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일어나는 소리에 다가와서 늘 부비적거리던 카지노 게임가 기척도 없이 축 늘어진 것을 발견하고 집 앞 병원으로 내달렸습니다.
중요한 회의가 있는 날
휴가를 낼 수도 없었던 연말 마지막 날
하필 그날 아침이었습니다.
다행히 24시간 진료하던 병원에는 나이 지긋한 당직 할아버지 수의사가 있었습니다. 머리카락은 부스스하고 하얀 비듬이 어깨에 떨어져 있는 의사가 미덥지 못했고 전문의는 10시 이후 출근한다는 말에 일단 입원시키고 퇴근 후 다시 오겠노라 말하고 돌아서려는데 간호사가 불러세웁니다.
보호자님 혹시라도입원 중에 카지노 게임의 호흡이 멈추면 심폐소생술을 할지 말지 서명을 해 주시고 가셔야 합니다.
아. 네..
나라는 인간은 얼마나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인간인지
그 짧은 2초의 순간 진짜 잠시 망설였습니다.
이미 새벽 진료로 50만 원의 비용을 지불했는데 심폐소생술을 하면 30만 원의 추가 비용과 또 그 이후의 처치에 따라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출근하는 길 비들 바들거리는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얼마나 울었는지.. 2초를 망설인 나 자신을 얼마나 원망했는지 모릅니다.하루종일 심장이 터질 듯 조마조마하다가 급히 퇴근을 해 보니 구름이는 다행히 무탈하게 얇은 손에 링거를 꽂고 불안하게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전문의 소견은 장폐착으로 장절제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하필 연말 그 병원에서는 수술이 안된다 해서 서울 다른 큰 병원으로 이송을 해야 했습니다.
힘겹게 야옹거리는 카지노 게임의 손을 한 손으로 잡고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급한 마음에 클랙슨을 울리고 과속을 해가며 서울시내를 달리는그 캄캄한 길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어두운 밤 연말을 즐기려고 어디론가 향하는차들은얼마나 많던지 그 교통정체가얼마나 화기 나던지... 겨우 병원 앞으로 들어서서 급하게 주차하다가 주차기둥에범버를 쫙 갈아버렸습니다.
카지노 게임 보호자님 수술 잘 끝났습니다.
카지노 게임기 장난감 지렁이를삼켰었네요. 위에서 돌면서 계속 수축되다가 이동해서 장을 막아버렸었어요. 다행히 장폐색 되기 전에 오셔서 장 절제는 안 하고 지렁이만 꺼냈어요. 천만다행이네요.
삼키는 버릇이 있는 카지노 게임들은 자꾸 삼키니까 주의하셔야 해요.
회복실로 옮겼습니다. 면회하시면 됩니다.
이틀 후에 퇴원하시면 됩니다.
내일 면회는 오전에 한 번만 가능하시고 퇴원 후에는약 잘 챙겨서 주시고 일주일 후에 내원하시면 됩니다.
2021년 1월 1일 새벽 1시 무슨정신으로 집으로 돌아왔는지 기억도 가물거립니다. 응급수술을 마친 구름 이의 얼굴을 잠시 보고 돌아와서 침대에 쓰러져 버렸습니다. 내 생에 가장 길었던 하루였습니다.
구름이는 철저한 감시 속에서도 잽싸게마스크끈을 씹어먹고 야단을 맞았습니다.
야!!김구름!!
니가 병원에 갖다준 돈이면 건조기를 샀겠다!
밥을 먹으라고!!!
다행히 땅콩사이에서 끈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구름이는 큰 수술을 잘 견디고 튼튼히 자라주었고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카지노 게임가 되었습니다.
요즘도 가끔 급하게 밥 먹고 다 토해내기도 해서 간헐적 단식을 처방받기도 하지만 카지노 게임가 없는 우리 집은 너무 적막하겠지요?오늘도 카지노 게임 와 야옹야옹 대화를 나누고 눈을 맞추고 카지노 게임 옆에서 온기를 느끼며 잠이 듭니다. 사랑해. 구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