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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리 Feb 23. 2025

10km : 어쨌거나 무료 카지노 게임

인생은 나아감의 연속이니까

추운 겨울 월동을 끝낸 개구리가 뭍에 얼굴을 드리우듯 러닝 크루 단체 카톡창에도 러닝을 다시 시작했다는메시지가 얼굴을내민다. 오늘 열린 2025 챌린지 레이스를 무사히 마쳤다는 인증 사진도 하나 둘 올라오기 시작한다.

"올해 첫 대회 인증 남깁니다!."

집 밖엔 아직 영하의 날씨를 등에 지고자기주장이 센 바람이 입김을 불고 있지만, 하프 마라톤을 완주했다는 이 메시지 하나가 잠들어있던 러너들의 무료 카지노 게임을 지피는 불쏘시개가 되었다. 말없이 찍히는 인증 사진의 하트가 올라갈수록 러너들이 뛰고 싶은 무료 카지노 게임도 잘 보이는 듯하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2월의 햇빛이 따사롭게 얼굴에 내리쬔다. 이 정도면 나름 따뜻하다는 생각이 스쳤다. 스친 생각의 끝에서나의 월동은 어땠는지 돌이켜본다. 첫 외부 강연을 준비하며 느꼈던 부담감의 발자국, 12월까지 연말 행사 준비로 바쁘게 일했던사무실에서의발자국, 그리고 올해 치러질 개인적인 거사를 준비했던 역동적인 발자국을 보았다. 야외에서 한 발 한 발 앞으로내딛으며 풍경을 스쳐가는달리기는 줄었지만, 내면에서의 그리고 안에서의 달리는 순간들은 그 시간만큼 채워졌음을 느낀다. '밖에서 달리지 못한다면 안에서라도 달려보자!'라는 느낌이 드는 겨울이었다.


1년에 1,200km를 달리는 나지만 사실 나는 달리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러닝을 해야지라고 마음을 먹고 운동복을 갖춰 입고서 침대에 누워있다가그대로 잠드는 게을러 빠진 놈이라는 것이다. 내가 달리기를 지속적으로 오래 할 수 있는 이유는 달리기가 끝난 후에 주는 안식감이다. 달리기를 끝내고 나서의 개운함과 성장감이 좋다.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느끼는 그 안식감은 게으른 나에게 행동의 이유를 새기고 있다. 힘들더라도 그 순간을 위해 '달려보자고!'라고 마음먹는 것이다.


이런 나의 성향은 일을 할 때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무슨 일이든 힘들지 않겠느냐만은 내가 지금 하는 마케팅 에이전시의 업무는 마음의 지구력을 많이 요하는 일이다.때로는 새벽 1시에 퇴근 후 그다음 날 8시에 출근하는 일상을 주말을 포함하여 2주간 겪어야 하기도 하고, 새벽 3시까지 행사 현장을 세팅하고 그다음 날 7시에 준비하러 나와야 한다. 그리고 나는 이런상황들에 대해 "그럴 수 있다."는 무료 카지노 게임가짐을 내재해야 한다. 무료 카지노 게임속에 '내가 이렇게까지 일해야 하나'라는 생각의 씨앗이 싹튼다면 진작에 다른 길을 찾아봤을 것이다.


그래도 내가 일을 좋아하는 이유는 끝나고 나서 일이 되었을 때의뿌듯함을좋아하기 때문이다. 고된순간들을 거쳐좋은 결과를 손으로 이루어내었을 오는 쾌감들 말이다. 러너스 하이가 아닌 마케터스 하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일을 할 때도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끝날 때까지 '달려보는' 마인드가 되지 않았을까.


역설적이지만 나라는 인간은 안식감 덕분에 괴로움을 잘 견디게끔 진화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런 '달려보자고' 마인드 덕분에 삶을 유지하는지도 모른다. 달리던 달리지 않던, 결국 살아가는 것은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향해 끊임없이 걸어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달리는 행위를 자주 할수록 생기는 도전 의식 덕분에 내 삶에서의 달리기에도 주저함을 덜게 되었다.


업무적으로던 신체적으로던 달린 후에는 그만큼의 달콤한 안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오늘도 무소의 뿔 같은 마인드를 되새기며 말해본다.'내일도 달려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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