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을 하면 사게 되는 것들
분명 우린 책으로 시작했다.
예정된시간.
약속한 책.
정해진 발제.
여느 북클럽처럼 우리 사브작 북클럽도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대화를 나눈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아는 북클럽의 모습. 하지만 한 가지, 사브작 북클럽의마무리는 여느 북클럽과는 다르게 조금 특별하다.
"오늘 북클럽 이것으로 마무리할게요. 그런데... 혹시 카지노 쿠폰 뭐 입어요?"
격주에 한 번 돌아가면서 발제를 할 사람이 책을 정하게 된다. 발제자가 정한 책을 읽고 나누며 우리가 만나는 시간이 겹겹이 쌓인다. 벽돌 같은 책 또한 쌓여간다. 벽돌과 벽돌 사이를 단단히 고정하는 시멘트처럼 책이 무너지지 않도록 우리는 틈틈이 "신뢰"라는 이름의 시멘트를 발라 두었다.
세상에 책이 어찌나 많은지 서로 겹치는 책이 없고 내가 읽어본 책 역시 거의 없다. 모르는 카지노 쿠폰 읽는다는 것은 독자로 하여금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세계를 탐험하는 것과 같은일이다. 그 여정은 지난하고 힘겹지만 어느새 도착한 그곳에 잔잔한 감동이 있다. 낯선 책이 익숙해질수록 그 책을 선정한 발제자에 대한 믿음 또한 진해진다. 그 "믿음"이 오늘에는 "카지노 쿠폰"를 추천해 달라는 질문에 이르렀다.누구에게나 있을 개인 취향 따위는 필요 없다. 이미 같은 책을 읽고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며 깊은 공감이 뿌리내린 곳에 우리 모두가 원하는 카지노 쿠폰가 있었다.
글을 마무리하려는데 딸이 내 글을 슬쩍 보다 토끼눈을 떴다.
"책과 카지노 쿠폰? 이게 뭐야? 이 둘은 무슨 관계야?"
남편이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글이냐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음... 엄마가 주기적으로 꼭 사는 것들인가 봐."
아니, 책과 카지노 쿠폰는 쇼핑 리스트 그 이상의 것이다. 관계에 대한 믿음, 그 자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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