때 00 병원 00 과장이라는 경력과 직함이 필요한 때문이고 병원 측도 외관상 과장이 많다는 점이 홍보와 운영에 나쁘지만은 아닌 것에서 기인하는 듯하다. 한마디로 ‘누이 좋고 매부 좋아’ ‘의기투합해’ 이뤄지는 일이다.

간호사 호칭이 선생으로 바뀐 것은 아마도 스스로의 권위와 권리를 찾겠다는 간호사협회의 ‘중 제 머리 깎는 일’의 일종이 아닌가 짐작이 된다. 모간호사협회 회장은 취임하면서 간호원에서 간호사로 명칭 변경을 추진하면서 간호사의 사를 스승 사로 바꿔버렸다. 그래서 간호사 카지노 가입 쿠폰이 됐다.

하지만 호칭 하나로 자존감이 높아지고 권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간호원! 아가씨! 등의 호칭이 귀에 거슬려 그렇게 결정했을 수 있으나 이는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이다. 아니 진짜 학교 카지노 가입 쿠폰들이 들으면 ‘기가 찰 노릇’이다.

물론 우리 사회 전반에 언제부턴가 직급이 인플레 된 것은 사실이다. 어느 커피숍에서 사장님! 하고 부르면 몇 년 전만 해도 돌아보는 사람이 있었으나 요즘은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다고 한다. 사장보다 윗사람인 회장님! 하고 불러야 여기저기서 돌아본다고 한다.

몇몇 간호사들 중에는 선생이라고 부르거나 듣는 것을 쑥스러워하는 경우도 많다. 병원이나 간호사협회나 자존감을 높이는 다른 방법을 강구해 봄직하다. 필요하면 한글학회나 학자들에 호칭 자문을 받아 보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의사카지노 가입 쿠폰에 뒤지는 것이 싫어 간호사를 선생이라 칭하고 의사와 차별하는 것 같아 흰 가운을 입는 것은 지나친 처사다.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고 머리에 캡을 쓰는 모습은 이제 학교 다닐 때나 구경을 할 수 있다. 그 숭고한 초심은 어디로 간 것인지, 언제부터 자존심과 체면에 사로잡히게 됐는지 자신을 곰곰이 돌아볼 일이다. 캡 즉 흰 모자는 정규 교육과정을 마치고 간호사 자격을 얻게 되면 머리에 쓰는 가관식(加冠式)을 가질 정도로 간호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복식의 일종인데 말이다.

특히 검은색 두 줄이 나있는 간호사의 캡은 은근한 권위의 상징이기도 했다.

물론 수십 개의 머리핀을 사용해 착용하는 캡은 불편하고 장시간 쓰고 있을 경우 탈모, 염증 등 부작용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흰색이 순결과 청결을 상징하고 간호사들의 트레이드마크였다는 점에서 아쉽다. 흰색은 어린이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돼 바꿨다는 변명은 어딘가 모르게 궁색해 보인다. 그 덕에 ‘백의천사’라는 말은 포기해야 할 듯하다.

연쇄적으로 의사들도 같은 흰 가운을 입기 싫어 다른 디자인과 색의 옷으로 바꿔 입는다면 그 끝은 어디가 될지 의문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카지노 가입 쿠폰이라는 호칭을 돌려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존경받아야 할 카지노 가입 쿠폰의 호칭이 아무리 탐이 나도 도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카지노 가입 쿠폰을 존경하게 되고 국어 시험에서 오답을 적지 않게 된다.

차라리 우리 사회가 ‘사’ 자를 선호하니 ‘천사’라고 부르면 어떨까? 너무 심했나?

보기에 딱하고 민망해하는 말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 저기 평소 알고 지내는 간호사가 지나간다. 어떻게 불러야 하나...

그놈의 카지노 가입 쿠폰이라는 소라가 안 나와하고 싶은 이야기, 물어보고 싶은 이야기도 못한다.

어색하고 잘못된 호칭이 사람과의 관계마저 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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