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김탁환 소설/돌베개/2017.4.3
Q. 한국의 세월호, 일본의 지진 등 재난에 대해 문학이 뭘 할 수 있나.
A. “크고 깊은 집단적 마음의 상처를 유효하게 표현하고, 치유하는 건 작가에게 대단히 어려운 과제다. 지금까지 대부분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기억할 것은 ‘명백한 목적 아래 쓰인 소설은 대부분 문학적으로 성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그런 사건을 다루는 건 작가의 중대 과제다. 목적을 품되 목적을 능가하는(혹은 지워버리는) 것. 아무리 어려울지라도 작가라면 꼭 도전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모든 이가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를 구축해야 한다.
- 2017.07.18 문학동네 서면 인터뷰에서 <기사단장 죽이기의 무료 카지노 게임 무라카미 하루키가 답한 말.
세월호 참사는 그 규모나 성격에 있어서 용산 참사의 수백수천 배의 충격으로 다가온 사건인 만큼 그것이 우리 시대 사람들의 영혼에 가한 고통의 총량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중략)
아마도 이제부터 한국문학은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김탁환의 이 정열적이고 공격적인 '세월호 이야기의 소설화'는 그 '세월호 이후'라는 문학적 신세기의 시작에 해당된다. -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김명인의 해설 중에서
너무 기뻐 가슴이 쿵쿵 뛰면서도 동시에 이 행복을 함께 나누지 못하는 얼굴들이 저를 덮칠 때였어요. 129쪽
스물아홉 살이란 나이는 많다면 많지만 적다면 매우 적은 나이예요. 제가 그 나이에 이르고 나니, 과연 제가 선생님과 같은 상황이었다면, 선생님처럼 끝까지 배에 남아 학생을 찾아다녔을까 스스로 묻곤 한답니다. 이 차이가 학생들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는 사실이 또한 두려워졌어요. 149쪽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봄에 침몰선에서 탈출했고, 민아를 비롯한 많은 친구들을 그 배에서 잃었으며, 담임선생님과도 재회하지 못하는 상처를 평생 지닌 교사죠. 이런 참혹한 경험이 있는 교사와 없는 교사가 어떻게 같을 수 있겠어요. 153쪽
누군가에겐 '고맙습니다'란 말이 '사랑합니다'란 말보다 더 사랑스러운 법이라고. 제겐 봄꽃과 같은 선생님이 그래요.
정말 고맙습니다. 15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