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후배가 선배의 잘못을 덮어썼다고 합니다.
그것도 여러 번.
최근에도 업무에 착오가 발견되어 부서장에게 질책을 받았는데, 같이 있던 선배는 모른 척 아니, 시치미를 뚝 떼고 그랬다는군요.
너,
완전히 놓치고 있었구나...?
그 말을 들었을 때너무 상처받아서눈물이 나려 했어요.정말간신히 참을 수 있었어요.
상처와 배신감이 얼마니 컸을까요. 둘이서 마음 모아 협업해야 되는 일인데 어른이라는 사람이 무섭다고 비겁하게 내빼버렸으니.
'그냥 잊기로 했어요. 빨리 잊는 게 이기는 거라고 생각하고.'
뭐,
많이 들어본 말이고,
저도 한때 그게 최선이라 믿은 적도 있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좋긴 한데.
직장에 못난 선배들이
왜 그렇게 많을까요?
자기 실수를 한참 어린 후배에게 뒤집어 씌우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전후 관계 뻔히 알면서 모른 척하고 말이에요.
업무파트가 달라서 몰랐는데,그런 일을 여러 번 겪었다고 하더군요.
어휴,이래서 나 같은 사람이 빨리 승진해야 하는데.
못 나가서 미안.
부당하다는 사실은 명백한데,
어떻게 대처해야
내가 억울하지 않은 가운데,
건방지다는 소리도 안 들을 수 있게
어필할 수 있을까?
그러나 표현한다 한들
내 편 들어줄 사람 없을 것 같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기에는 분하고.
그러니까 눈물이 났겠죠?
그냥 울어버리지 그랬어.
도저히 안 되겠으면
그렇게라도 드러내야 될 때가 있더라.
저로써는 도무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그렇게 말하자 후배는 웃더군요.
'그래도 어떻게 그래요.'
맞아요. 쉽지 않은 일이죠.
직장에서 감정을 날것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 말이에요.
마치 야생의 세계에서 스스로 무방비 상태가 되는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저는 답이 없으면 울어버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카지노 게임 말고,
사무실에서든 팀장방에서든
나를 힘들게 한 바로 그 현장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멋진 방법이 있다면 좋겠죠.
하지만 그런 게 없다고 해서 자기 방어를 포기하면 안돼요.
저도 얼마 전까지 모르고 살았어요.
나를 지키는 방법이
굳이 세련될 필요도 없고,
누구 하나상처 주지 않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도 없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런 멋진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해서
내가 지혜롭지 못하다고 자책할 필요 또한 없다는 것도.
내가 지혜로워지려 노력하는 동안에도 날아오는 어리석은 자들의 돌팔매질은 너무 아프니까요.
견딜 수 있을 만큼만 참으면 됩니다.
오늘 하루도 잘 버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