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나의 인생_어느 비평가의 유례없는 삶』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1920~2013)는 1960년부터 2000년까지 40년 동안 무려 8만 권의 책을 비평한 독일의 카지노 게임 추천평론가이다. '뉴욕 리뷰 오브 북스'에 따르면, "독일 작가들은 라이히라니츠키가 자신의 작품에 내린 평결에 몸을 떨고, 화가 나서 씩씩대고, 눈물을 흘리고, 가끔은 우쭐댔다'면서 그는 "독일 카지노 게임 추천 비평계에서 거의 황제와도 같은 영향력을 행사했다"라고 전한다. 작가들과의 사적인 친분과 개인적 감정, 후폭풍에 연연하지 않고, 명확한 기준과 잣대로 '호평'과 '혹평'을 쏟아 낸 그의 비평은 대중과 카지노 게임 추천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데 크게 기여한다.
그가 1999년에 출간한『나의 인생_어느 비평가의 유례없는 삶』은 자서전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15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되어 120만 부 이상 팔렸고 25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책의 어떤 점이 이토록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1920~1938)와 2부(1938~1944)에는 자신이 독일어와 독일카지노 게임 추천을 사랑하게 된 계기, 히틀러의 제3제국에 의해 폴란드로 추방당한 뒤, 바르샤바 게토에서 겪은 일들, 부모와 형을 비롯 수많은 유대인 동족을 홀로코스트로 잃은 참담한 기억, 그리고 수용소로 이송되기 직전 극적으로 탈출해 살아남기까지의 상황이 담겨있다.
3부(1944~1958)에서는 전쟁 이후 폴란드 외교부와 정보기관에서 일했던 경험과 다시 서독으로 망명을 결심하기까지의 일들을 기술하고 있다. 4부(1958~1973)와 5부(1973~1999)는 서독으로 이주하여 독일인으로 다시 인정받고 난 이후 본격적으로 카지노 게임 추천비평가로 활동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디 차이트와 <프랑크푸르트 알게 마이너에서 비평가로 자리를 잡아나가는 과정, 방송국 프로그램 <카지노 게임 추천 4중주 진행자로 대중과 카지노 게임 추천 사이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노력한 일화들, 자신이 만나본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에 대한 솔직하고 단호한 평가 등이 자세하게 담겨있다. 그가 밥 먹고 차 마시면서 옆집 이웃처럼 소개하고 있는 인물의 이름을 검색하면 지식백과에 줄줄이 엄청난 업적과 작품이 소개되는 대가들이다. 그가 '카지노 게임 추천의 교황'으로 불릴만한 막강한 영향력과 인적 네트워크를 지닌 인물이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는 1920년 폴란드 브워츠와베크에서 폴란드계 유대인 아버지와 독일계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1929년 가족과 함께 독일로 이주한 뒤, 베를린 김나지움을 다니던 학창 시절에 독일카지노 게임 추천과 독일 연극에 심취한다. 그 당시 그가 시립도서관을 다니며 읽었던 수많은 책들은 훗날 그의 고통스러운 삶을 지탱해 준 힘이 되었고 비평가로서의 꿈을 이루는데도 자양분이 되었다.
1938년 가을 내가 독일에서 강제 추방을 당할 때 세계카지노 게임 추천에서 어떤 작품들을 알고 있었는지는 꽤 자세하게 기억난다. 실러의 모든 희곡, 셰익스피어의 작품 대부분, 클라이스트와 뷔히너의 거의 모든 작품, 고트프리트 켈러와 테오도어 슈토름의 노벨레 전체,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와 발자크와 스탕달과 플로베르의 방대한 주요 소설들을 내가 어떻게 5~6년 사이에 섭렵할 수 있었는지 지금은 설명하기 힘들다. 나는 옌스 페테르 야콥센과 크누트 함순 같은 스칸디나비아 작가들도 읽었고, 에드거 앨런 포의 모든 작품을 읽고는 감탄했으며, 오스카 와일드에게는 매혹되었고, 모파상의 꽤 많은 작품들은 즐거움과 자극을 안겨주었다.(p.84)
라니츠키는 뛰어난 독일어 실력과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대학 입학시험인 아비투어를 치르고 카지노 게임 추천평론가의 길을 꿈꾼다. 하지만, 그 꿈은 히틀러가 집권한 제3제국에 의해 1938년에 1만 2천 명의 유대인들과 함께 폴란드로 추방되면서 좌절된다. 국외로 쫓겨나면서 청년 라니츠키가 가지고 나온 것은 무엇이었을까? 분노와 적개심이었을까?
놀랍게도, 그가 가슴속에 지니고 나온 것은"독일어와 독일카지노 게임 추천"이었다고 고백한다.
결국 히틀러 때문에 대학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채 게토에서의 비참한 생활이 시작되었지만, 카지노 게임 추천과 예술을 향한 그의 열정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카지노 게임 추천만이 유일한 피난처였고, 음악만이 유일한 안식처"였다고 고백하는 그의 생애는 놀라움 그 자체다.
이 책 속에는 2차 대전 당시 폴란드 바르샤바 유대인 게토에서 지냈던 경험이 그 어떤 소설보다 생생하고 담담하게 묘사되어 있다. 독자들로 하여금 '홀로코스트'를 비롯한 그 시대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게 한다. 유럽에 뿌리 깊은 '반유대주의'의 배경과 원인을 찾아보게 만든다. 그야말로 한 개인의 서사를 뛰어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거대한 회고록이다. 당시 게토에서 유대인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떻게 생을 마감했는지를 읽다 보면 참담해진다. 라니츠키의 부모도 형도, 지인들도 강제수용소로 끌려가 가스실에서 희생되었다. 그와 그의 아내 토지아는 수용소로 가는 열차를 타기 직전 극적으로 탈출할 수 있었고, 폴란드 외곽의 한 식자공 부부(볼렉과 게니아)의 집에서 숨어 지낸다. 그들의 도움으로 전쟁의 광기가 지나가길 기다릴 수 있었다. 라니츠키는 매일 날이 저물면 볼렉과 게니아에게 책에서 읽었던 온갖 이야기를 들려준다. 타고난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가 유감없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더불어 예비 카지노 게임 추천평론가로서 어느 지점이 대중에게 감동을 주는지도 파악할 수 있었던 경험이라고 술회한다.
내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목적은 단 하나, 그 두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었다. 이야기가 그들 마음에 들수록 우리는 더 나은 대접을 받으며 빵 한 조각, 당근 몇 개를 먹었다. 나는 이야기를 꾸며내 들려준 적이 없었다. 결코 단 한 번도 없었다. 그저 기억에 남아 있는 것들을 들려주었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빌헬름 텔』 『깨진 항아리』 『임제』『백마의 기사』 「에피 브리스트』 『예니트라이벨 부인 <아이다 <라트라비아라 <리골레토 등이 내가 들려준 이야기들이다. 줄거리를 들려주다 보니 내가 쌓아두었던 소재와 이야깃거리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많은 겨울밤을 나기에는 충분했다.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 속의 어떤 인물과 모티브가 평범한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p.257)
전쟁이 끝나고 폴란드에서 활동하던 저자는 1958년 서독으로의 망명을 준비한다. 독일 연구 여행으로 위장하느라 폴란드에서 가지고 나올 수 있는 짐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국경을 통과하는 열차 칸 안에서 세관원이 가방을 검사할 때 그는 속으로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이번에도 그들은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다. 내게 있는 것이라고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짐뿐이었다.카지노 게임 추천이라는 짐, 그것도 독일카지노 게임 추천이라는 짐뿐이었다.(p.352)
1958년 '47그룹' 총회가 열린 자리에서 양철북의 저자 '귄터 그라스'가 라니츠키에게 묻는다. "당신은 대체 정체가 뭡니까? 폴란드 사람입니까, 독일 사람입니까, 아니면?"
귄터 그라스의 질문에 라니츠키는 "절반은 폴란드인, 절반은 독일인, 그리고 온전한 유대인입니다."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한다. " 내 대답에서 맞는 말은 하나도 없었다. 나는 절반의 폴란드인이었던 적이 없었고, 절반의 독일인이었던 적도 없었다. 앞으로도 그렇게 되지 못하리라는 것을 나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또 나는 평생 동안 온전한 유대인으로 산 적이 없었으며, 그건 지금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라고.
그는 토마스 만의 소설 속 주인공 '토니오 크뢰거'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처지에 괴로워하고 제집에서 이방인처럼 살았던" 크뢰거처럼 "카지노 게임 추천만이 유일한 고향"이었다고 말한다.
청년기의 내게 큰 영향을 준 작품은 불완전하고 논쟁의 여지마저 있던 다른 소설이었다. "평범함이 주는 행복"을 꿈꾸고 "진부하지만 매혹적인 삶"이 도망갈까 두려웠던토니오 크뢰거,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자신의 처지에 괴로워하고 제집에서 이방인처럼 살았던 토니오 크뢰거에게서 나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 속에서만 사느라 인간사에서 배제되었다는 두려움, 달리 말해 주위에 펼쳐져 있지만 도달할 수 없는 아름답고 푸른 초원에 대한 동경이 한시도 나를 떠난 적이 없었다. 이 두려움, 이 동경이 바로 내 삶의 주요 모티브이다.
나는『토니오 크뢰거』를 변함없이 좋아한다. 1987년 내가 토마스 만 상을 수상했을 때 수상 소감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는 자명했다.소속이 없는 자신의 처지를 극복하지 못한 모든 이들의 시적 교본, 카지노 게임 추천이 유일한 고향인 이들의 성서인 그 소설 말고 또 무엇이 있겠는가.(p.92)
『나의 인생_어느 비평가의 유례없는 삶』 은 500페이지가량의 벽돌 책이다. 평생 카지노 게임 추천을 사랑하고, 그 카지노 게임 추천을 명쾌한 언어로 비평했던 평론가의 자서전답게 문체와 구성이 탄탄하다. 자서전 형식을 빌렸지만 탁월한 스토리텔링과 디테일한 묘사가 돋보이는 또 하나의 카지노 게임 추천작품이다. 저자가 언급했듯이, 20세기 독일을 좌지우지한 두 인물, '아돌프 히틀러'와 '토마스 만'으로 상징되는 '역사'와 '카지노 게임 추천'이 깊이 있게 담겨있다.
세계 2차 대전을 전후한 세계사에 관심 있는 독자, 카지노 게임 추천을 사랑하는 독자, 그중에서도 특히 독일카지노 게임 추천에 관심 있는 독자, 서평 쓰기와 비평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자서전 쓰기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도 좋은 참고가 될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두꺼운 분량이 부담스럽다면, 지인들과 <함께 읽기를 시도해 보아도 좋을 책이다. 띠지 붙여야 할 구절이 너무 많았던 만큼 다 읽어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어지는 '유례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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