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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섭 Apr 15. 2025

천재 시인 카지노 쿠폰 적국의 수도에서 지다

천재 민족시인 카지노 쿠폰 동경에서 지다

카지노 쿠폰은 1937년 4월 17일 적국의 수도 동경에서 숨을 거두었다. 그의 나이 만 26년 7개월에 생을 마감한 것이다. 세상에 떠도는 무수히 많은 소설과 다름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카지노 쿠폰이라는 한국 현대문학의 누구도 가까이 갈 수 없는 눈부신 천재 시인의 참모습에 다가가기 위해서 그와 가장 가까웠던 두 사람이 남긴 회고와 증언 그리고 카지노 쿠폰의 대표작인 오감도와 날개 그리고 권태의 내용을 되짚어 추모하는 마음으로 그의 문학과 삶을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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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쿠폰과 사적으로 문학적으로 가장 가까웠던 사람은 아마도 보성고 동문이었던 시인 김기림 그리고 아내 변동림(김향안)이었을 것이다. 물론 남달라 보이는 카지노 쿠폰과 김유정과의 관계도 있지만, 김기림은 같은 시인이라는 점에서 또한 변동림은 아내였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때문에 김기림과 변동림이 기억하고 증언하는 카지노 쿠폰에 대한 진술이 카지노 쿠폰의 본모습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그래서 이 두 사람의 증언이 중요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두 사람 역시 카지노 쿠폰의 작품을 이해하거나 해석하지는 못했다. 그저 작품에 대한 카지노 쿠폰의 자세와 생각을 짐작만 할 정도였던 듯하다.

카지노 쿠폰 또한 이 두 사람이 아무리 자신과 가까운 사이였다고는 하지만 작품을 설명해 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오감도」와 「날개」 등을 풀어서 설명하는 것이 두 사람에 대한 모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또 어쩌면 김기림과 변동림이 오감도와 날개의 내용과 주제를 알면서도 공론화할 수 없는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 때문에 모르는 척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불행하게도 카지노 쿠폰의 「오감도」와 「날개」를 전혀 읽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전쟁 음모와 후방 단속에 미쳐 날뛰던 일본 경찰에 그만 붙잡혀, 몇 달을 간다(神田) 경찰서 유치장에 들어 있었다. 중략.... 그 육체가 드디어 수습할 수 없이 도어서야, 경찰은 그를 그의 옛 하숙에 문자 그대로 팽개쳤던 것이다. 무명처럼 엷고 희어진 얼굴에 지저분한 검은 수염과 머리털, 뼈만 남은 몸뚱어리, 가쁜 숨결― 그런 속에서도 온갖 지상의 지혜와 총명을 두 낱 초점에 모은 듯한 그 무적(無敵)한 눈만이, 사람에게는 물론 악마나 신에게조차 속을 리 없다는 듯이, 금강석처럼 차게 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인생과 조국과 시대와 그리고 인류의 거룩한 순교자의 모습이었다.“ 라고 김기림은 1949년 발간된『카지노 쿠폰 선집』에 쓰고 있다.

또한 김기림은 카지노 쿠폰이 “오늘의 환경과 종족과 무지 속에 두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천재”였음을 선언하고, 카지노 쿠폰이 “한 번도 ‘잉크’로 시를 쓴 일이 없”고 카지노 쿠폰의 “시에는 피가 임리(淋漓)”한다. “그는 스스로 제 혈관을 짜서 ‘시대의 혈서’를 쓴 것이다. 그는 현대라는 커-다란 파선에서 떨어져 표랑하던 너무나 처참한 선체조각이었다”라고 했다. 여기서 김기림이 명명한 ‘시대의 혈서’는 카지노 쿠폰의 작품들일 것이다.

이어서 김기림은 카지노 쿠폰의 삶과 문학에 대해 “차마 타협할 수가 없는 더러운 세계와 현실의 등 뒤에 돌아서서 킥킥 웃어주었으며 때로는 놀려주면서 달아나는 것이었다”고 평하기도 했다.

그리고 김기림은 카지노 쿠폰이 동경에서 죽은 뒤 2개월 후인 1937년 6월 조광지에 발표한 「고 카지노 쿠폰의 추억」에서 카지노 쿠폰이 세상을 떠나기 한 달 전, 마지막으로 일본 동경 카지노 쿠폰 하숙집에서의 만남을 회상하면서 카지노 쿠폰은 “그의 작품에 대한 월평에 이르자 몹시 흥분해서 속견을 꾸짖는다. 중략... 날개의 평은 대체로 승인하나 작자로서 다소 이의가 있다고 했다.” 고 한다.

그러나 여기서 “날개”에 대한 평을 대체로 승인하나 작자로서 다소 이의가 있다고 한 것은, 카지노 쿠폰이 월평을 수긍한 것이 아니라 체념한 것이었음을 김기림은 알아채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나마 「오감도」보다는 자신의 의도를 알아준다는 정도의 의사표시였을 것이다.

김기림이 결정적으로 카지노 쿠폰의 작품을 해석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려 주는 사건은 앞서 밝힌 해방 후인 1949년 발간한 『카지노 쿠폰 선집』에서 필명 “카지노 쿠폰”이 '조선총독부 건축기사 시절 공사장의 한 인부가 실수로 그를 ‘카지노 쿠폰(イさん)’ 하고 부른 것'에서 유래하였다고 설명한 것이다. 그러나 필명 “카지노 쿠폰”은 카지노 쿠폰식 한자 조합단어다. 김기림은 불행하게도 가장 가까이에서 카지노 쿠폰의 시를 목격하고 혈관을 짜서 쓴 시대의 혈서라고 했지만, 불행하게도 카지노 쿠폰의 시를 전혀 해석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 한 사람 카지노 쿠폰의 아내였던 변동림 (김향안)은 카지노 쿠폰이 “으레 검문 당하면서도 한복을 즐겨 입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동소문(東小門) 밖에서 시내에 들어오려면 우리들은 혜화동 파출소를 지나야 했고 반드시 검문(檢問)에 걸렸다. 특히 한복 차림의 카지노 쿠폰은 수상한 인물의 인상을 주었지만 보호색(保護色)으로 바꾸려하지 않고 하루 한번씩 일경(日警)과의 언쟁(言爭)을 각오하면서도 어머니가 거두어주시는 한복을 편하다고 즐겼다. 카지노 쿠폰의 불행(不幸)은 식민지 치하라는 치명적인 모욕감을 당했을 때 치미는 분노(憤怒)와 저항의식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변동림(김향안)은 카지노 쿠폰이 일문으로 시를 쓴 시인이 된 것에 대하여 마음 아파한다. 더욱이 카지노 쿠폰의 시에 대해서 항일시라고 하는 것에 대하여 강력하게 반발한다.

딱하다. 카지노 쿠폰이 일본어로 시를 쓴 것은 제국주의 일본을 시험한 것이고 또 일본어로 쓴 시 중에 변역 퇴고해서 오감도에 포함시킨 시제4호와 시제5호의 내용만 보더라도 카지노 쿠폰이 쓴 일본어 시 역시 격렬한 항일 저항시였다는 것을 짐작도 못한 것이다. 이것은 카지노 쿠폰의 불행이고 한국 현대문학의 비극이다. 물론 항일시라고 주장했던 학자들 역시 카지노 쿠폰의 시를 해석하지 못한 채, 추측에 불과한 주장을 했던 것 역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두 사람의 증언을 들으면 두 가지 의문이 생긴다. 첫 번째가 카지노 쿠폰은 왜 일본에 갔나? 하는 것이다.

카지노 쿠폰은 1936년 6월 변동림과 결혼하고 신혼살림을 시작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일본으로 간다. 세상에 알려진 바로는 유학 간 것이다. 또는 선진화된 일본의 앞선 문물을 보고 배우러 간 것이다. 등의 이야기가 있지만, 필자는 전혀 다르게 생각한다.

카지노 쿠폰이 오감도와 날개에서 보여주는 민족정신은 용광로 불기둥과 다르지 않다. 특히 오감도 시제7호에서 윤봉길의사의 의거와 죽음의 희생을 용기와 희망의 발판으로 삼아 조선 민족이 해방과 독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구나 오감도 시제8호에서는 비록 이봉창의사가 실패했지만, 카지노 쿠폰은 일본 왕 히로히토를 가상으로 해부 육시한다. 그러나 조선을 강탈하고 식민지배하는 제국주의 일본과 일본 왕의 죄가 용서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처럼 카지노 쿠폰의 격렬한 민족정신과 항일정신은 1936년 일본으로 건너가기 전에 발표한 날개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카지노 쿠폰은 제국주의 일본 따위가 조선을 식민지배하는 것을 치욕으로 생각한다. 조선 민족은 반드시 해방과 독립을 해야 한다는 타오르는 항일정신이 오감도와 날개에 용광로 불기둥으로 드러나 있다.

또 하나는 유고작으로 발표된 「권태」다. 총 7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하나하나에 재목이 붙어있다. 7편 모두가 일본에서 쓴 것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필자는 권태 7편 대부분이 일본에서 쓴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 이유는 권태 속에 카지노 쿠폰이 왜 일본으로 갔는지 이유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카지노 쿠폰이 일본에 가서 무엇을 하려 했는지도 추정할 수 있는 단서들이 있다.

일본으로 유학, 선진 문물 어쩌고 하는 말들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카지노 쿠폰은 명확한 목적이 있어서 일본으로 갔다. 뒤에 형편이 되면 책으로 출간하겠다.

두 번째 의문은 왜 일본 경찰은 카지노 쿠폰을 체포해서 구속상태로 34일이나 조사했을까? 그리고 지병인 폐결핵이 깊어져 몸을 가누기도 힘들어진 뒤에야 그것도 병보석으로 풀어주었을까?

앞서 카지노 쿠폰이 일본으로 간 이유와 연결된다. 1937년 초에 불령선인으로 체포되었는데, 그때는 중일전쟁이 일어나기 전이고 더구나 태평양전쟁은 먼 훗날의 일인데, 왜 일경은 카지노 쿠폰을 34일이나 조사했을까? 그것도 말이 병보석이지 곧 죽으리라는 것을 알고, 밖에 나가서 죽으라는 듯 풀어준 것이다. 이는 역으로 카지노 쿠폰이 일본에서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짐작하게 해 준다. 조선 유학생들이 모인 자리에서 국제 정세를 이야기했다는 등의 이유로 체포되었다는 전언 등이 있지만 오감도와 날개 그리고 일경이 체포 후 34일간 구금 조사한 것 등을 보면, 전혀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마 일경도 카지노 쿠폰이 일본에서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어느 정도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증거를 찾지 못했을 거다. 오감도를 봐라, 날개를 봐라, 카지노 쿠폰이 증거 따위 남길 사람인가! 오히려 속으로 조롱하고 능멸했을 것이다.


분통하게도 카지노 쿠폰은 일본에 가서 이루려 했던 것을 이루지 못하고 26년 7개월의 너무나 짧은 용광로 불기둥의 생을 내려놓고 말았다. 그 후 90년 가까이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카지노 쿠폰은 얼마나 참혹한 오독과 왜곡에 짓밟히고 있는가! 가슴이 먹먹하다.

이 모든 것은 카지노 쿠폰이 살았던 세계와 조선 민족과 한국 현대문학과 김기림 그리고 변동림(김향안)이 살았던 세계의 차원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천재 민족시인 카지노 쿠폰 앞에 무릎 꿇고 머리 숙여 거듭거듭 명복을 빈다.

천재 민족시인 카지노 쿠폰이여 영원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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