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엄마 시점(사춘기 아들과의 카지노 쿠폰 전쟁)
by 유니스 작가
카지노 쿠폰에 눈을 뜨자마자 전장에 나가는 장군처럼 마음을 다잡는다. 문을 여는 순간 벌어질 상황을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한다. 그리고는 비장한 각오를 다진다.
아무 소리도 듣지 말고, 아무것도 보지 말자. 현실을 마주한다면 분명 간신히 잡고 있는 이성의 끈을 놓게 될 게 분명하다. 그러니 최대한 빨리 그곳을 빠져나오자. 절대 뒤를 돌아봐서는 안돼. 잘못하다간 하루를 시작하는 카지노 쿠폰부터 머리에 뚜껑이 열리고 오늘 하루의 기분을 망칠지도 모르니까.
문을 여는 순간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내 집에 이런 냄새가 날 수 있다니... 용납하기 힘들다). 코를 틀어막고 바닥에 널브러진 것들을 피해 발을 디딘다. 그리고 최대한 상냥하게 (남편은 이런 말투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우리 집 막내에 한해서만 나오는 소리다)
우리 귀요미~ 잘 잤어? 어서 일어나자. 카지노 쿠폰도 먹어야지.
이 말을 남기고 난 그 방을 잽싸게 빠져나온다.
코만 막는 게 아니었다. 그냥 두 눈도 질끈 감았어야 하는데 못 볼 꼴을 봐서 내 마음이 상처 입은 것 같다. 아니 이미 섞고 있는지도 모른다. 눈, 코, 귀가 보이지 않고, 맡지도 못하고, 들리지 않아야만 이 시대의 현모가 되겠구나 싶다. 비록 내 눈은 노안이 오긴 했으나 사물은 명확히 보이고, 코는 냄새의 원인을 다 찾아내는 개코며, 귀는 마음의 소리까지도 들을 수 있는 소머즈급이다. 그러니 나는 절대 현모가 될 수가 없는 사람이다. 그래 이번 생은 현모 되기는 글렀다. 현모이기보다 꼰대 카지노 쿠폰가 안 되길 바라는 게 더 쉬울 것 같기도 하다.
시간은 흐르는데 아직도 방에서 아무런 기척이 없다.
속은 부글부글 타오른다. 마음을 다스리려 마음 차분해지는 음악을 틀어도 보지만 여유를 찾을 시간도 없이 손을 바쁘게 놀리며 카지노 쿠폰을 준비한다.
내 귀에는 어떤 음악도 들리지 않는다. 그저 화가 스멀스멀 올라올 뿐이다.
그 밀림 같은 쓰레기장을 여러 번 들락 거리며 나는 말투가 점점 거칠어진다. 간신히 뒤집어쓰고 있던 양의 탈을 중국의 경극과 같이 하나씩 벗기 시작해서 결국은 사나운 사자가 되어 포효한다.
야~~~ 이 새끼 안 일어나. 너 지각한다.
왜 카지노 쿠폰마다 일어나지도 못하면서는 늦게 자는 거야? 밤새 공부라도 했으면 말을 안 하지. 카지노 쿠폰마다 깨우는 것도 한두 번이지! 씻고 나와서 오늘은 카지노 쿠폰 꼭 먹고 가.
결국엔 해버렸다. 20분간의 사투 끝에 양 같은 온순한 카지노 쿠폰이고 싶은 바람과 달리 결국은 화난 사자로 변해서 울부짖고 있었다.
무던하던 입도 카지노 쿠폰에 들어오며 성격만큼이나 까칠해졌다. 아무거나 잘 먹던 저놈의 입은 이제 아침으로 쌀밥은 먹지 않겠단다. 목에 넘어가지 않는다나 뭐라나.
그럼 어쩌라고... 밥도 싫다, 빵도 싫다, 시리얼도 싫다? 그럼 카지노 쿠폰에 뭘 먹겠다는 거냐. 공기라도 마시겠다는 거야? 맘에 안 들면 네가 해서 먹던지 그렇게 안 할 거면 입 닥치고 먹어주면 고맙겠다.
달걀 반숙을 하며 사과를 깎고 두유를 준비한다.
어떤 날은 달걀 프라이를 하고 식빵을 굽고 좋아하는 소시지도 구워서 담아둔다.
싸늘한 날엔 가락국수도 끓여 본다.
프렌치토스트, 야채 토스트도 해보지만 두 번은 싫단다. 메뉴는 중복하지 말라고 한다.
매~일 자기의 취향에 맞게 해 달란다. 아니 자기가 회장님도 아니면서 요구사항도 참 많다. 그리고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저 취향을 알 길이 없다.
요구 사항이 많으면 차린 거 잘 먹기라도 하면 좋겠지만 먹는 것도 깨작거린다.
혹시나 키가 덜 클까 조마조마한 카지노 쿠폰는 어떻게든 아침을 먹여서 보내려고 부단히 노력을 하지만 저 까다로운 아들놈의 입맛을 맞추기는 어렵다. 내가 주방에서 아침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마치 영화 속 부시맨 같이 벌거벗고 허리에 수건만 두른 바짝 마른 시커먼 무언가가 안방을 들락거리며 부산스럽게 다닌다 (머릿결을 위해 D사의 드라이기를 꼭 써야 한단다. 왜 그 짧은 머리의 머릿결을 논한단 말인가 머릿결보다는 심하게 뜯어 놓은 여드름으로 인해 멍게가 된 피부 상태 개선이 더 급선무인 것 같은데 말이다)
잠시 후 "나 간다"
이게 뭔 소리인가? 내가 아침에 세수도 못하고 정신도 못 차린 채 널 얼마나 깨웠는데 그리고 만들어 놓은 메뉴가 뭔지 보지도 않고 간다고?
카지노 쿠폰은 먹고 가야지? 점심시간까지 배 고프잖아
카지노 쿠폰가 늦게 깨웠잖아. 다 카지노 쿠폰 때문이야. 나중에 갔다 와서 먹을 거야
내가 늦게 깨웠다고? (이런 미친놈이 있나.
얼마나 깨웠는데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야, 그리고 너 오늘 얼마나 추운데 왜 그렇게 입고 가는 건데?
귀찮아. 추워도 그냥 참을래"
꽝..............................................(자기 마음의 상태를 대문을 닫는 것으로 표현을 한다)
이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말이다. 카지노 쿠폰으로 해둔 것을 오후 5시가 되어서야 먹겠다고? 그럼 저녁은? 또 이상한 식사를 하겠다는 거야? 영하의 날씨에 후드집업만 걸치고 간다고? 저런 정신 나간 놈을 봤나.
누가 보면 카지노 쿠폰가 신경도 안 쓰는 줄 알겠다. 제발 계절감 있게 옷을 좀 입자.
오늘 또 감기 당첨이다. 이번 감기는 또 얼마나 갈까..... 혹시 코로나 걸리는 건 아니겠지. 누나 곧 고3인데....
(감기는 몸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저만 걸리면 되는데 어찌나 인정스러운지 학교 앞에서 받은 사탕 나눠주듯 우리에게 꼭 나눠준다. 걸리거든 혼자서만 조용히 넘어가주면 좋으련만)
카지노 쿠폰 세수도 못한 채, 던져진 말 폭탄을 맞고 뻥 졌다. 처음 듣는 얘기도 아니다. 하루 이틀 쌓이면 한 번씩 감정이 터지며 몸에 힘이 빠진고 머리가 멍 해진다.
저 녀석은 도대체 나를 뭐라고 생각할까? 궁금해진다.
깨워주는 알람? 하숙집 주인아줌마? 밥 주는 사람? 잔소리 꾼? 공부하라고 하는 사람?
아이에 대한 섭섭한 마음과 함께 아이를 잘 키우려고 미뤄놓았던 것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나의 선택들이 맞았던가? 혹시 나이가 더 들면 후회가 생기지 않을까?
저 녀석은 도대체 언제까지 저럴 거지? 혹시 평생 저러지는 않겠지 아니야 요즘 캥거루족도 많다는데.
저 새끼를 나에게서 떼어놓고 싶다. 누가 대신 잘 키워줄 곳은 없을까?
나라에서 애만 낳으라 할 게 아니라, 저출산 국가에서 내가 중학생까지 키웠으니 이제 좀 맡아줬으면 좋겠다.
이 놈의 카지노 쿠폰 녀석들 다 군대에 보내면 안 될까? 난 대찬성이다. 혹시나 인간이 되어서 돌아오지 않을까? 병사 월급은 없어도 된다. 그저 카지노 쿠폰가 끝날 때까지 내 눈에서 멀리 떨어져서 키워만 준다면 감사하겠다.
그러다 벽에 걸린 아이의 백일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제일 이뻤을 때의 사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고 그때만 생각해도 마음이 몽글몽글 해진다.
녀석이 너무 이뻐서 자다가도 일어나 얼굴을 보고 손을 만지고 엉덩이를 토닥거렸었다. 세상 그렇게 이쁜 존재가 있을 줄이야. 그래, 저 자식이 그렇게나 이쁘던 놈이었지. 미소 하나, 말 한마디로 날 무장해지 시키던 존재 자체만으로 날 행복하게 만들던 천사였어.
사진 한 장이 얼어붙은 내 마음을 눈 녹듯 다 녹여 버렸다.
쓸데없이 귀엽기는 왜 저리 귀여워서는 볼 때마다 모든 걸 잊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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