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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 Way Feb 25. 2025

카지노 게임 사이트 버리는 중입니다.

며칠째 방 하나가 엉망이다.

얼마 전에 졸업한 울 아들의 졸업 앨범과 학사 학위증을 책장에 꽂고 싶었을 뿐인데, 그게 지금 며칠째 방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




아이가 대학생이 된 그 해, 우리는 신축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새 집엔 빌트인가구들이 많아 웬만한 건 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고 이사를 왔지만, 커다란 책상과 책장은 그대로 들고 왔다.

대학을 간 아이가 집에 자주 내려오진 못할 테지만, 우리는 아이의 공부방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제는 공부방보다는 컴퓨터 방이라고 부르는 이 방엔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과 커다란 책상이 놓여 있다. 그리고 이 방은 이제 대부분내가 글을 쓰거나 강의를 준비하는 곳으로 사용 중이다.


그런데, 책장이 문제였다.


한쪽 벽면 전체를 책장으로 채웠음에도 부족했다.

이사 올 때 책도 정말 많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고(중고 판매 & 나눔 & 재활용 쓰레기 처리)왔건만 뭐가 문제인지...


시작은 제일 위칸 우리의 학석박사 학위증과 아이의 학사 학위증을 한데 모아 두는 데서부터였다.

가득 있던 곳에 아이의 학사 학위증을 하나 꽂는 순간,도미노처럼 남은 책들이 다음 칸, 또 다음 칸으로 밀려나면서점점 책장에 꽂히지 못한 책들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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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이래 가지고는 안 되겠는데? 여기만 좀 어떻게 정리를 새로 해볼까?'


그러다 생각이 났다.

이사를 하고 난 후에도 정리하지 못해 상자 안에 그대로 처박혀 있던 앨범들과 여러 가지 잡동사니들이...


'이왕 이렇게 된 거, 제대로 함 정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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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며칠째 이러고 있는 이유다.


이사한 지 4년 만에 열어본 상자 안에는 정말 소중한 추억도 있었지만, 이걸 왜 여기까지 끌고 왔나 싶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도 가득 들어 있었다.


내가 아주 꼬맹이때부터 쓰던 일기장, 친구들과 나누었던 우정 편지, 대학 동문 선배들과 주고받았던 위문편지, 울 신랑과 주고받았던 연애편지, 그리고 10년도 훨씬 넘은 고지서와 영수증들...

거기다, 울 신랑 몫의 것들도 있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낯선 이름(여자인 것 같은데...)의 사람과 주고받은 편지, 병장 만기 제대하면서 받은 것 같은롤링페이퍼, 어린 시절 사진들...


정리를 하면 할수록 추억과 카지노 게임 사이트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시간은 자꾸 흐르는데 정리해야 할 것들의 양도 늘어났고, 버려야겠다고 결심한 쓰레기들도 늘어났다.




"왜 정리가 안되고 점점 뭐가 많아지는 것 같지?"

퇴근한 남편이 초췌해진 나와 방을 보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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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당신 물건들도 많은데, 좀 봐주면 좋겠는데."

"다 버려."

"뭔 줄 알고?"

"옛 물건이겠지. 그리고, 지금까지 한 번도 찾아보지 않았고, 기억조차 없다면 그냥 버려도 되는 물건이지 않을까?"


나는 내 물건을 정리하면서도 '버릴까? 남겨둘까?'로 계속 고민을 했는데, 울 신랑은 너무 명쾌했다.


울 신랑 말을 듣고 나서 아직 정리가 덜 끝난 너저분한 방을 둘러보니, 내가 지금까지 고민했던 건 추억보다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앞에서였다는 것을깨달았다.

추억이라고 확신하는 것들은 이미 정리수납 상자 안에 들어가 있었고, "버릴까? 남겨둘까?"로 고민하던 것들은 죄다 버려도 그만인 카지노 게임 사이트 덩어리들이었던 것이다.


이미 "현재"의 것들로 가득 차 있는 책장에 과거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어쩌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었다니...




오늘, 또다시 방을 정리하고 있다.

이번엔 확실하게 추억과 카지노 게임 사이트 구분하여 카지노 게임 사이트 버리는 중이다.

며칠 전보다는 속도가 붙는 느낌이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긴 멀다.


이 정리의 끝, 있긴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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