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어두운 이야기를 하게 되어서 안타깝다. 하지만 자살자 수가 13년만에 최대란다. 1년간 14,500여명이 죽었다고. 하루에 40명씩 자살한 것이란다. OECD국가 중 수년째 단연 1위다.
매 한시간이 지날 때마다 한 명 이상씩이 목을 매거나, 자해하거나, 떨어져 죽고 있다.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금방 보내고마는 한 시간 동안 누군가는 죽음의 두려움에, 외로움에, 절망감에, 생활고에, 자기비하에 사로잡혀 벌벌 떨면서 울면서 끈을 찾고 칼을 찾고 계단을 오르고 있다는 말이다.
나도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 날짜와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둔 적이 있는, '자살 생존자'다. 이 단계에 까지 이르게 되면 거의 실행만 남겨두고 있는 마음 상태라고 했다.
역시 세계 역사상 최저 출산율 0.7을 기록한 것도, 사실은 누구도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이 세상을 경험시켜주고 싶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것 역시도 사실은 사람이 죽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신들이 살아봤던 이 세상, 한국사회란 게, 결코 안전하지 않으며, 동물적 본능으로 봐도 도저히 새끼를 낳아 기를 수 없는 환경이라는 자인인 것이다.
'요즘 젊은 것들이 부유해지니까 나약해 빠져가지고서...'
'나 때는 더 심했어. 나무껍질 벗겨 먹어봤냐?'
그렇게 말하는 그 세대가 자살률 엄청 높은데요. 노후빈곤으로 인한 자살, 고독사 그런 거 말이죠. 사실은 살아남은 당신들이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아귀다툼 끝에 지독하게 생존한, 생존자들이 아닐까요. 그러니 그 마음의 트라우마와 상처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다움을 잃어버린 마음 상태를 살고 있는데요. 무언가 외면했으니까 살아남았죠. 왜 깨닫지 못하는거죠?
그 선량하고 순수하다는 미국 사람들을 겪어본 나로서는, 절로 비교가 안 될 수가 없다. 미국은 뉴스에서 마음이 훈훈해지는 감동, 미담사례가 자주 보도된다. 빈도로 따지면 한국이 훨씬 드물게 보도된다. 뉴스거리라고 생각하지 않는 마음이든지, 아니면 실제로 미담 자체가 씨가 말랐을 수도 있다.
'야 곳간에서 인심난댔다' '내가 잘 살아봐라, 그 사모보다 훨씬 더 잘 베풀지.' 기생충에서 전직 투포환 선수였던 충숙의 말이다.
아니. 지금 사는 것을 보아하니 잘 살게 되어도, 개처럼 벌어 개처럼 밖에 못 쓸 거 같은데. 인심이 다 망가져서악다구니하며 살고 있는데. 가난하다는 핑계로 선악 분별 없이 닥치는대로 막 사는데. 충숙은 자기 가족들을 챙긴다는 핑계로 수십년 오래 일한 문광을 비열한 방법으로 내쫓는다. 우린 그저 웃고 말지만, 사실 웃고 넘길 장면이 아니었다.
미담사례 대신에, 악담사례는 넘쳐난다.
군대에서 사고로 죽은 병사 부의금을 가로채서 유흥으로 탕진한 간부 이야기, 직원들을 노예로 여기고 가장에게 야구'빠따'를 치는 사장 이야기, 자식잃은 슬픔으로 단식농성하는 부모들 앞에서 '폭식투쟁'하기, 그 짧은 제주행 비행기 안에서 아기가 운다고 애엄마를 때리고 욕하는 인간 등등 얼마든지 매년 책으로도 묶어낼만한 이야기는 가득차고도 넘쳐나는 사회다. 이 한국 사회는.
돈에 미쳐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노예로 부리는 상류층의 문제야 동서고금의 것이지만, 그걸 보고 살만하고 배울만큼 배웠다는 전문직이며, 중산층이며, 서민이며, 빈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 지옥같은 상태로 살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미국 사회가 여하튼 그리스도교 기반의 사회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들은 '은혜'(grace)가 뭔지 잘 알고 있다. 추악한 죄인에게도 공짜로 베풀어지는 자애로운 사랑 말이다. 부자들은 한국보다 자수성가한 사람 비율이 훨씬 많음에도 자신이 성공하도록 음으로 도와준 사회에 감사를 표하며 막대한 기부를 한다.
한국은 그것마저 '신을 이용해먹으려는' 아귀같은 개신교 신자들이 넘쳐나는 나라다.
한국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 부동산 투기로 긁어모은 재산 가지고 기부는커녕 99마리 양에 1마리 더 맞추려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각박하기 이루 말할 데 없는, 비정상적인 인간 군집이다.
나는 지금 이러한 마음상태로는, 아무리 미국처럼 축복받은 천혜의 땅에 태어나 부유하게 먹고 살아도, 그들만큼 베풀며 살리라는 확신이 안 선다.
아프리카 사막에 말라붙은 강바닥 물고기 한 번 주워보겠다고 아귀다툼을 영원히 지속하는 사회. 그것이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다. 그런 불의한 체제를 '이러다가 다 죽어!!!'라고 그만 둬버리자고 소리치는 사람도 없고, 있더라도 '너만 잘났냐?'하며 비겁한 힐난과 조롱을 해댄다.
사람에 대한, 모든 생명에 대한 존중심이 바닥난 사회. 그러니 멀쩡한 소 60여마리를 굶겨죽이는 동물학대가 곰팡이처럼 온 사회에 피어난다. 비현실적인 기대를 정치인과 연예인에게만 투사하는 사회. 무슨 교회에서 성인 추대하는 것도 아닌데, 완전무결하기를 바라는 사람들. 실패와 실수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 사람들.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사람들. 그들이 숱한 정치인과 연예인들을 악쓰는 군중 속의 단두대로 올려보내는 사람들이다.
취업을 그만둔 청년이 50만인 나라다. 자유시장경제인 미국보다 훨씬 심한 무한경쟁이 일상인 사회. 천민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사회. 엘리트와 부자들은 갖은 특권을 누리는 계급사회. 사회를 무한경쟁 상태로 만든 것은, 그래야 자신들이 천년만년 기득권을 누릴 수 있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이다.
사랑은 어디로 갔는가. 은총은 어디로 갔는가.
또 자살예방예산 세워 허튼 일에 낭비하지 말고, 제발, 좀, '온라인 카지노 게임같이' 좀 하고 살자.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온라인 카지노 게임으로 좀 대하자. 냉소와 조롱의 비겁한 마음은 버리자. 당근에 하루 12시간 주7일 애볼 온라인 카지노 게임 찾으면서 120만원 준다는 심보는 버리자.
내가 사는 사회가 지금 절대 정상이 아니구나. 비정상이고 폐허상태구나.날이 갈수록 화려해지는 대기업의 마법과 환상에 속지 말자. 더현대에 열광하고 스타필드에 경이로워 하지만 우린 그 안에서 그저 값비싼 빵 하나나 살 뿐이라는 것을 직시하자. 밖에는 무간지옥같은 자영업자들의 생존투쟁이 널리고 깔렸구나, 측은지심을 좀 가져보자.
'나도 *고생했으니 너도 똑같이 당해봐라' '지원금 받는 주제에 스마튼폰을 써?'
그런 고약한 마음씨로는 살만한 세상은 결코 오지 않는다. 남의 잘못에 왜 그렇게 됐는지, 사연이 있을거야, 신뢰해보고, 아프냐 나도 아프다 공감해보고, 두루 나눠먹자는 자애롭고 따스한 봄날 햇살 같은 마음이 없이는, 우리 자신부터가 매일 지옥에 사는 걸 발견할 뿐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간다고 봄이 오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