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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 Way May 02. 2025

카지노 게임 제일 쉬웠어.

"아니~~, 내 말을끝까지 들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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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초등학교 동창생들과연락이 닿았다.

원래부터 간헐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몇몇 친구들을 더 모아 단톡방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했지만 작은 지역의 동네 친구들이다 보니 사실상 대부분이 중고등학교 동창이기도 했고, 심지어 대학동기도 있었다.

단톡방에 모인 친구들 중에는 초등학교 졸업 이후연락 없이 지내던동창들까지 있다 보니 반가움과 궁금증이 기긴 했다.친구들도 그랬는지열댓 명이 모인 단톡방은 반가움에 서로의 안부를 묻느라 불이 날 지경이었다.


"진짜 오랜만이다. OO이는 어떻게 지냈어?"

"그래, 나도 OO이가 제일 궁금해."

10대 때 살던 동네를 떠나온 지도 벌써 30년 가까이 되다 보니,친구들이 내 소식을 특히나 궁금해했는데, 내가 대답할 새도없이 대학동기가 불쑥 튀어나와 내 안부를 전했다.


"얘, 박사까지 했어."

(다 지난 박사이야기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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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너 어릴 때도 카지노 게임 좀 했잖아."

"그래서, 지금 뭐 하는데? 교수야?"

"교수는 아니고 강의 나가는 중이래."

(아, 뭐지? 나도 말 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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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따리 장사하는구나?"

(What the f...)


정말, 할 말이 없는 순간이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시간강사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단 한 번도 제자를 가르치는 것에 있어 보따리 장사니 뭐니 하는 생각을 가지고 허투루 해본 적이 없다.애정충만한 마음으로 성심성의껏, 제자들에게 하나라도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지금껏 강단에 서 왔는데, 삶을 부정카지노 게임 듯한 한마디를 보는 순간단톡방친구들에 대한 애정이 한순간 사그라드는 것을 느꼈다.


"야, 보따리 장사는 너무 한 거 아냐?"

"그래. 그 말은 좀 심했다."

"근데, OO이는어떻게 대학원까지 갈 생각을 했어? 난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카지노 게임가 너무 하기 싫던데."


내가 친구들의 대화에 끼어들지 않고눈팅*만 하고 있자, 다른 친구가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대신 대답해 줄 수 없는 질문을했다.

* 눈팅 : 눈 + (chat)ting.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의견을 개진하거나 어떤 활동을 하지 않고 묵묵히 구경만 하거나 염탐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


"글쎄... 난... 카지노 게임 제일 쉬웠어.취미도 특기도 없던 내가 유일하게 할 줄 아는 거라고는 엉덩이 붙이고 앉아하는 카지노 게임뿐이었고,대학에 와서도 업이니 사회생활이니 하는 것들이 극 I형인 내게 두려움이자 불안함이었는데, 대학원 카지노 게임를 하면서 차츰 나이도 먹고 사회도 배우는 기회가 되어서 나에겐 잘 맞았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저랬다.


그런데, "난... 카지노 게임 제일 쉬웠어."라고 쓰고, 다음 문장을 쓰고 있는데, 대학 동기라는 녀석이 냉큼 톡을 날렸다.


"야, 지방국립대 나온 주제에 카지노 게임가 제일 쉬웠다고 말하면,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아놔, 저걸 친구라고...)


얼굴을 보고 카지노 게임 대화가 아니라, 단톡방에 글을 쓰며 카지노 게임 대화인데,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장부터 써서 보낸 건 내 잘못이긴 했다.

하지만, 기다려줄 순 없는 건가?


"아니~~,내 말을끝까지 들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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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제대로 된 설명을 하느라 생각보다 꽤 길게 주절주절 장문의 톡을 썼고, 친구들은 나를 비웃은 친구를 타박했다.


"OO이좀 경솔했다."

"그래. OO이한테 사과해."

"그래, 사과해."


등 떠밀려 사과카지노 게임 애증의 대학동기에게, 나는"그러니까,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니까..."라고 하며 공식적으로는 사과를 받아주었다.


비공식적으로는?

손절이다.




어릴 때는 "카지노 게임 잘하는 것"이 최고였는데,어른이 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보니 "과거에 카지노 게임를 좀 잘했다."는 것은 크게 내세울만한 것이 아닌 것 같다.

세상에는능력자가 너어~무 많다.

꽃꽂이를 잘하시는 , 요리를 잘하시는 ,자산관리를 잘하시는 분, 커리어우먼으로 잘 나가시는 분, 등등.

성격상, 남들과 비교카지노 게임 삶은 살아보지 않아서, 그런 사람들에게 시기질투를 느끼지는 않지만, 항상 그들의능력을 볼 때마다대단하다는 생각은 하면서 살고 있다.


물론, 나도 나름 순간순간 최선의 선택을 했고, 그 선택에 맞춰 충실히 살았으니,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연연하며 후회하고 싶진 않다.

과거에 나는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그나마 상대적으로 카지노 게임가 제일 쉬웠던 게 맞고, 지금 생각해도 카지노 게임보다 편한 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이만큼의 나이까지 살아보니,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느낀다.

어릴 적 추억을 간직한 동기들도 "친구"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다시 한번 더깨달았다.

또한,언제 만났든, 어디서 만났든, 나와 결이 맞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는 것은 새삼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봐, 덕분에, 좋은 교훈 얻었다. 우린 다시 보지 말자고~.)

소심한 성격탓에 말로 뱉진 못했지만, 마음의 소리로다짐했으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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