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헉!!’
잠인지 마취인지 모를 상태에서 깨어났다.
정신이 돌아옴과 동시에 극심한 통증이 내 몸을 휘몰아 감았다. 이미 온몸은 식은땀에 젖어있었고, 생전 처음 느껴보는 듯 한 극심한 카지노 게임이었다.
‘헉… 헉,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헉헉,,, 너무… 아파….
이 통증… 이것부터… 줄여야 돼….!’
배 안의 장기들이 꼬이고, 근육이 쥐어짜듯 쪼여오며, 끝없이 뒤틀리는 느낌이었다. 이 잔인한 카지노 게임은 어떻게 숨을 쉬어도, 어떻게 자세를 취해도 나아지지 않았다. 그저 신음소리와 함께 몸을 웅크리고, 발을 굴리듯 버둥거릴 뿐이었다. 누군가 부를 기운조차 나지 않는다. 몇 달간 지속된 가뭄에 갈라진 땅처럼 바짝 말라버린 입으로 숨만 겨우 이어가고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내 몸은 바람에 떨어질 듯 흩날리는 낙엽처럼 경련을 일으키며 의식을 서서히 잃어 가고 있었다.
눈이 반쯤 감기고, 정신을 잃을 듯할 때쯤 누군가 다가왔다. 형광등 불빛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그 사람의 얼굴을 정확히 볼 수는 없었다. 그는 내 손에 작은 통을 올려놓았고, 그 안에는 하얀 알약 2개와 파란 알약 1개가 들어있었다. 극심한 통증에 견디기 힘든 나는 무슨 약인지 물어볼 새도 없이 3알 모두를 급하게 입 속에 털어 넣었다. 흔들리는 손때문에 물컵의 물이 반쯤 쏟아졌다. 하지만 옷이 젖는 것쯤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로지 이 카지노 게임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얼마나 오랜 시간 카지노 게임을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약이 몸 안을 돌자 호흡이 제 속도를 찾아 편안해지기 시작했고, 곧 진정이 됐다. 한동안 카지노 게임에 지쳐있던 나는 어느새 다시 잠이 들었다.
‘여기가 어디지?’
정신을 차리고 내가 누워있는 곳의 천장을 보니 밤 사이 또 다른 방으로 옮겨진 듯하다.
‘악… ‘
다리와 복부에 반쯤 마취가 풀린 듯 묵직한 통증이 몰려온다. 부분 부분 피로 물든 파란색 병원복을 들어 올려 몸을 살펴봤다.알 수 없는 내용의 글자들, 꿰맨듯한 자국 여러 개와 붉게 물든 상처, 거즈로 가려진 상처, 붕대, 멍자국 등 온몸이 엉망이었다.
‘내 몸에…무슨 짓을 한 거야? 내 허락도 없이 어딜?.. 카지노 게임…? 도대체…. 왜?…. 그리고…. 누가!‘
원래 누런 건지, 누렇게 변한 건지 알 수 없는 천장을 바라보며 복잡한 생각에 빠져들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카지노 게임든지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상하고, 불안한 기분은 첫날부터 지금까지 이어졌고, 도망을 쳐서라도 나가야겠다는 그 느낌만큼은 확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