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수와 관심작가 수가 갖는 의미
브런치에 수시로 글을 쓰면서꼭보게 되는 화면이 있다. 나의 필명 밑에 붙은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라는 흐뭇한 배지, 그리고 그 밑에 구독자와 관심작가로 나타나는 숫자. 얼마든지 변동되는 숫자건만 우연히 딱 맞아떨어지는 숫자를 보며 생각난 건 '500에 70'이었다. 부동산 시장에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 500에 월세 70만 원을 의미하는 저 줄임말이 난데없이 떠오른 게 재미있었고, 실제 저런 금액의 계약조건이 있을 법도 해서 혼자 웃었다.
그리고 불현듯 떠오른 '500에 70'은 브런치 구독자와 관심작가에 대한 나의 생각을 풀어볼 수 있는 단초가 되어주었다. 우선 온라인 카지노 게임같이 든든한 나의 구독자들, 내가 무엇을 쓰든 한 번 이상은 읽어봐 주겠다는 의지로 선택했을 그 마음을 기반으로 글을 쓴다는 건 분명한 행운이다. 구독자 0명일 때부터 나는 이 공간에 내가 원하는 (삶이 보이는) 글을 쓰기로 했는데,구독자들로 인해 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글을 쓰는 고독한 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독자는 매우 든든한 존재다.늘 감사하다.
10개월 간 꾸준하게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그러니쌓여가는 작품 수와 발행 글의 숫자가 내게 더 의미가 있어야 마땅한데도, 자꾸만 왔다 갔다 하는 '구독자 수'가 신경 쓰인다. 본래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자체는 변동이 없어야 하지만 브런치 구독자는 그렇지가 않다. 그건 그냥 구독자들의 마음이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쑥 빠져있는 빈자리를 접할 때마다 느끼는 어떠한 상실감으로 인해 나는구독을웬만해선 취소하지 않는다.
쉽게 취소하지 않으니 쉽게 구독할 수도 없다. 나의 '관심작가 수'는 월세 70만 원에서 느껴지는 무게감과 비슷하다. 이 작가의 글을더 읽고 싶은 마음으로 구독했으니 재차 읽어야 마땅한데, 실제 시선이 머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쓴 글에 라이킷 흔적과 댓글을 남겨주기까지 하는 브런치 이웃들의 최근 글에 머무르다 보면 늘 다음으로기약하게 되는 것 같다. 구독을 취소하지 않는 한 언제든 방문할 수 있는.그러다 보니 온라인 카지노 게임처럼 많으면 많아질수록 부담이 있지만 여기서까지 그럴 필요까진 없다고 늘 되뇌는 중이다.
내가 구독하는 기준은 별 게 없다. 나의 관심사에 대한 것이나 내가 생각하고 깨달아가는 것을 풀어낸 글, 나와 인생과업 혹은 생애주기를 같이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온라인 카지노 게임지, 내가 겪지 못한 경험들에 대해 풀어내는 글이나 앞서 간 인생선배들의 글도 있다.쓰고 보니공통점이 없다.이것도 결국 내 마음이다. 그때그때 다른 것이다.그런데세상에 마음대로 되는 게 뭐 얼마나 된다고, 이런 것까지도 내 마음대로 못할까.
그러니 구독자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처럼 보장되지 않더라도 신경 쓸 것 없다는 말이다. 내 마음처럼 그의 마음을 존중한다면 말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70, 이것은 합의에 의한 계약이 아닌 나와 타인을 존중하는마음이니까.
* 사진 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