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민경 Mar 01. 2025

흔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로 전율을 일으키는 법

경주 솔거미술관 소산 박대성 화백 전시: '모든 것은 마음으로부터'

연말 연초 일본 여행에서 호텔 체크아웃 잘못해서 50만 원 날리기 + 여권 3개 잃어버리기 등 만행을 겪고 한동안 여행은 가지 말자 다짐했지만 다짐이 무색하게 2월 경주에 다녀왔다.


(멘붕의 일본 여행기는 이전 편에)

07화 20만원 카지노 게임


멘붕의 일본 여행 이후 새로 예약한 것은 당연히 아니었고, 일본 여행 다녀오기 전에 남편이 자신의 생일 주간에 맞춰 오래전에 예약한 경주여행이었다.


여행, 예약, 숙소 같은 단어만 들어도 진저리가 쳐지는 상태였지만 그놈의 여권... 없이 갈 수 있는 국내 여행이었고, 또 남편의 생일에 내가 딱히 해줄 수 있는 이벤트도 없었기 때문에 '진짜 레알 마지막 최종. ver'의 짧은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온라인 카지노 게임
경주의 이제 호텔.



사실 이런 마음으로 떠났던 여행이기에, 큰 기대가 없었다. 여행에 지칠 대로 지쳐있었고, 일본 여행을 망친 주된 이유였던 남편의 투자 상품 변동성은 여전했다. 아니 오히려 상황이 안 좋았다.


그래서 우리는 경주에 가도 맛집을 가겠다거나 특정한 관광지를 가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다행히 남편이 예약한 숙소 상품은 3시 체크인을 한 후 4시에 프라이빗 노천탕- 5시에 저녁 식사 -라운지 바 - 다음날 아침 조식까지 모두 제공하는 패키지여서 우리는 아무 계획 없이 하루 숙소에서 푹 쉬자며 출발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체크인 후 바로 쓸 수 있었던 프라이빗 노천탕.


4시간에 가까운 자동차 여정 때문에 짜증을 내는 아기 시중을 드느라 너무 피곤했지만, 그래도 노천탕에서 아기와 함께 너무 좋은 시간을 보냈고 모든 일정이 정해져 있으니 '어디 갈까'하면서 무언갈 찾아보는 일을 아예 하지 않아서 오랜만에 푹 쉬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 미술관만 딱 하나 들르자고 결정했다.


경주의 솔거 미술관이었다.

사실 이마저도 패스하고 그냥 집에 갈까, 했지만 4시간에 걸쳐 경주까지 왔으니 딱 한 군데만 들르자는 결론이 나왔다. 이 정도로 기대 없이 간 미술관이었다.




경주솔거미술관은 2008년 소산 박대성 화백이 작품 기증 의사를 밝히면서 건립이 추진되어, 2012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원 내 위치한 곳이다.


2015년 8월 문을 열었다. 박대성 화백이 자신의 작품을 대거 기증하면서 만들어진 미술관이기에, 사실상 박대성 미술관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박대성 화백의 전시를 보면서 이 전시가 당연히 상설 전시인 줄 알았는데, 기증작가 기획전이었고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올해 6월 1일까지만 하는 전시였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이 링크를.)

https://www.gjsam.or.kr/programs/page/page.aspx/?mnu_uid=194

경주솔거미술관의 소산 박대성 화백 전시.


첫 번째 작품부터 완전히 압도됐다. 그림의 크기도 그랬지만, 큰 그림 안에 수묵으로 섬세한 터치가 가득 차 있었다. 또한 노란색과 검은색의 조화가 굉장히 심플하면서도, 경주를 잘 알지 못했지만 '이것이 경주스러움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 그림 속 섬세한 터치처럼, 그가 그린 경주의 모습은 거대하면서도 의외의 귀여움이 들어차 있었다. 큰 나무와 둥그런 달 사이에 들어찬 작은 불상이나 조각들이 대조되면서 말이다. 큰 그림들 뿐 아니라 자회사이나 새를 그린 작은 그림들도 흑백 만화같이 통통 튀면서도 묵직함이 있었다.


경주솔거미술관의 소산 박대성 화백의 전시 중 일부.


'일체 유심조'의 전시 서문은 이렇게 쓰여있었다.

정신을 올바르게 닦는 것이 안정되지 않으면 하나도 이루어지는 게 없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 지구상에 뭘 배우고 가르치고 하는 것도 마음이 하나가 되지 않으면 제대로 이루어진 게 없다고 보면 됩니다. 마음이 하나가 되는 행동, 가장 큰 덕목이죠. 일체유심조는 불교의 핵심 철학이고 종교를 초월한 하나의 좋은 문장이라고 보면 됩니다.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 )란 불교에서 온 용어로, 인간 세상의 모든 일을 인간의 마음이 들어서 짓는다는 뜻이었다.


사실 여기까지 봤을 때 그림은 너무 좋았지만 그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아주 특별하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무언가 마음 넓으신 대가의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그림이나 글로 이런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던지는 사람들은 많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시관 앞쪽에 붙어있는 한 뉴스를 본 후 이 전시와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다시 보니, 그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정말로 강렬해졌다. 전시관 앞쪽에는 이 뉴스가 붙어있었다.


어린이가 '1억 온라인 카지노 게임' 훼손… 화백은 "그게 애들이지 뭐"

(해당 뉴스가 링크가 붙지 않아 사진으로 대체)

솔거미술관 앞에 붙어있었던 박대성 화백에 대한 뉴스.

몇 년 전 나 역시 이 뉴스를 본 적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 화백이 박대성 화백이라는 것은 기억나지 않았던 것인데 아니 이분이 바로 그분이었다니…


2021년 3월 어린이 관람객 2명이 들어와 전시관 한가운데 화백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눕기도 하고, 무릎으로 문지르고 다니기도 했고 이 과정에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일부 글자가 뭉개지고 훼손됐다는 뉴스다. 기사에 따르면 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통일신라시대 최고 명필로 꼽혔던 김생의 글씨를 모필 한 것으로, 가로 39㎝, 세로 19.8m에 달하는 대작이다. 경북 봉화군 태자사 낭공대사탑비의 글씨를 그대로 따라 썼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가격은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술관 측에서 이후 항의를 하고, 박대성 작가에게 이를 알렸다고 한다. 박 화백은 어린이가 그랬다는 얘기를 듣고는 “아무 문제도 삼지 말라”라고 했다고 한다. 박 화백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나도 손주들이 있는데, 무럭무럭 크는 아이들이 뭔들 못하겠나.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며 “어른들이 조심해야 한다. 우리 관람 문화가 좀 더 나아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했다는 것.


이 뉴스를 본 후 다시 그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봤다. '모든 것은 마음으로부터 온다.' 너무도 평범(?)했던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너무도 강렬해 소름이 끼쳤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뿌리기는 쉽다. 그것이 진짜이긴 어렵다. 이 뉴스를 본 후 그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진짜로 다가왔다.


해당 뉴스 이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작품을 훼손 당하(?) 고도 오히려 "고놈이 내게 봉황"이라는 마음씨를 보니, 그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진실성은 더 강력해졌다. 박대성 화백의 이 인터뷰는 대답 모두를 복사해놓고 싶을 정도다.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1/06/12/4THW4ESSVNC7TMHYDDNSULGMUY/



인터뷰에서 나온 그의 말들이다.

박대성은 훼손된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대해 “봉황이 지나간 자리에 그 정도 발자국은 남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껄껄 웃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훼손됐다는 뉴스가 유튜브에서 218만 회 재생됐다고 한다. 그 아이가 아니었으면 사람들이 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그렇게 많이 봤겠나. 그러니 고놈이 봉황이지. 전시관에 다시 가서 보니 아이들 눈에는 미끄럼틀 같이도 보이겠더라.”


인터뷰 덕분에 그의 이력도 자세히 알게 됐다. 그의 거대한 그림은 한 팔로 그린 것이었다.

누군가에겐 ‘오른손으로만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각인됐을지 모른다. 네 살 때였던 1949년, 경북 청도에서 한의사를 하던 아버지가 ‘반동 지주’로 지목되면서, 빨치산이 휘두른 낫에 부모를 잃었다. 이때 그의 왼팔 팔꿈치 아래도 잘려나갔다. 그렇다고 그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한쪽 팔이 없음을 감안하고 봤을 때 좋은’이란 수식어는 붙지 않는다. 그는 양쪽 팔이 다 있어도 못 그리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해내는 화가다. 중학교를 마지막으로 학교는 나가지 않았다. “워낙 사람들이 많이 놀려 오만 정이 다 떨어졌다”라고 했다.


그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이처럼 그에게 닥친 어려움 때문에 너무나 견고하게 쌓일 수밖에 없었고, '진짜'일 수밖에 없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였다.

–불편한 손을 원망해 본 적은 없나.
“몸이 불편한 팔자를 타고난 게 내 인생의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몸이 불편하면 게으름도 못 피우고, 이 세상을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남이 안 듣는 것, 하지 못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스티븐 호킹이 그렇지 않은가. 나는 장애가 중증일수록 하느님이 그 사람을 더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이 세상은 영원히 사는 데가 아니다.”



박대성 화백을 보고 이렇게 놀라는 게, 내 무지의 소지인 건 명백하다. 그는 이미 너무나 유명한 대가이기 때문이다.


그는 가나아트의 전속 화가이고, 호암 갤러리에서 650평을 메우는 개인전을 했으며 삼성 이건희 회장이 당시 전시된 그의 작품 대부분을 구매했을 정도로 이병철·이건희 부자가 편애한 작가이기도 하다. 얼마 전 공개된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에도 그의 작품 ‘일출봉’ ‘서귀포’ 등이 포함됐다. ‘일출봉’ 연작은 ‘장백폭포’와 함께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접견실 정면에 걸린 그림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솔거미술관이 BTS의 RM이 다녀온 유명한 미술관으로도 알려졌다.


경주 솔거미술관은 풍경도 멋지다.


내가 솔거 미술관에서 소림이 끼칠 만큼 감동한 이유는 그의 삶이 그가 그린 그림과 메시지를 증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삶이 만들어낸 진짜 메시지는 마케팅스러운 그럴듯한 메시지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가 부모를 잃고 한쪽 팔로 그림을 그리며 살아온 세월 동안 그의 메시지는 아주 단단하게 쌓였을 것이다.


경주 여행은 원치 않았던 여행이었고, 솔거미술관은 우연히 들른 곳이었다. 그렇게 무심코 지나칠 뻔한 자리에서, '진짜'를 만나고 돌아왔다. 이래서 여행을 끊기가 어려운 것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