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도 없이
대학교 3학년이 되니 과친구들은 신방과나 영문과부전공을했다.
여전히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성실회로 덕분에 나도 뭔가 부전공을 하고 싶기는 했는데 신방과나 영문과에는 관심이 가지 않았다.
예전에 대입원서 쓸 때 선생님이 법학과를 추천해 주셨던 것이 생각나면서 불현듯 법학을 부전공해 볼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사법카지노 게임도전~! 따위의 원대한 꿈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내 주제에 무슨.
그냥 왠지 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해보지 않으면 사회에 나와서 다시 접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시간 있을 때이런 공부도 해놓으면 좋지 않겠나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발을 내디뎠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법학이 그리도 재미날 수가 없었다.
원해서 들어간 국문학의 무료함이 아무 생각 없이 시작한 법학의 흥미로움을 배가 시켰다.
재밌으니 열심히 하게 되고 열심히 하다 보니 잘하게 되었다.
중간고사를 치고 난 뒤 형법교수님이 수업시간에 내 이름을 갑자기 호명하시며 뭐 하는 학생이냐고 물어보셨다.
어색하고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부전공하는 학생이라 대답하였더니, 대뜸 법학과 학생들에게 카지노 게임과 학생도 이렇게 열심히 해서 잘하는데 부끄러운 줄 알라며 호통 아닌 호통을 치셨다.
형법 수업을 듣던 수강생 중에서 중간고사 성적이 제일 좋았다고한다.
수업 후 교수님께서 "자네 카지노 게임공부해보지 않겠나" 하시며 어깨를 두드려주셨다.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생으로의첫 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겁도 없이.
물론 대학을 졸업할 즈음에 진로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있긴 했다.
교직이수 후 교생실습까지 마쳐 국어 2급 정교사자격증을 가졌으므로 임용카지노 게임를 쳐서 국어선생님이 될 수도 있었다.
교생실습과 과외 알바를 통해 누군가를가르치는데도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를 가르치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무척이나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며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동시에 너무나 재밌었던 법학공부의 마지막 정점을 찍어보고도 싶었다. 평생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주변에서 만나보지도 못했던 법조인이라는 것이 감히 되어보고 싶었다.
사법시험과 임용시험.
누가 보더라도 임용시험이 더 승산이 있는 길이었다.
어마어마한 수재들이 공부하고
그중의 극소수만 합격한다는 사법카지노 게임.
그것이 가당키나 한 말인가.
스카이도 아닌 지방대,
법대생도 아닌 비법대생,
남자도 아닌 여자가.
흙수저까지는 아니지만 동수저도 되지 않을 듯한 형편 주제에.
그런데 자꾸 꿈꾸어졌다.
심장이 뛰었다.
오랜 기도 끝에 나아갔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과 같은 카지노 게임생의 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