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천개의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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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요일 Apr 05. 2025

대림역 1번칸 대기만 3카지노 게임 추천

대한민국 교사로 살아남기

오늘은 소풍날

새벽 4시에 눈이떠진다. 미처 못 들은 연수가생각나 로그인한다.'현장체험학습 인솔교사를 위한 의무 원격연수'7시까지 듣고시험까지끝낸다.갯벌에서,숙소에서,화재현장에서,지진상황에서 평생 한번 을까 말까 한 모든 재해에카지노 게임 추천들을 인솔하는교사는 현명하고 빠르고정확하게대처해야 한다는무쇠처럼무겁게다가온다. 그래도카지노 게임 추천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기본적인 업무를거스를수는 없다. 아무사고 없이 돌아오길 기도하며 출근준비를 한다.


임무는

담임교사는아니지만환승역에 먼저 도착해서카지노 게임 추천들이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평소 출근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해서 아이들을 기다린다. 저멀리서 익숙한 얼굴들이 보인다. 많은 인파 속에서도 본능적으로 아이들을 알아본다.카지노 게임 추천들도 용케 선생님을 찾아내반갑게 인사를 한다. 같이 지낸 카지노 게임 추천이 무섭긴 하다.한 카지노 게임 추천지났을까. 카지노 게임 추천들이 약속장소인 롯데월드에거의다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같이 대기하던 선생님과 뒤늦게 잠실로 향한다.


평화로운 카지노 게임 추천

평일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는 놀이공원.답답하다. 아무것도 안 하고 도착하기만 했는데벌써 피곤하고.카지노 게임 추천들이 놀이기구를 다 탈 수 있을까 괜한걱정까지.무색하게도마주치는 카지노 게임 추천들의 모습은너무신나 보인다.나름놀고 즐기는 카지노 게임 추천들 모습에 안심하며선생님들과 카지노 게임 추천들을 기다리는 동안 대통령 탄핵 선고 결과를 기다린다. 최종 결정소식을 듣고 그간 긴장하고 조린 가슴을 쓸어내린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점심도 먹고 차도 한잔 마시는평화로운 카지노 게임 추천이 흐른다.어느덧 해산할 카지노 게임 추천, 담임선생님들은 아이들의 출결을 확인하고 지하철에 태워 보내고 사고 없이 끝났음에 잠시한 숨 돌린다.



쉽지 않은 퇴근길


선생님. 00 이가 지하철에서 못 내렸어요.




동료샘들돌아오는 길, 옆자리 샘의 폰이 울린다. 담임반 아이의 전화다. 같은 조 친구 중 한 명이 지하철에서 잠이 들어서흔들어 깨우고 후다닥 내렸는데, 문이닫히고 내려서보니 그 친구가없었다고. 비상상황이다. 담임선생님이 지하철에서 못 내린 S에게 보이스톡, 문자, 통화시도를 했지만 안된다. 10번 넘게 통화시도를하다 다시전화를 해보니전화기가 꺼진 상태. 같은 조아이들에게 물으니 롯데월드에서도 S가무음으로 해놔서 찾기 힘들었다고. 평소 잠이 많아서 한번 잠들면 깨기 힘들다는어머님의이야기도 퍼뜩 떠오른 담임인H교사는걱정이 태산. 담임선생님은 학부모님께 즉시 사실을 알리고 아이에게함께연락해 주십사 부탁한다.



어떡해야 하나

지하철 역 벤치에앉아 고민하다가 지하철 민원실에 통화를 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번호를 찾아 통화해 본다.몇 번의 시도 끝에 연결된직원, 잠실에서지하철을 탄카지노 게임 추천과탑승한 칸을말하자 내선순환 지하철이니 지금도착한지하철역역사 직원에게 연락해서 아이를 찾아봐 주겠다고 한다.H교사는 고맙다고 말하고 다시 전화가 오길 기다린다. 한데 설상가상으로 H교사의 배터리는 20%밖에 안 남아 있는 상황. 마침 도착한 학년부장 J교사는 5%만 남았다. 나는 다행히 60% 정도 남아 있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셋이 운명의 공동체가 되어 한 팀으로 움직인다. 아이를 찾는데 모든 지식과 지혜를 총동원한다. 20~30분을 기다린 후 울리는 전화벨, 아이를 못찾았다는 직원의 대답에 머릿속에 까매진다. 하지만 카지노 게임 추천가 탄 열차번호는 얻었다.



지하철구원자


안녕하세요. 기사님.
혹시 이 번호의 지하철이
언제쯤 오는지 알 수 있을까요?



마침, '도시철도공사'이름표를 붙인 점퍼를 입은 남자분이 눈에 들어온다. 대뜸 다가가 상황을 설명하고 알아본 번호의 지하철이 언제 도착하는지 여쭤본다.3번째 도착하는열차라는 정보를 얻고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그런데 잠시 후, 역사직원이 우리를 다시 찾아왔다. 우리가 타야 할 차가 3번째가 아니고 2번째라고. 순서가 잘못된 걸 알고 좀 전에 만났던기사님이 따로 연락하셔서 다른 직원이 헐레벌떡 뛰어올라와 알려주신 것이다. 정말 고마운 분들이다. 황급히 교사 3명이탑승위치를 정하고 열차가 오기를기다린다. 마침 들어오는 열차에 재빠르게올라타서좁은 통로를 헤치며아이를 찾는다.몇 정거장이나 지나치며 열차를 훑어봤는데도 익은 얼굴은 없다. 때마침 퇴근 시간이라 열차 안의 사람들로 꽉 차있어 움직이는것이 더욱어렵다. 교사 3명이 일렬로 지나가며 연신 죄송하다 말하며사람들 사이에길을 내며아이를 찾는다.


허탈한 마음


아이가 내렸나 보다.
어디로 갔을까.



곤히 자고 있었으면 오히려 괜찮았을 텐데. 방전된 폰에 낯선 곳에 내려 방황할 아이를 생각하니 더욱 걱정이 된다. 옆에 있는 H교사는 푹 꺼진 눈을 하고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다시 전화를 건다. 아이 엄마에게 상황을 설명한다. 경찰에라도 알려야 하지 않나 말하는데 황급히 전화를 끊는다. 아이 엄마가 다른 곳에서 전화가 와서 끊어야 했다고. 그런데교사 H의 표정이 어둡다. 어머니가 선생님과 같은 조 아이들에게 자신의 아이를 챙기지 못한 서운함을 내비치셨다고. H교사는 속상하고 걱정되는 마음에 얼굴빛이 더욱 어둡다.

잠시 후, 또다시 울린 전화벨.




반가운 연락


아. 네. 어머님.
아. 그래요. 다행이네요.
다시 전화하셔서 거기가
어딘지 알아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가 전화를 했다는 어머님의 말씀. 내용을 들어보니 아이는 내선순환 열차를 타고 자다가 한 바퀴 돌고 잠실역에다시 도착했을 때잠이 깼다고. 황급히 내린 카지노 게임 추천는 전화기 배터리가 없는 걸 알고 주변을 배회하다 근처 주민센터를 찾아가 전화를 했다고 한다. 휴~다행이다. 거의 3, 4 시간만의 연락이다. 엄마는 택시를 태워서 아이를 보내라고 직원에게 말했지만 직원은 아이혼자 택시는 위험할 것 같다며 8시까지 기다릴 테니 아이를 데리러 오라고 했다고 한다. 정말 고마운 분이다.



평범한 공무원의위대한 임무수행

열차번호를 알려주고 변경된 열차 순서까지 따로 연락해서 알려주신 지하철 기사님. 아이가 엄마와 연락할 수 있도록 전화를 빌려주고 부모가 올 때까지 기다려준 주민센터 직원, 아이들의 하교지도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아이를 찾아 헤맨 교사 3인. 모두의 배려와 봉사가 빛났던 하루였다. 속상한 마음에 서운함을말했던 아이의 엄마는 뒤늦게 고마움과 죄송한 마음을 내비치셨다. 최선을 다해 임무를 다해도 더 큰 책임과 오해로 속앓이를 많이 했던 교사 3인은 긴장이 풀리며 다행이라고 일제히 말했다. 늦은 귀갓길에 교사 3인은 콩비지에 막걸리 한잔을 했다. 그날따라 달콤하게 넘어가는 막걸리의 맛은 해피엔딩으로 끝난 체험학습의 맛이리라.


늦은 밤 피곤한데 정신은 또렷해진다.파면선고문을 또박또박 다시 들으니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다.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이 국민을 지켜야 한다는 당연한 의무를 저버리고 국회와 시민을 공격한 그를 파면시키는 데 왜 그리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국민이 준 권한을 남용하여 법을 어긴 사람의 권한을 빼앗아야 다는 당연한 선고문 앞에 눈물이 아른 거린다.옳을 일은 하고낮은 곳에서 최선을 다해 책임을 다하고도 비상식적인 잣대로 무고한 사람들을 죄인으로 몰고 갔던 억울한 사건들이, 불편했던 시간이 떠올라서였을까. 아이의 무사귀환과 상식과 이성이 살아있는 파면 선고문의 통쾌함에 밤새 뒤척이다 잠든다.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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