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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위에 내리는 비 Apr 01. 2025

목우씨의 詩詩하게 살자(297)

제297편 : 카지노 게임 사이트 시조시인의 '그리움'

@. 오늘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 시조시인의 시조를 배달합니다.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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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멀리하면
잊을 수도 있다는데

고된 살음에
잊었는가 하다가도

가다가
월컥 한 가슴
밀고 드는 그리움

#.카지노 게임 사이트 시인(1916년 ~ 1976년) : 호는 ‘정운(丁芸)' 또는 '정향(丁香)’ 황진이 이후 최고의 여성 시조시인이란 평을 받는 분. 청마 유치환 시인과의 정신적 사랑으로 수많은 연시를 낳게 만든 시인으로 많이 알려짐.


<함께 나누기

오늘 시조는 고시조에서 보는 초장 중장 종장으로 된 ‘장별 배행시조’가 아닌 ‘구별 배행시조’입니다. 그걸 3장 형태로 변형시켜 보겠습니다.

“생각을/ 멀리하면/ 잊을 수도/ 있다는데
고된/ 살음에/ 잊었는가/ 하다가도
가다가/ 월컥 한 가슴/ 밀고 드는/ 그리움”

지금은 변형시킨 이런 형태의 시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만 이렇게 시조의 율격을 자유롭게 변화시킨 장본인이 바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시인입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시인을 얘기하면 반드시 따르는 이름, 청마 유치환. 이미 두 사람의 정신적 사랑(플라토닉 러브)은 여러 글에 언급되었습니다만 조금 이어보겠습니다.

청마와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만난 때는 1946년 통영여중 근무할 때였습니다. 청마는 아내와 아이가 있는 유부남(38세),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딸만 하나 둔 과부(30세). 청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보는 순간 어떤 특별한 감정을 느꼈답니다. 시조를 잘 짓고, 용모도 미인이고, 게다가 요조숙녀 같은 성품.
처음부터 청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시인에게 매달렸습니다. 그녀에게 보낸 연서(戀書)가 5,000여 통이라니 알 만하지요. 청마 사후 그 일부가 서간집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로 출간되어 세간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청마는 시와 편지를 통해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지 않았으나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처음 한동안은 멀리 하려고 했답니다. 너무 저돌적인 청마의 애정공세에 겁이 났는지도. 그러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역시 시간이 가면서 청마에 대한 사랑을 담은 시를 그에게 보냅니다. 「무제」 「탑 3」 그리고 오늘 「그리움」을 통하여.

같은 제목의 청마 시를 한 번 볼까요?

그리움 2
유치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오늘 시조와 위 시를 비교해 보면 두 사람의 체질이 드러납니다. 청마가 감정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속으로 감추는.

“생각을 멀리하면 / 잊을 수도 있다는데”

여기에 대한 답을 우린 다 압니다. 잊을 수 있을까요? 아뇨 절대로 잊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잊으려 애쓸수록 더 그리움이 솟아나기에. 그래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시인에게 이런 표현이 붙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움의 시조시인’

“고된 살음에 / 잊었는가 하다가도”

왜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황진이의 재림’이니 하는 말을 듣는지 잘 보여줍니다. 시어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고된 삶에’와 ‘고된 살음에’를 비교해 입속에 중얼거려 보십시오. 훨씬 후자가 매끄러울 겁니다. 아니 ‘고된 삶에’ 하면 1음보가 되지만 ‘고된 / 살음에’로 하면 2음보 됩니다. 시조의 음보율을 절묘하게 맞춘.

“가다가 / 월컥 한 가슴 / 밀고 드는 그리움”

여기서도 ‘월컥’의 쓰임. 보통 ‘왈칵’이라 하지만 시인은 과감하게 잘 쓰지 않는 ‘월컥’을 따왔습니다. 상식적으로 ‘왈칵’보다 ‘월컥’이 더 센말입니다. 감정의 솟구침을 더욱 강하게 드러내기 위한 포석이라 할까요.


<뱀의 발(蛇足)

지금부터 80년 전 한 유부남이 한 청상과부를 좋아합니다. 처녀 총각이라면 몰라도 유부남과 과부의 사랑이라니요. 그런데 둘은 이 사실을 숨기지 않습니다. 다만 이런 말은 했겠지요. ‘우리 둘 사이에 정신적 사랑만 존재할 뿐 육체적 사랑은 없다.’
사람들은, 특히 남성들은 참 멋진 사랑이라 부러워했을 겁니다. 그런 사랑이라면 나도 해보고 싶다고. 그러나 청마의 아내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요? 남편이 다른 여자를 정신적으로 사랑한다고 날이면 날마다 연서를 써서 보낸다면.

이제 청마의 아내 입장을 생각하는 걸 보니 나이 들었나 봅니다. 어쩌면 사랑의 부질없음을 깨달았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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