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벽을 이기는 힘
한 번은 하교 길에50원으로 핫도그를 사 먹었는데 떡볶이 카지노 게임 추천가 450원을 거슬러주었다.
바글바글한 아이들 틈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는 누군가가 낸 500원에 대한 거스름돈을 착각하고 나에게 준 것이었다.
눈이 번쩍 뜨였다. 이렇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니...
그때부터 나는 하굣길 아이들이 바글바글한 틈을 타 떡볶이 아줌마에게 450원을받아내는사기를 치기 시작했다.
그 돈으로 슈퍼에 가서 먹고 싶은 과자들을 잔뜩 샀다.
그 과자들을 가져와서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자랑스럽게 꺼내 들고는 먹으라고 주었다.
"누나야 이거 뭐꼬? 이거 다 어디서 났는데?"
세 살 어린 남동생의 물음에 "응 누나야 '있는쟁이' 되었어. 많이 무라"라고 대답하며 초콜릿을 하나 까서 다섯 살 어린 여동생 입에 쏙 넣어주었다.
영문 모르는 두 카지노 게임 추천은 환호성을 지르며 세상을 다 가진듯한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그 얼굴이 사무치게도 좋았다. 카지노 게임 추천 입에 맛있는 뭔가를 넣어주는 게 너무나 좋았다.
이후부터는 적극적으로 돈을 슬쩍했다.
주일날 내 자리 앞에 있던 교회 헌금주머니에서 슬쩍하기도 하고, 줄넘기를 한다고 벗어놓은 친구 윗도리에서 천 원을 슬쩍하기도 했다. 지금도 기억난다. 그 친구 목욕탕 갈 돈이라고 했다.
그 돈을 가져다가 내 저금통에 저금을 하였다.
친하게 지냈던옆집 선영이네에서 천 원을 훔치다가 마침내 들켰고, 엄마한테 빗자루로 많이도두들겨 맞았다.
그때의엄마의 심경은 어땠을까.
빛한점 들지 않는 어두컴컴한 지하실에서, 고작 35살밖에 되지 않았던, 그녀는 정신력 하나로 이 꽉 깨물고 살았을 터인데 착한 줄 알았던 딸년이 도둑질을 하고 있었으니, 아마 세상 살기 싫지 않았을까 싶다.
87년 1월이었을까. 86년 12월이었을까.
하굣길에 슈퍼에 들어갔는데 아줌마가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었다.
기회다 싶어 신발주머니에 과자들을 쓸어 넣었다.
이 과자들을 동생들 앞에 쏟아부으면 "누나야 오늘도 '있는쟁이'가?"라며 환호성 지를 동생들 생각에 행복했다. 그러나 그 행복도 잠시, 슈퍼아줌마는 태연한 척하며 계산대 앞에 서 있던 내 손에서 신발주머니를 낚아챘고 나를 노려보며 과자를 하나씩 하나씩 꺼내놓기 시작했다.
슈퍼 아줌마는 방 안에서 반사경을 통하여 과자들을 신주머니에 쓸어 넣고 있던 나를 모두 보고 있었던 것이다.
끊임없이 나오는 과자들의 개수만큼이나 나는 점점 쫄아들어갔다.
과자를 모두 꺼낸 아주머니는 나를 매서운 눈으로 노려보았다.
'이제 어떡하지? 이 많은 걸 훔쳤으니 경찰서에 끌려가는 건가? 나 감옥 가는 건가? 어떡하지? 어떡해...'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 짧은 찰나가 천년 같았다. 지금도 그 떨어져 나갈 듯이 뜨거웠던 귓바퀴가 선연하게 기억이 난다.
"니왜 이렇게 과자를 많이 훔칬노?" 아줌마의 얼음짱처럼 차가운 물음에 벌벌 떨면서 "동생들 줄려고요..."라고 대답했다.
"동생들 줄려고 훔칬다고? 왜 엄마가 용돈안주나?"
"네. 사실은 동생도 주고 저도 먹고 싶었어요. 먹고 싶은 건 많은데 돈이없어요."
카지노 게임 추천의 눈빛이 변했다.
"착하고 똑똑하게 생겼는데 와그랬노? 니같이 먹고 싶다고 다 훔쳐가삐면 카지노 게임 추천 같은 사람은 어떻게 먹고사노. 그라믄 안 된다. 알겠제? 이거 갖고 가서 동생들이랑 나눠먹고 앞으로는 절대 남의 물건에 손대지 않기로 아줌마랑 약속하자."
그리고서는 내 손에 초코바 3개를 쥐어주셨다.
그때부터였다. 내가 남의 물건에 손을 대지 못하게 된 것이...
질긴 껌처럼 내게 들러붙어 있던 도벽이 힘없이 떨어져 나뒹굴어져 갔다.
그래서 나는 절도범 소년재판을 할 때마다 그 아이들 모습 속에서 오래전 내 모습을 본다.
이 아이들도 내가 만났던 그 슈퍼아줌마 같은 사람을 만났다면 다르지 않았을까.
나도 그 슈퍼아줌마 같은 분이 아니라,
전부터 물건이 많이 없어지더니만 니가 다 훔쳐간 거제 라며 모든 피해를 덤탱이 씌우고 겁박하는 비겁한 어른을 만났다면,
경찰서로 끌려갔다면,
나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아이들은 단순하지만 명료하다.
예상치도 않았던 하나의 신박한 경험이 동기가 되어 훔치고 사기 친다.
그러나 예상치 않았던 따뜻함이 적셔지면 아이들은 다시 맑아진다. 다만 그 시기가 너무 늦어지면 돌아오는 길이 지난해질 뿐이다.
처음부터 괴물로 태어나는 아이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