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기자가 아니더라도 사람 얼굴을 잘 외우지 못한다는 것은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공교롭게도 나는 사람 얼굴을 익히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 애초에 관찰력이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남들에게 크게 관심이 없어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애초에 원인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기도 하다. 내 부주의가 불러일으키는 결과가 중요하다. 가끔은 꽤 민망한 상황이 연출된다. 내가 잘 모르는 후배가 날 보고 먼저 인사를 했을 때, 그쪽이 내비치는 반가움의 반의 반도 못 미치는 어색한 인사만을 되돌려 주고 나면 조금 미안해진다.
사람 얼굴을 잘 못 외워 면구스럽다는 나의 고민은 코로나 시국에 조금 더 짙어졌다. 사람들이 눈 아래쪽을 마스크로 가리다 보니 얼굴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기억하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양쪽 회사의 지침이든 뭐든, 근 2년간 미팅의 횟수 자체가 줄어들다 보니 얼굴을 자주 봐서 익힐 기회도 없다. 점원의 안내를 받고 들어간 식당에서 저 사람이 내가 아는 사람이 맞는지 의심하는 시간을 짧고 강렬하게 보내다 보면, 안 그래도 남들보다 희박하게 가지고 태어난 사회성이 빠르게 휘발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요즘은 고육지책으로, 목소리로만 서로를 알고 있는 취재원을 만날 때면 무조건 전화 통화를 하면서 간다. "과장님, 저 도착했는데 지금 어디쯤에 계세요? ……아, 찾았습니다!" 이럴 때면 번화가 지하철역 출구 앞에 어정쩡하게 서 있다가 "혹시…… 당근이세요?" 같은 걸 묻는 카지노 게임 추천이 된 것 같다. 어정쩡하게 만난 카지노 게임 추천 앞에서 곧장 붙임성 넘치는 사회인의 가면을 뒤집어쓰고 10년 지기는 된 것처럼 군다는 점이 좀 다르긴 하다. "제가 못 알아본 게 절대 아니거든요?"라고 전신으로 어필하려는 이 눈물겨운 몸짓이라니.
물론 매번 통하는 카지노 게임 추천 아니다. 한 번은 취재원과 저녁 약속이 잡힌 식당의 룸으로 들어갔는데, 나는 취재원의 차림새가 전에 봤을 때보다 말쑥해서, 취재원은 내 머리가 전에 봤을 때보다 한층 짧아지고 정돈돼서 서로 낯을 가리고 내외하는 시간이 대략 3분 정도 있었다. 거의 일주일에 한 번은 통화를 하느라 절친 같은 사이였는데도 그랬다. 나를 거의 수양딸처럼 여기는 다른 취재원을 오랜만에 만났을 때도 한 번에 알아보지 못했다. 웃기기도 하고 어처구니없기도 했다.
나와 같은 고충을 느끼는 카지노 게임 추천이 취재원 중에도 분명히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마스크를 안 쓴 내 얼굴이 대문짝만 하게 나온 것으로 설정해 놓았다가 잔잔한 파장(?)을 일으킨 적도 있다. 친구 한 명은 키득거림이 행간에 여실히 묻어나는 말투로 "그거 웃기려고 한 거야?"라고 물었지만, 난 진지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 나름대로의 배려 같은 것이었다.
내성적이고 소심한 사람이 기자질하기 더 팍팍한 시절이다. 더는 마스크로 하관을 가리고 싶지 않은데, 백신을 맞아도 죽지만 않을 뿐이지 걸리기는 할 테니까 아직도 철통같이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