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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저씨 May 01. 2024

[Day 53] 곰씨의 카지노 게임

Good Job

새벽 5시


새벽 5시까지 잠을 청하지 못했다. 잠을 자고 싶지 않았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4월은 나에게 특별하게 잔인한 달이다. 4월에 난 법적으로 전 처와 카지노 게임을 하고, 돌싱이 됐다. 그렇게 혼자가 된 후, 몇 년이 지났는지 솔직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 기억엔 2년인 것 같은데, 더 길 수도 있다. 얼마나 오래된지는 그리 중요치 않다.


평소와 같이 아무 감흥 없이 4월을 보내는데, 전 처에 대한 꿈을 자주 꿨다. 특별히 기억이 나거나 기분이 나쁜 꿈은 없었다. 오히려 아스라한 추억을 더듬어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느 날은 아내와 데이트를 하고, 어떤 날은 카지노 게임 후 재회하는 꿈도 꿨다. 물론 카지노 게임하지 않고 살아가는 꿈도 꿨다. 꿈에서 우린 정말 행복해 보였다. 서로 웃고, 우리를 닮은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하는 꿈이었다. 물론 꿈에서 깬 뒤엔, 그게 절대 사실이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게, 난 요즘1년 전보다 정신적으로 훨씬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여러 가지 취미 활동을 하고 있으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이성을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카지노 게임 후, 처음엔 패배의식과 트라우마로 다른 이성을 만나는 것 자체가 두려움이었지만, 이젠 조금씩 사람들을 만나고 서로의 관심사를 나누고 있다.


그리고 이런 여러 가지 긍정적인 변화 중에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건 아무래도 내가 카지노 게임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 생각한다. 불가 3개월 전만 해도,다른 이성을 만날 때,내 카지노 게임사실을 밝혀야 되는지 고민했지만, 이젠 더 이상고민 하지 않는다. 나 자신도 카지노 게임을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나의 치부가 아님을 깨달은 것도 있지만 주위에 사람들이 내 예상보다 훨씬 나의 카지노 게임사실에 대해 별일 아닌 듯 받아들인 다는 걸 체감했기 때문이다.


카지노 게임하고 처음 몇 달간은 내가 과연 이 경험을 잘 이겨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버림받고 실패한 사람이란 생각에 다른 사람이 다가와도 높은 벽을 세우고 도망쳤다. 하지만 주위에 끝까지 날 바라봐주고 응원해 주는 많은 분들(브런치 독자님 감사합니다.)의 응원에 힘입어 걱정보다 꽤 잘 이겨내고 있다. 이제 난 나를 믿고, 내 확신을 믿는다. 천천히 한 걸음씩 걷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 주는 주위 사람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란 확신을 말이다.5월 첫날이 된 오늘난 스스로에게 되내인다


Good Job!



카지노 게임Pura Vida Mae!(나저씨가 아이폰으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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