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이라면 우울증 약을 끊은 지 일 년이 지난 시기. 카지노 게임으로는 우울증이 아직 진행 중일 때, 혹은 끄트머리일 때 이 영화를 본 것 같은데...
이 날의 카지노 게임도 엉클어졌구나. 한때 카지노 게임력 좋다는 자부심이 컸던 내가 요즘은 아예 검색부터 하는 사람이 됐다.
어떻대도 관람한 장소를 잊지 못한다. 우울증을 겪으며 혼자 이곳저곳을 많이 쏘다녔다. 안산에는 상영하지 않는 영화를 보느라 서울 영화관들로 자주 나갔는데, 아트나인은 교통으로도 가장 가까워서 애용했다.
그날도 각자 바삐 살던 친구 둘을 이 년 만(어쩌면 삼 년?)에 만나 아트나인 레스토랑인 잇나인에서 식사와 차를 함께한 뒤 영화 관람을 했다.
영화를 다 본 뒤 나와서 근처에 있는 맥줏집을 찾아 땀을 흘리며 걸어가 내 인생에서 두 번째로 시원한 맥주를 마셨다. (첫 번째 맥주는 스무 살 여름, 시위가 끝난 후 서강대 앞인지 홍대 앞인지, 테라스가 있는 호프집에서 마신 맥주였다.)
우리는 이십 년 전의 카지노 게임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차가운 맥주를 넘기고 나면 같은 시간과 공간을 함께한 친구들과 유사한 듯 다른 카지노 게임들이 쏟아졌다.
2. 직면
카지노 게임은 일종의 약국이나 실험실과 유사하다. 아무렇게나 내민 손에 어떤 때는 진정제가 때론 독약이 잡히기도 한다. -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은 카지노 게임과 상처에 관한 강렬한 영화이다.
두 살에 부모님을 여읜 충격으로 말을 잃은 주인공 폴은 자신을 헌신적으로 키워준 이모들의 댄스교습소에서 피아노 반주를 하며 살아간다. 자신을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키우려는 이모들의 기대와 달리 폴은 무감하게 피아노를 쳤다. 그럴 때의 폴의 표정, 잊히지 않는다. 폴은 친구도 없고 꿈도 없었다.
폴은 여가 시간에 텅 빈 바게트 빵을 들고 공원에 나가 멍 때리며 앉아 있다 귀가한다. 표정이 없는 얼굴로.
그는 마담 프루스트를 우연히 알게 되고 그녀가 내주는 차를 마시고 마들렌을 먹은 뒤 어린 시절이 연상되는 음악을 들으며 카지노 게임 속으로 들어간다. 프루스트 덕분에 폴은 행복한 카지노 게임과 불행한 카지노 게임을 떠올리게 된다.
폴이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생각하여 끔찍한 과거를 그냥 눌러두느냐, 마주할 용기를 내느냐에 따라, 폴의 미래는 길을 달리하게 된다. 특히 폴을 장악해 온 최악의 카지노 게임은 아버지의 폭력적인 행동이었다. 아버지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고 카지노 게임하고 있는 폴은 부모님이 죽은 그날의 카지노 게임이 슬몃 얼굴을 비치자 프루스트로부터 도망치기도 한다.
네가 추억을 낚고 싶을까 봐 필요한 재료를 마련했어. 수도꼭지를 트는 건 네 몫이란다.
마담 프루스트의 노력으로 폴은 어린 시절의 카지노 게임을 직면하기로 한다.
자신의 원초적 카지노 게임이 왜곡돼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폴은 부모가 서로를 무척 사랑했으며 그 사랑 속에 자신도 함께했음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