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인 척, 이진이
두 아이가 머리를 맞대고 수학 카지노 게임를 풀고 있다. 혼자 수학 공부를 하는 둘째가 누나에게 도와달라고 했나 보다. 엄마는 까먹었으니 네가 알아서 풀어라 했던 단원이다.
"야, 너 질문 되게 잘한다."
"그래? 몰랐어."
이러쿵저러쿵.
"네가 '일단 알겠어'라고 말하지 않게 잘 설명해 볼게."
"알겠어."
나는 안방 책상에 앉아 두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서로를 칭찬해 주며 카지노 게임를 푸는 아이들, 잘 설명해 주려 노력하고 잘 들으려고 노력하는 아이들이 기특하다. 한편으로는 인터넷 검색을 좀 해보지 싶기도 하다. 검색하면 좋은 선생님들이 가득한데 말이다.
카지노 게임 푸는 시간이 길어지니 슬슬 도와줘야겠다 싶어져서 둘째가 공부하는 거실로 나가보았다. 큰 아이가 "엄마가 봐줘야 할 것 같아"라고 한다. 어떤 카지노 게임인가 살펴보니 그 페이지의 가장 어려운 카지노 게임이긴 하다. 앞의 카지노 게임들도 쉽지 않은데 잘 풀었다. 칭찬 한 번 해주고 어렵다는 카지노 게임를 살펴봤다. 둘째는 답지의 한 부분을 지적하면서 이렇게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다. 이제 아이와 나의 토론이 벌어졌다.
나도 아이가 지적한 바로 그 부분을 모르겠다. 중학교 과정의 대부분의 카지노 게임는 해설지를 보면 풀 수 있었는데 이건 모르겠다. 여러 가지 방향을 시도해 봤는데 안된다. 수학 카지노 게임 풀어주는 앱이 있다던데 거기 물어볼까 했더니 싫단다. 다른 카지노 게임 풀다가 알게 될 수 있단다. 혼자 풀어보고 싶다는 거다. 그래, 그럴 수 있겠다. 결국 이 카지노 게임는 표시해두고 넘어가기로 했다.
내 자리로 돌아왔는데 머릿속에서 그 카지노 게임가 떠나질 않는다. 참지 못하고 아이에게 카지노 게임집을 받아와서 다시 풀어보기 시작했다. 이런 카지노 게임일수록 단순한 곳에 열쇠가 있다는 걸 안다. 오래간만에 수학 머리를 돌리니 재밌다. 근데 안 풀린다.
투덜투덜 대니 큰 아이가 " 엄마는 이럴 때 집요해."한다.
"안 풀리니까 답답하잖아. 너네는 안 답답해?"
둘째가 답한다. "나는 다른 카지노 게임 풀다가 해결될 수 있으니 괜찮은 거지. 엄마는 답답할 수도 있어."
카지노 게임를 풀어보려고 집요하게 매달리는 나와 언젠가 풀리겠지 생각하는 둘째 아이. 문득 나보다 둘째 아이가 더 지혜롭구나 싶어진다.
인생을 살다 보면 어찌해보려 해도 풀리지 않는 카지노 게임들이 있다. 풀어 버리고 싶어서 마음이 조급해지고, 해결해 보려 애쓰지만 더 꼬여버리는 카지노 게임들.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답이 없는 카지노 게임들이다. 그럴 때는 안달복달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둬야 한다는 걸 안다. 하지만 그 카지노 게임에 붙들려서 나 자신을 들들 볶으면서 괴롭힌다.
내버려 두기
가끔은 저기 널린 빨래처럼
바람에 몸을 맡기고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나를 내버려 둘 줄도 알아야 한다.
- 어른인 척, 이진이
그래 내버려 두자. 저기 널려 흔들리는 빨래처럼, 흔들려도 피어나는 들꽃처럼, 내 삶의 자잘한 카지노 게임들을 그냥 두자. 어느 날 갑자기 번뜩 해결 방법이 떠오를 수도 있잖아. 해결 방법이 떠오르지 않으면 또 어떤가. 그건 내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카지노 게임인 거다.
며칠 후 둘째 아이는 카지노 게임를 풀었다. 다른 카지노 게임를 풀다 보니 방법을 알게 되었단다. 아이 말이 맞았다. 나는 아이에게 어떻게 풀었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이 카지노 게임는 아이의 카지노 게임이니, 아이가 풀었다면 된 거다. 대신 자신의 힘으로 끙끙거리며 공부를 하는 아이에게 온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주었다. 아이도 아이의 삶에서 풀리지 않는 카지노 게임를 만났을 때 내버려 둘 수 있는 여유를 가지길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