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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론산바몬드 Oct 27. 2022

곰을 만났다

영어 바보는 그 후 어떻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나

대학교 2학년 때 거주하던 독서실에 곰이 들어왔다. 컴퍼스로 그린 듯 반듯한 원형의 머리통부터호스를 꽂으면 쓸개즙이 콸콸 쏟아질 것 같은 부푼 배까지 영락없이 사람의 형상을 한 곰이었다. 100kg은 족히 될 듯한 덩치에 독서실 책상조차 작아 보였다. 빈 방도 많은데 굳이 나 혼자 쓰던 방으로 들어온 불청객이 나는 심히 마뜩지 않았다. 아무튼 그렇게 곰과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외모만 곰은 아니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한번 자리에 앉으면 좀체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엎드려 자는 것도 아니고 오직 전공서만 읽었다. 화장실도 거의 가지 않는 것이 덩치만큼이나 방광도 큰 모양이었다. 새벽 한 시가 되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 어김없이 잠을 잤다. 좁은 방을 차지하고 드러누우니 남는 공간이 없었다. 코도 더럽게 많이 골았다. 졸지에 나는 책상에 엎드려 쪽잠을 자야 했다. 이래서 곰은 사냥해야 한다.


며칠간 무언의 신경전을 끝내고통성명을 했다. 사회학을 전공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석사학위 논문을 거진 마무리하는 단계였다. 내가 영어교육학을 전공하고 있다고 하자 대뜸 영문초록을 써 달라고 했다. UN 사무총장의 역할에 관한 논문이라며 갈겨쓴 한글 초록을 내게 건넸다. (제 역할도 제대로 못하게 생겼는데.) 통성명을 안 할 걸 그랬다. 내가 마지못해 수락하자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영문 초록이 완성되면 삼겹살을 사 주겠노라 했다. 그리고 지금은 착수금조로 순대를 먹으러 가자고 했다. 처음으로 곰이 좋아졌다.


순대가게에서 그가 순대 2인분을 시켰다. (이건 뭐지?) 곰 혼자서도 10인분은 너끈히 먹을 것 같은 데 2인분이라니 난 손가락이나 빨고 있으라는 건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 순대를 썰고 있는 주인에게 마늘이 있는지 물었다. (먹고 사람이 되려는 건가?) 맘씨 좋게 생긴 주인이 순대와 간을 적절하게 배합하여 마늘 한 움큼과 함께 들고 왔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순식간에 순대와 마늘을 입에 쓸어 담았고, 나는 퍽퍽한 간 조각만 씹어야 했다. (이놈은 내가 간 좋아하는 구미호인 줄 알았을까?)


며칠을 고심하여 영문초록을 완성했다. 그도 꽤 흡족했던지 약속대로 삼겹살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기분이 좋아졌다. 순대 사건은 용서하기로 했다. 일단 삼겹살 4인분으로 시작했다. 고기가 익자마자 온라인 카지노 게임 상추에 고기와 마늘을 잔뜩 올려 우걱우걱 씹었다. 나는 몇 점 먹지도 못했는데 불판이 비어버렸다. 근데 그가 고기는 안 시키고 마늘 한 접시를 더 추가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대접해야 할 사람을 단순 동석자로 만들어 버리는 재주가 있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석사학위를 받고 독서실을 떠났다. 그 후로 나는 덩치 큰 사람이 뭘 사준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박사학위까지 받아서 교수가 되었을까. 아니, 마늘을 그렇게 많이 먹었으니 지금쯤 사람이 되지는 않았을까,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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