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편 : 류시화 시인의 되새 떼를 카지노 게임 추천
@. 오늘은 류시화 시인의 시를 배달합니다.
되새 떼를 카지노 게임 추천
류시화
잘못 살고 있다고 느낄 때
바람을 신으로 모신 유목민들을 카지노 게임 추천
별들이 길을 잃을까 봐 피라미드를 세운 이들을 카지노 게임 추천
수백 년 걸려
불과 얼음을 거쳐 온 치료의 돌을 카지노 게임 추천
터질 듯한 부레로 거대한 고독과 싸우는 심해어를 카지노 게임 추천
여자 바람과 남자 바람 돌아다니는 북극의 흰 가슴과
히말라야 골짜기 돌에 차이는 나귀의 발굽소리를 카지노 게임 추천
생이 계속되는 동안은 눈을 맞을 어린 꽃나무를 카지노 게임 추천
잘못 살고 있다고 느낄 때
오두막이 불타니 달이 보인다고 쓴 시인을 카지노 게임 추천
내 안에서 퍼붓는 비를 맞으며 자라는 청보리를 카지노 게임 추천
사랑하지 않고 상처받지 않는 사람보다
사랑하고 상처받는 사람을 카지노 게임 추천
불이 태우는 것은 나무가 아니라 자신의 심장이라는 것을 카지노 게임 추천
깃 가장자리가 닳은 되새 떼의 날갯짓을 카지노 게임 추천
뭉툭한 두 손 외에는 아무 도구 없이
그해의 첫 연어를 잡으러 가는 곰을 카지노 게임 추천
새의 폐 속에 들어갔던 공기가 내 폐에 들어온다는 것을 카지노 게임 추천
잘못 살고 있다고 느낄 때
겨울바람 속에 반성문 쓰고 있는 콩꼬투리를 카지노 게임 추천
가슴에 줄무늬 긋고서 기다림의 자세 고쳐 앉는 말똥가리를 카지노 게임 추천
가난한 사람들의 손에서 손으로 건네지면서
둥근 테두리가 마모되는 동전을 카지노 게임 추천
해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질문을 던지기 위해
이곳에 왔음을 카지노 게임 추천
-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2012년)
*. 되새 : 10월 초에서 5월까지 관찰되는 참새 크기의 겨울철새.
#. 류시화 시인(본명 안재찬, 1958년생) : 충북 옥천 출신으로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새삼 소개가 필요 없는, 글 쓰는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책이 팔렸으며, 가장 좋아하는 시인 설문조사에서 언제나 상위권을 차지함.
<함께 나누기
가끔씩 '내가 잘못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 있을까요. 늘 잘못 저지르고 후회하고 반성함이 평범한 사람의 일일 겁니다.다음에 다시는 그런 잘못 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 뒤 저지르고. 또또또 저지르고...
오늘 시는 해설 없이 그냥 읽는 게 좋습니다. 원래 시는 읽는 순간 내게 다가온 순수한 소리를 들음이 최고의 감상이니까요. 그래도 구절 하나하나의 뜻 새기고 싶은 분만 아래로 내려가시길. 제 마음대로 파헤쳤으니 대충 그렇구나 하며 읽으십시오.
"잘못 살고 있다고 느낄 때 / 바람을 신으로 모신 유목민들을 카지노 게임 추천"
유목민에게 황량한 사막이나 평원에 불어오는 바람은 아주 위험한 적이라 하겠습니다. 해서 할 수만 있다면 싸워 물리치려 애쓸 겁니다. 허나 그들은 알고 있습니다. 바람은 자기들 힘으로 도저히 이겨낼 상대가 아님을. 그래서 저항하는 대신 신으로 모시고 섬깁니다. 나름 현명한 선택 아닐까요.
"별들이 길을 잃을까 봐 피라미드를 세운 이들을 카지노 게임 추천"
"터질 듯한 부레로 거대한 고독과 싸우는 심해어를 카지노 게임 추천"
이 두 시행에서 시인은 별들에게 길잡이로 피라미드를 세운 이들을, 깊은 바닷속 거대한 고독과 싸우는 심해어를 생각하면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앞행), 나보다 더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려는 존재가 있음을 생각하면(뒤) 되지 않을까요.
"수백 년 걸려 / 불과 얼음을 거쳐 온 치료의 돌을 카지노 게임 추천"
하나의 평범한 돌이 치료의 영성(靈性)을 지니려면 불과 얼음을 거쳐야 합니다. 불과 얼음은 단련의 과정일 터. 다이아몬드와 숯은 같은 탄소(C) 구조로 돼 있지만 숯과 달리 다이아가 되기 위해선 엄청난 고열(熱)과 고압(壓)의 단련이 필요합니다.
"여자 바람과 남자 바람 돌아다니는 북극의 흰 가슴과 / 히말라야 골짜기 돌에 차이는 나귀의 발굽소리를 카지노 게임 추천"
'북극의 흰가슴'을 얼음과 눈으로 하얗게 덮인 땅에 비유했다면, 북극엔 동토로 만들어버리는 마치 바람난 남녀처럼 된바람이 휘몰아칩니다. 잘못 살고 있다 느낄 때는 히말라야 골짜기의 거친 돌밭을 거침없이 헤쳐나가는 나귀의 발굽소리를 생각해 보십시오.
"오두막이 불타니 달이 보인다고 쓴 시인을 카지노 게임 추천"
왜 류시화 시가 대중에게 읽히는지 잘 보여주는 시행입니다. 말머리에 '내가 잘못 살고 있다고 느낄 때'로 이어진다면, 이렇게 저렇게 살다 보니 이런저런 잘못을 저질렀다는 형태로 이어짐이 보통인데 시인은 비유의 의미를 담아 읽는 이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사랑하지 않고 상처받지 않는 사람보다 / 사랑하고 상처받는 사람을 카지노 게임 추천"
가끔 이렇게 말하는 사람 있지요. 사랑하다 아파하기보다 차라리 사랑하지 말라고. 그럼 아프지 않다고.허나 시인은 그런 아픔을 겪은 사람을 더 높이 평가합니다. 젊어 고생해 봐야 살아가며 닥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듯이.
"깃 가장자리가 닳은 되새 떼의 날갯짓을 카지노 게임 추천"
되새 떼가 시베리아에서 우리나라로 그 먼 거리로 날아오다 보니 깃이 닳고 닳아 너덜너덜 해진다고 합니다.달리 말하면 되새 깃이 싱싱하다면 날아올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내가 잘못 살고 있지 않나 카지노 게임 추천면 그렇게 노력해라는 뜻이 아닐까요.
"잘못 살고 있다고 느낄 때 / 겨울바람 속에 반성문 쓰고 있는 콩꼬투리를 카지노 게임 추천"
수확 끝낸 콩이 다음 해 씨로 되살아 나려면 겨울바람 맞아가며 마르는 과정 거쳐야 합니다. 그때 콩꼬투리는 무얼 생각하며 그 힘든 시간 버틸까요. 콩꼬투리가 반성문을 쓴다 하는데 사실은 우리 인간이 반성문을 써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가난한 사람들의 손에서 손으로 건네지면서/ 둥근 테두리가 마모되는 동전을 카지노 게임 추천"
가난한 사람끼리의 거래엔 지폐보다 동전이 더 많이 건네집니다. 닳고 닳은 동전 테두리를 보면서 그 돈 벌기 위해 땀 흘린 사람을 생각합니다.
"해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질문을 던지기 위해 / 이곳에 왔음을 카지노 게임 추천"
제가 가장 주목한 시행입니다. 보통 마지막 시행에 시인은 힘을 꾹꾹 주며 씁니다. 해답보다 질문을 던진다? 읽는 이의 의표를 찌르는 표현에 잠시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보통 질문보다 해답을 먼저 찾으려 하기에.
문제를 먼저 풀기 위함보다 이런 문제가 왜 나왔는가를 생각하는 자세,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는 지름길이며 삶의 길을 찾는 올바른 방법 아닐까요
류시화는 현재 시를 쓰고 있는 시인 가운데 많은 베스트셀러 시집을 펴낸 시인이란 평을 듣습니다.그만큼 읽는 이를 감동하게 만드는 지점을 잘 집어내며, 또 그만큼 좋은 시를 많이 쓴다는 시인이란 말도 됩니다.
한편 류시화는 일반인들에겐 인기 있으나 문인들과 언론에선 폄하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잠언시(또는 '교훈시')를 많이 써 독자를 가르치려 든다는 말도 들으며, 또 자신이 창작한 글보다 남의 좋은 글을 이용해 인기 문인이 되었다는 평도 듣습니다.
저는 예전엔 그 말에 어느 정도 동의했으나 지금은 그런 점도 그의 능력이라고 여깁니다.특히 그는 인디언의 생각을 옮기기 위해 단순히 그들에 관한 책만 읽지 않고 직접 찾아가 오랫동안 함께 생활하며 그들에 묻히려 했습니다.
또 '잘랄루딘 루미'의 시집을 펴내기 위해 페르시아어를 배워 500페이지 넘게 시를 번역했는데, 페르시아어로 시를 노래한 루미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