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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위에 내리는 비 Mar 28. 2025

목우씨의 긁적긁적(86)

제86화 : 잃어버린 지평선 - 카지노 가입 쿠폰 -

* 잃어버린 지평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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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제 일어나 가리라, 이니스프리로 가리라
가서 진흙과 욋가지로 조그만 오두막 한 채 지으리라
아홉 이랑 콩밭 일구고, 꿀벌통 하나 두고
벌떼 소리 울려 퍼지는 숲 속 빈터에서 혼자 살리라"

고2 시절, '윌리엄 B 예이츠'의 [이니스프리의 호수섬(湖島)]을 배울 그때 국어선생님은 얼마나 감성 있게 이 시를 해설했는지 18살 소년의 머릿속을 오랫동안 지배했다. 그때부터 이니스프리는 '유토피아' '무릉도원'과 같은 이상향으로 새겨졌는데, EBS [세계테마기행]을 보다가 이니스프리와 닮은 곳 한 곳을 발견했다. 그곳은 바로 "카지노 가입 쿠폰(Shangri-La)"


카지노 가입 쿠폰(흑룡담에서 바라본 옥룡설산)



지난 며칠간 '윈난성(雲南省) 투어'란 이름의 여행을 다녀왔다. 벗으로부터 처음 권유받았을 때는 시큰둥했으나 그 속에서 한 곳을 보곤 바로 승낙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티베트말이건만 이미 세계적인 보통명사로 인식돼 그만큼 듣는 순간 각인되는 이름이다. 이곳은 미국 작가 제임스 힐튼의 [잃어버린 지평선]에 나온다.

이름(지명) 하나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카지노 가입 쿠폰를 통해 알 수 있다. 이름 자체가 신비로워 누구나 가보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기에. '정끝별'이란 시인을 좋아한다. 아버지가 '끝에 가선 별이 되어라'란 뜻으로 붙인 이 이름 때문에 처음 그녀 시를 만나는 순간 팬이 되었다.

몇 군데 관광지를 거쳐 ‘카지노 가입 쿠폰’라 이름 붙은 곳에 이르러 버스를 세웠다. 그리고 다들 화들짝 놀랐다. 이곳이 카지노 가입 쿠폰라니! [잃어버린 지평선]에서, 중국인들의 글에서 그리도 갈망했던 곳이 여기란 말인가. ‘아득히 넓은 풀밭’, 그래 이 표현만 붙일 뿐 더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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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가입 쿠폰(카지노 가입 쿠폰라 이름 붙은 곳의 현재)



그랬다. 원래 비 내리면 호수가 되어 카지노 가입 쿠폰란 이름에 근접하는 곳이 되는지 몰라도 내 눈에 띈 그곳은 황량한 벌판에,관광객들 호주머니를 노려 말 태워주며 돈 버는 사람과 시설만 있을 뿐, 여기 와서 살고 싶다는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곳은 전혀 아니었다.

오죽했으면 가이드가 "여기 내려 사진이라도 찍고 갈까요, 아니면 그냥 갈까요?" 하는 말에 내리자는 일행의 말 한마디 없었으니. 나도 마찬가지. 하도 아쉬워 그곳에 좀 머물고 싶었으나 다들 떠나길 원하는 눈친데 나만 혼자 "그래도 한 번 둘러봅시다." 하는 말 내뱉기는...

카지노 가입 쿠폰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 마치 초등학교 시절 짝사랑하던 이쁜 소녀를 수십 년이 지나 할머니 돼 만나면 쭈글쭈글한 얼굴에 잘 익어 펑퍼짐한 아낙을 본 기분이랄까. 차라리 만나지 않았으면 그 환상을 오래 지니고 있으련만. 카지노 가입 쿠폰는 그렇게 남았다. 오지 않았으면 소설 속의 이미지가 오래 남았으련만.


(여강고성에서)



카지노 가입 쿠폰에 대한 실망을 안고 다음 찾아간 곳이 옥룡설산이다. 중국에는 눈 덮인 산, 설산(雪山)이 여럿 있다. 그 가운데 으뜸은 옥룡설산이다.아 물론 전문 등산가들은 달리 말하겠지만. 이 말은 옥룡설산이 가장 높진 않으나 일반인에게 인기 있으며, 그만큼 아름답다는 말이다.

옥룡설산(5,596m)은 전생에 덕을 쌓은 이들에게만 얼굴을 보여준다고 한다. 워낙 산 위 날씨가 변덕스러워 나온 말이리라. 그런 점에서 우리 일행은 운이 좋았다 할까. 아니면 다들 전생에 덕을 쌓았다고 할까. 그 고운 얼굴 실컷 보았으니까 말이다.

옥룡설산의 장엄함과 어여쁨은 여러 여행객의 여행기나 사진을 통해 봤을 테니 그러한 언급은 피한다. 3,356m 지점에 이르러 케이블카를 타고 옥룡설산을 한눈에 바라보는 빙천공원(4,506m)에 올랐을 때 내 눈에 담긴 건 은빛 보석의 잔치. 아니다. 은빛 사이사이로 검은 절벽이 살짝살짝 내보이니 더욱 좋다.


(옥룡설산)



3월 말임에도 눈은 그대로다. 아니 어저께 눈이 많이 와 170m 더 위인 표지석(4,680m)까지 못 가게 통제를 해 아쉬울 뿐. 왜 산 이름에 옥룡(玉龍)이란 이름이 붙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하얀 용들의 용틀임. 그래 바로 하얀 용들의 산이요, 하얀 용들의 나라가 펼쳐져 있으니까.
스멀스멀 골속을 파고드는 고산증에 산소통으론 부족하다 싶어 아쉬움을 뒤로하고 설산을 내려왔다. 그리고 이어진 투어. 거기서 내려와 설산을 보는 곳에 오니 작은 호수가 보여 거기로 갔다. 입구에 붙은 이름 보니 옥액호(玉液湖). '옥빛 물이 담긴 호수'

그래 비췻빛 물이 찰방찰방 담겨 환상을 가져다주는 호수였다. 그 고움에 눈을 주다 문득 호수를 다시 보았다. 아 그런데 호수가 옥룡설산을 담고 있지 않은가. 세상에! 이 작은 호수가 설산을 품어 안다니. 그래 그랬다. 사실 조금 좁아 호수라 이름 붙이기엔 뭣한 그런 물에 그 높고 거대한 설산이 담기다니. 그 어여쁨에 사진 잘 찍지 않는 내가 휴대폰을 꺼냈다.


(설산 담은 옥액호)



이 호수에 목욕하는 여인은 선녀 아니면 불가능할 테고, 물고기는 용이 되어 설산을 타고 하늘로 오르려 애쓰는 이무기일 테고, 치솟은 나무에 열리는 복숭아는 천도복숭아가 분명할 터. 그럼 가끔씩 들러 세수하고 가는 토끼는 달에서 방아 찧던 옥토끼가 됨직하고.
나는 거기서 제임스 힐튼이 상상한 카지노 가입 쿠폰가 어제 본 그곳이 아니라 바로 여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니 힐튼만 아닌 이상향을 그리는 모두가 꿈꾸던 카지노 가입 쿠폰가 바로 여기라는. 이런 곳이라야 카지노 가입 쿠폰에 딱 들어맞지 않은가. 그러니 중국인들이 위치를 잘못 정했다고 확신했다. 그곳 아닌 바라만 보고 있어도 평화가 그득그득 차는 이곳이 카지노 가입 쿠폰라고.


(차마고도의 한 작은 부분 '관음폭포')



다음 관광지로 돌아가는 길에 어제 본 엉터리 카지노 가입 쿠폰, 물이 말라빠진 카지노 가입 쿠폰를 지나치게 되었다. 애초 워낙 실망이 컸던 터라 또 보기 싫어 고개를 돌렸다. 자려는 의도보다 배신감(?)에 일부러 눈을 감았다고 할까.
헌데 눈을 감자마자 묘한 영상이 펼쳐진다. 말타기 체험장과 군데군데 현대식 건물이 지워지고 옥빛 호수로 바뀐.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이미 그곳은 지나가 보이지 않았고 아스팔트와 그 위를 달리는 자동차 굉음과 도롯가에 우뚝 솟은 건물만 보일 뿐.

다시 눈을 감자 내가 만들어놓은 새로운 영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한가운데엔 옥빛 호수가, 주변엔 사슴과 야크가 노닐고, 가지가지 아름드리나무가 에워싼. 이상하다, 눈을 뜨면 없어지고 눈을 감으면 다시 영상이 나타나니. 그러니까 내가 바라는 카지노 가입 쿠폰는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음이 분명하다.


(호랑이가 한 발 딛고 건넜다는 '호도협')



사실 옥액호에서 본 카지노 가입 쿠폰든 내 상상 속의 그곳이든 그림으로나 사진으로는 완벽할지 몰라도 사람이 살기엔 부족하다. 나무와 풀이 무성하고, 말과 소와 양이 마음껏 풀 뜯고, 개울물이 졸졸졸 소리 내며 흘러가고, 때맞춰 산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이런 곳은 사진이나 그림으로는 만족스러워도 내가 사는 곳, 내가 살아야 하는 곳은 어차피 사람과 사람이 삐대며 사는 곳 아닌가. 그래서 제임스 힐튼은 자기 소설에서 "카지노 가입 쿠폰"라는 이상향을 만들었으리라. 그런 곳이 있었으면 하는 욕심보다 그런 세상을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가 [잃어버린 지평선]에서 상정한 카지노 가입 쿠폰는 하나의 종교만 아닌 여러 종교가 섞여 살기에 자기 종교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없고, 거기 사람들은 모두 평화를 사랑하기에 갈등과 분쟁이 없고, 마음속 근심이 적다 보니 무병장수로 오래 사는 지상낙원 아닌가.


(인상여강쇼, 멀리 옥룡설산이 보임)



사실 이런 세계는 그 어느 지역에도 없다. 아니 그 어느 지역에도 있다. 우리네 마음이 만들어내니까. 우리들 소원이 모아 만들어내면 가능하다. 그곳이 옥룡설산이나 카지노 가입 쿠폰라 이름 붙인 곳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다면 거기가 바로 이상향 아닌가.


<뱀의 발(蛇足)

이번 여행을 몇 마디로 정의하면 ‘참 좋은 여행’ ‘다시 가고픈 여행’ ‘오래 기억에 남을 여행’으로 새긴다. 글 속에 다 넣지 못해 카지노 가입 쿠폰와 옥룡설산만 소개돼 있지만 그 밖에도 소개할 곳이 아주 많다.
대리국의 상징인 ‘삼탑사’, 짧은 시간이었지만 ‘차마고도의 진수’를 맛보았고, 호랑이가 발을 딛고 금사강 건넜다 하여 붙여진 ‘호도협’, 옥룡설산 아래 야외공연장에 펼쳐진 장예모 감독 연출의 ‘인상여강쇼’, 국보급 벽화가 수두룩한 ‘백사벽화’, 나시족의 종교적 성지 ‘동파만신원’


(석회암이 만들어낸 환상의 '석림')



그리고 여러 성(城) 가운데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여강고성’, 설산 전경을 바라보는 위치에 만들어진 ‘흑룡담’, 신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크고 작은 석회암 바위가 숲을 이룬 대소석림, 카르스트 종유석이 황홀한 ‘구향동굴’
이런 숱한 아름다운 볼거리뿐일까. 볼거리에 못지않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여행이었다. 마음 맞으면 벗이 된다. 벗이 좋고도 참 좋다. 만나서 좋고 얘기 나눠서 좋고, 함께 해서 더욱 좋다.

카지노 가입 쿠폰를 만나지 못했지만 만나는 방법 알게 됐으니 그런 즐거움이 참 기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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