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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게임 추천'에 숨은 진실 (1)
※ 새로운 매거진을 시작합니다. 원래는 황하와 장강, 실크로드, 샹그리라, 동티베트 등 중국대륙의 각 지역을 여행했던 방랑의 추억 시리즈를 매거진으로 발행할 예정이었습니다만, 최근 갑자기 심해진 반중 정서로 잠시 발행을 연기합니다. 상황이 어느 정도 진정된 연후에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해 보고자 합니다.
우선 [중국 여성의 성性과 사랑] 매거진을 먼저 시작하겠습니다. 제1탄은 흔히 우리에게 '악녀'로 많이 알려진 '카지노 게임 추천'라는 여성의 실체를 알아보겠습니다. 여성이 소재인만큼 여성의 입장에서 서술해보고자 합니다. 무리한 설정이 아닐지 저어 됩니다. 많은 질정 바랍니다.
누구를 만날 것인가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중국문학을 석사반까지 공부하다가 결혼으로 중도에 학업을 포기한 지도 어언 20 년. 공부에 대한 향수로 A 대학의 평생교육원에서 소오생 교수님에게 '황하문명답사' 수업을 듣다가, 학부 학생들의 하계 현지답사수업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목적지는 서안西安. [ Xi'an, 씨(→)안(→) ]인류 사대四大 문명의 하나인 황하黃河 문명의 발상지이자, 주周나라 한漢나라 당唐나라의 도읍지였던 중국 고대역사의 중심지니까 그 지역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인 셈이다.
보아야 할 것은 엄청나게 많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열흘 남짓. 이 짧은 기간 동안 무엇을 보고 느끼고 배워야 할까? 나는 무엇을 얻기 위해 이 여행에 참가하려는 걸까?
‘여행’이란 무엇일까?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서 여행을 떠나는 것일까?
피곤에 지친, 또는 무료해진 일상생활에서 잠시 탈출하여, 먹고 마시고 놀고 즐기기 위해 떠나는 ‘관광 여행’은 어쩌면 ‘여행’의 탈을 쓴 ‘일탈逸脫’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후유증도 클 뿐 아니라, 여행지역에 거주하는 현지 주민들에게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십상이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요사이 주목을 받는 ‘공정여행(Fair Travel)’이리라. 생산자와 소비자가 대등한 관계를 맺는 ‘공정무역(Fair Trade)’처럼, 여행자와 여행 대상지역의 주민들이 평등한 관계를 맺는 여행을 지칭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아쉽다. 무엇인가 여전히 부족한 느낌이다.
‘여행’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만나러 가는 것’이라고 소오생 교수님에게 들은 바 있다. 무척 인상적이었지만 아직은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교수님의 말을 되새겨보았다.
"여행을 떠나면 낯선 곳에서 타인을 만나게 되죠. 그분들의 낯선 생각과 낯선 문화를 만나면서 우리는 자기 자신도 미처 몰랐던 진정한 ‘나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어떻게 가능할까요?
생각해 보세요. 우리는 그 어떤 문화집단 속에서 성장하면서 우리가 직면하게 되는 그 모든 현상과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너무나 당연시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겠죠? 그래서 자기가 속한 집단의 가치관에 대해 별로 의문을 품지도 않게 됩니다.
그와 반대로, 다른 사람들이 속한 또 다른 집단의 문화와 가치관에 대해서는 무관심, 내지는 아예 편견과 선입견만으로 그 세계를 함부로 평가하고 비판하려는 경향이 있죠. 이 세상의 모든 갈등과 충돌과 분쟁은 대부분 그것 때문에 시작되는 겁니다."
나의 여행은 낯선 곳, 낯선 사람, 낯선 문화를 만나러 가는 것이다. 내가 여태껏 배워 온 가치관과 살아온 방식만이 절대 선善이 아니라는 사실을 배우기 위해, 아니 어쩌면 오히려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 ‘서안’이라는 낯선 곳에서 진정한 '나'를 만나기 위해서 이 여행을 떠나고 있다.
그런데... 누구를 만나야 하는 거지?과거 역사의 흐름 속에 존재했고, 지금 현재 존재하는 수많은 낯선 서안 사람들 중에서, 나는 열흘이라는 제한된 시간 속에 과연 누구를 먼저 만나야 할까?
‘여성’을 만나고 싶었다.학업 중단 후 이십여 년 동안 두 아이를 키우며 평범한 주부로서의 삶을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어린 학생들 틈에 끼어 현지답사수업에 참여하게 된 나로서는, ‘과거’라는 낯선 시간 속에 존재했던, 낯선 서안 여인들의 삶과 생각과 그 문화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중에서도 누구를 먼저 만날까?황하 문명이 싹트기 시작한 선사先史 시대의 여인들? 너무 먼 옛날이다. 내 능력으로는 만나기가 너무 힘들 것 같다. 주周나라 유왕幽王으로 하여금 거짓 봉화를 올려서 춘추전국시대의 막을 올리게 만든 포사褒似는 어떨까? 역시 너무 먼 옛날이다. 게다가 망국亡國의 주역으로 낙인찍힌 그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기란 그다지 쉽지 않아 보인다.
포사 이야기는 <9. 절세 미녀가 바꿔놓은 동방의 역사 참고하세요? ^^
그렇다면, 진시황秦始皇이나 한漢 무제武帝? 그들에게는 여인들과 얽힌 그럴듯한 스토리가 없다. 왜 그런 거지? 지나치게 강한 카리스마 때문일까? 그래서 여성을 한 인격체로 사랑하지 못했던 탓일까?
서안 역사 속에서 가장 대표적인 여인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양귀비楊貴妃이겠다. 중국 문화사文化史에서 고대사古代史와 중근대사中近代史를 구분 짓는 경계선 인물로 많은 학자들이 그녀를 꼽을 정도라니, 양귀비는 서안뿐만 아니라 중국 역사상 가장 대표적인 여성임에 틀림없을 것 같다.
근데 바로 그 점이 마음에 걸린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했다. 다소 간에 식상한 느낌이랄까? 기존에 구축된 그녀에 대한 이미지를 맹종하자니 내키지가 않고, 그 점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자니 그 또한 내 능력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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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초점은 자연스럽게 한 여성에게 모아졌다.
카지노 게임 추천則天武后, 바로 그녀였다. 중국 역사상 유일무이한 여성 황제다.
서안이라는 낯선 곳으로 그녀를 만나러 가기 전, 나는 먼저 각종 서적과 인터넷상의 자료를 통해 그녀의 일생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자료를 찾으면 찾을수록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른바 정통 역사책에 등장하는 그녀와, 중국의 대표적인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百度 백과사전에서 소개하는 카지노 게임 추천의 이미지는 너무나 달랐다.
먼저 관심을 끈 것은 그녀에 대한 호칭이었다. 한국에서는 ‘카지노 게임 추천’라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중국에서는 ‘무카지노 게임 추천武則天’이라고 한단다. 왜 그런 것일까? 그 차이는 무엇이며,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해 내가 알고 있던 이미지는 한 마디로 ‘희대의 악녀惡女’였다. 권력을 잡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동원하였던 여인. 심지어 자신이 낳은 자식까지 죽인 잔혹하고 비정한 여인이었다.
그런데... 뭐라고? '무카지노 게임 추천은 정치를 썩 잘했던 황제'라고 쓰여 있네? ‘정치를 잘했던 황제’라면... 흔한 말로 ‘성군聖君’이잖아? 근데 나는 왜 ‘희대의 악녀’로 알고 있었지? 그 차이는 대체 뭘까? 혹시 ‘카지노 게임 추천’와 ‘무카지노 게임 추천’의 차이는 아닐까?
궁금해진 나는 객관적으로 확실하게 입증된 fact 자료만을 모아보았다. 카지노 게임 추천의 삶은 이렇게 정리된다.
무카지노 게임 추천(武則天: 624년 2월 17일 ~ 705년 12월 16일):
▶ 한족漢族. 본명은 무조武照. 중국 역사상 유일무이한 여자 황제. 여류 시인이자 정치가.
▶ 역사상 계위 했을 때의 나이(67세)가 가장 고령인 황제. 수명이 가장 길었던 황제 중의 한 명.(82세에 사망)
▶ 14세 때 당唐 태종의 후궁인 재인才人(637 ~ 649)으로 궁궐에 들어가서, 32세 때에 태종의아들 고종高宗의 황후가 되었다.(655~683)
▶ 665년 무렵(42세)부터 정사에 참여. 그 후 고종이 장기간 병석에 누우면서 수렴청정을 하였다.
▶ 683년(60세), 고종이 죽자 셋째 아들 이현李顯을 황제(中宗)로 세웠다가 40여 일 만에 폐위시키고 막내아들 이단李旦을 황제로 세운 후(睿宗)수렴청정을 계속하였다.
▶ 690년(67세),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올라 국호國號를 ‘주周’로 바꾸고, 자신의 이름도 무조(武照 ⇒ 武曌)로 바꾸었다. 도읍지도 장안長安(오늘날의 서안)에서 낙양洛陽으로 옮겼다.
▶ 705년(82세), 강제로 퇴위당하였다. 아들 이현이 황제(中宗)에 복위되었다. 같은 해에 사망하였다.
‘측천則天’이라는 호칭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알고 보니 그녀가 강제로 퇴위당한 후 아들 이현이 붙여준 존호尊號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녀가 황제에 등극하였음을 선언한 장소가 카지노 게임 추천문則天門이었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그 존호의 변화가 무척 흥미롭다. 그녀가 살아있을 때는 ‘카지노 게임 추천대성황제則天大聖皇帝’였던 호칭이 그녀가 죽자 ‘카지노 게임 추천대성황후則天大聖皇后’로 바뀐 것이다. ‘황제’에서 ‘황후’로 강등된 것이다.
정통 역사책에서 전하는 그 이유가 재미있다. 그녀가 죽기 전에 스스로 ‘황제’의 이름을 포기하고 ‘황후’로 복귀시키라는 유조遺詔를 내렸기 때문이란다.
호호호.이 대목에서 갑자기 웃음이 빵 터져 나왔다. 정말로 그녀가 황제가 되었던 것을 후회했을까? 왠지 여성 황제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이들이 장난을 친 것만 같았다.
카지노 게임 추천의 삶을 전하고 있는 역사서 중에서 가장 오래된 책은 《카지노 게임 추천실록則天實錄》이다. 그녀가 죽은 뒤 10여 년 후에 편찬된 역사책이다. 오늘날에 전해지지 않는 책이지만 내용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송대宋代에 편찬된 《구당서舊唐書》《신당서新唐書》《자치통감資治通鑒》등, 이른바 정통 역사책들이 모두 이 책을 근거로 작성했기 때문이다.
이들 정통 역사책들은 먼저 그녀의 유언을 ‘충실하게’ 받들고 있다. ‘황제’가 아닌 ‘무후武后’로 호칭한 다음, 그녀를 맹렬히 비난하고 있었다. 그들에 의하면 그녀는 하夏나라의 걸桀 임금과 은殷나라의 주紂 임금보다도 더 지독한 최악의 폭군이었다.
병중의 남편 몰래 ‘남편의 아들’을 유혹한 패륜녀요, 권력을 잡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부리고 친자식들까지 죽였을 정도로 인성을 상실한 독부毒婦였으며, 기회를 틈타 황제의 자리에 올라 국호까지 바꾸었으니 당나라의 종묘사직을 능멸한대역 죄인이었다.
게다가 남첩男妾들까지 거느리고 온갖 음행을 일삼은 음탕한 여인이었으니, ‘카지노 게임 추천’란 호칭에 담긴 이미지는 ‘희대의 팜므파탈’이라는 대단히 부정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에 대한 현대 중국의 평가는 크게 다르다. 새로운 자리매김을 통해 그녀의 지위는 점점 더 높아져가고 있는 듯하다. 오늘날 중국에서는 그녀가 황제였음을 인정하고, 보다 객관적 의미로 ‘무카지노 게임 추천’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을 건설한 마오저뚱毛澤東과, 중화민국을 건국한 쑨원孫文의 아내인 쑹칭링宋慶齡이 카지노 게임 추천를 어떻게 호칭했고 어떻게 평가했는지 살펴보자.
▶ 무카지노 게임 추천은 확실히 나라를 잘 다스릴 줄 알았던 인재였다. 사람을 포용할 줄 아는 그릇을 지녔으며, 인재를 알아보는 식별 능력뿐만 아니라 탁월한 용인술用人述을 지녔다. (武则天确实是个治国之才， 她既有容人之量， 又有识人之智， 还有用人之术。)”- 마오저뚱
▶ 무카지노 게임 추천은 봉건시대의 걸출한 여류 정치가였다. 가정적으로만 보더라도 그녀는 좋은 아내이기도 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武则天是封建时代杰出的女政治家。 但就家庭角色而言， 不难看出武则天也是个好妻子。)” - 쑹칭링
(좌)1949년 10월 1일, 천안문광장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을 선언하는 마오저뚱. (우) 중화민국을 건국한 쑨원孫文의 아내, 쑹칭링.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후 국가 부주석 등의 요직을 역임했다.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인가!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가 있지?
더구나 20세기 중국 최고의 여성 지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쑹칭링이, '그녀는 좋은 아내'였다고 칭송했다니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혹시 그들이 공산당원이어서 삐딱한 가치관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던 걸까?
어라? 이건 또 뭐람? 당나라 최고의 시인이요, ‘귀양 나온 신선(적선, 謫仙)’이라는 이백李白조차도 그녀를 ‘당나라 일곱 성인聖人’ 중의 한 사람으로 칭송했다고? 리얼리? 믿어지지 않는다. 이백은 공산주의와 한참 거리가 먼 사람인데... 대체 이게 뭐지?
무엇이 옳은 걸까?
‘카지노 게임 추천’인가, ‘무카지노 게임 추천’인가?
우리나라에서 그녀를 ‘카지노 게임 추천’로 부르는 것은 무엇을 상징하며, 현대 중국에서 ‘무카지노 게임 추천’으로 호칭하는 것은 또 무엇을 시사示唆하는 것일까? 인천 공항에서 서안 함양咸陽 XianYang 공항으로 가는 길 내내, 나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나는 지금 누구를 만나러 가고 있는 걸까? ‘카지노 게임 추천’일까, ‘무카지노 게임 추천’일까?
나는 누구를 만나러 가고 있는 것일까? ‘카지노 게임 추천’일까, ‘무카지노 게임 추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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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문 사진
당나라 고종과 무카지노 게임 추천의 합장릉인 건릉乾陵. 뒤에 보이는 1,048m 높이의 양산에 의지하여 세운 능이다. 아직 도굴되지도 않고 발굴하지도 않은 황릉이다. 진시황릉보다 더 많은 보물들이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발굴하면 십중팔구 중국 문화사를 다시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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