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멋, 이건 광탈(광속이탈)해야 돼
이숫자들은 무엇일까요?
딱 봐도 아시겠지요.
신체 사이즈입니다. 물론 체지방과 근육이 차지하는 비율이중요하지요. 특히 군 입교를 앞둔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는요. 여름까지만 해도 인바디(Inbody) 측정하고 나서 폭풍 자랑질을 해댔습니다. 누가요? 아들이지요.
4학년 여름방학 시작하자마자며칠 만에 마지막 학생군사훈련을 한 달 다녀왔습니다. 그러고 나서 바로 집 앞 헬스장에등록했어요.이틀이 멀다 하고 인바디 측정을 하더군요. 기록지를 들이밀고 슬슬 엄마의 빈약한 근육을 걱정했습니다. 엄마걱정보다는 본인의 체지방율과근육량을 더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겠지요. 아마 아들 둔 부모님들 이해가 될 겁니다.
사춘기 때부터 팔 굽혀 펴기를 시작으로 방문에 턱걸이 봉을 설치하지 않나,방탄조끼인줄 알았던 웨이트중량조끼를 입고,온갖 근육 키우는 운동을 패러디하며 한때 닭가슴살이 냉동실을 꽉 채우기도 했지요.그러면서 매일같이 팔에 힘을 똭 주고 나서 하는 아들의 말.
"엄마, 나 허벅지랑 팔뚝 만져봐. 어때? 눌러봐. 완전 돌덩이지? "
이런 물음에 처음엔 반색을 하며 칭찬 퍼레이드를 에버랜드 러시아 미녀보다 더 화려하게 펼쳤지요. 그런데 이게 이틀이 멀다 하고 인바디 그래프를 첨부해서 물어보니 그 근육이 며칠새에 달라지면 얼마나 달라지겠어요.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걸 계속 좋은 반응을 해 줄 수가 있어야지요. 게다가 꼭 한마디를 덧붙였어요.
"엄마, 팔에 그마시멜로 어쩔 거야? 와, 정말 심하다."
특히 날씨도 더운데 막 퇴근하고 들어와서 옷도 갈아입지 못한 엄마를 붙들고 물어보니어땠겠어요. 뭐 자세히는 말씀드리지 않겠지만 등짝 스매싱도 가끔 날리고 옴냐옴냐 웅얼웅얼. 그랬습니다.
그러던 아들이 꽃분이와 사랑에 빠지고 나서는 인바디와 이별을 했습니다. 물론 학기 중에도 체력측정을 하기 때문에 운동은 필수였고요. 늦은 시간에 전화하면 헉헉거리면서 지금 운동장 트랙 뛰는 중이라고도 했지요. 체력측정이 곧 등급으로 결정되고 일정 등급이상 유지해야 하니 체력관리가 필수인 데다 체질상 먹는 만큼 살이 찌지는 않는 타고난 특혜가있었지요. 라면 두 개는 기본. 식당에서도 공깃밥 추가. 식성도 닥치고 먹고 보자.제가 보기엔 대식가? 암튼 잘 먹습니다.
꽃분이와 동거 시작하면서 대중교통에 빈 틈을 내주지 않는 꽃분이 밀착생활을 하다 보니
시나브로 띠룩띠룩.
아, 시나브로 이 고급진 부사 다음에 띠룩띠룩이 라니.. T.T
그렇게 체중이 늘어서 상한치 78을 넘기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상날하튼인데다 하체가 긴 편이라 피지컬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네네. 도치맘 맞습니다.
아들 자랑질 하려고 피지컬을 들먹였나? 아니고요. 그다지 빠지지 않는 신체 조건에도 이상하게 아들은 뭘 입어도 세련미가 나질 않는겁니다.아마도 둥근 얼굴과 얼굴 크기 대비 작은 치아가 주는 귀여운 느낌 때문이기도 하고 솔직히 옷차림 센스가...ㅠ (이 글 아들이 읽으면 절대 안 되는데)
옷 살 때마다 누나의 조언을 들어 그나마 조금 나은데 제가 보기엔 그저 그런 차림을본인은대단히만족해했어요.
"아들, 이거 뭐야? 새 과잠이야? 길이가 왜케 짧아? 배꼽 시리겠네."
"엄마, 이거 바시티자켓. 젠지세대들의 핫템이야. 아유, 엄마가 잘 몰라서 그래."
아들 옷차림으로 세대 간극이 남한과 북한입니다. 피지컬에 못 따라가는 패션센스를 장착한 아들이 오랜 시간 욕심부린 패션 스타일이 있는데 그것이바로
탈색헤어스타일이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방학이면 머리 탈색을 꼭 한 번만 하고 싶다고 졸랐습니다. 못하게 허락을 안 해줬어요. 독한 약품이 두피에 좋을 리 없어서요.
(그러면서 저는 염색, 펌을 수없이 했지요. 아들은 자라나는 새싹이니까 흠흠)
그런데 학생군사훈련이 없는 4학년 겨울방학이 마지막 기회라고 여긴 아들이 다시 탈색을 졸랐습니다. 이번에는 허락을 해줬지요. 임관하고 나면 군복 벗을 때까지 헤어스타일을 자유롭게 할 수 없으니 더 이상 탈색 기회가 없으니까요.
아들은 드디어 노란 초당옥수수가 되어 집에 내려왔습니다. 탈색을 하고 노란 물을 들이니 머리카락이라이언 같았어요. 사자털을 가까이에서 만져본 적은 없지만 아마 아들 모발과 흡사할 거라 생각했어요.
잠깐 대학원 진학을 고민했으나 위관급 초급장교로 군생활 적응하려면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대학원 진학을 미루었으니 마지막 학기를 마친 것이지요. 그동안 물심양면 지원해 주신 외할아버지께 감사 인사 드리는 게 도리,인사드리러 가야 한다고 말해두었습니다.(친가의 조부모님은 모두 소천하셨고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초당옥수수 같은 머리털이 걱정이었나 봅니다.
"엄마, 할아버지가 머리 보시고 꾸중하시면 어쩌지?"
걱정 말라고 했습니다. 할아버지에겐 이미 머리카락 기부한다고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를 묶고 다녔던 20대 중반의 손자가 있었으니 탈색머리정도는 양호하다고 안심을 시켰지요. 마침 할아버지댁 근처에 중화요리 맛집이 있다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거기서 쟁반짜장을 먹고 싶어 했습니다. 초당옥수수를 외손자로 둔 분에게 미리 전화를 드리고 점심 식사 시간에 맞춰 방문했습니다.
중화요릿집에 도착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의기양양하게 엄마가 쏠 줄 알고 푸짐하게 주문을 했어요. 게다가 요리 한 가지 더 포장주문도 했고요. 식당에 테이블이 여덟 개 정도 있었는데손님이 꽉 찼어요.
시골에 노란 머리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등장하니 모두 흘깃흘깃 거리는 것이었어요. 한겨울에 양말 없는 맨발에 슬리퍼 찍찍 끌고 내복(쫄바지)에 스포츠반바지를 레이어드 해서 입은 차림은 누가 봐도 '빠라바라바라밤' 개조한 오토바이 좀 타 봤겠다 싶은 딱 그 차림새였지요.
음식을 먼저 다 드신 할아버지께서 계산서를 손에 드시는 겁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눈짓을 하고 얼른 계산서로 시선을 옮겼지요. 눈치 빠른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순간
하는 표정으로 불꽃 광선검을 엄마에게 보냈지만 저는 얼른 라이언의 시선을 광탈했어요. 그리고 친정아버지께 말씀드렸지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된 초당옥수수는 계산서를 들고 카운터로 갔지요. 황당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계산하는 사이 저는 아버지를 모시고 얼른 주차장으로 나왔습니다. 아버지께서하나로마트에 볼일이 있으시다 말씀하셨어요. 친정아버지 쓰실 물건들은 제가 대부분 온라인 주문을 해드리는데 직접 매장에 가시겠다고 하셨어요. 모임에서 총무를 맡으셨는데 거기 필요한 믹스커피를 구입하셔야 한다는 겁니다. 오늘 쿠* 주문하면내일 도착하니까바로 댁으로 가시자 말씀드리니 영수증이 필요하시다는 겁니다. 온라인 구매 후 영수증을 프린트해서 드려도 되는데 구순 가까운 어르신들이 그걸 영수증으로 쳐주실지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일일이 설명하자면그걸로 해프닝이 생길 것 같고괜히 아버지 입장이 곤란하실까 봐 하나로마트 매장 이용하고 영수증을 챙겨 드리기로 했습니다. 계산을 마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차 문 열림 리모컨을 눌렀는지 삑삑 소리가 나기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불꽃 광선검을 벗어나려고 얼른 차에 올라탔지요.
"초당옥수수 기사양반, 하나로마트로 고고."
바로 꽃분이를 타고 하나로 마트로 갔지요. 라이언은 차에 있겠다고 했어요. 이번에도 계산을 하라 할까 봐 그랬나 생각하면서 카트 없이 달랑달랑 장바구니 하나만 들고 친정아버지랑 마트 안으로 들어갔어요. 종이컵도 필요하다기에 먼저 종이컵을 고르고 있는데 라이언이 주차를 마치고 뒤따라 들어왔습니다.
"아버지, 종이컵 몇 줄요?"
"한 박스는 사야지."
곧바로 라이언이 눈치 빠르게 종이컵 한 상자를 들고 할아버지 뒤를 따라다녔습니다. 노란 믹스커피 큰 상자와 부탄가스까지 짐이 꽤 무거웠습니다. 할아버지는 뒷짐을 지고 앞서 걸으시고 그 뒤를 라이언이 종이컵 상자와 부탄가스를 이고 지고, 저는 믹스커피만 들고 희희낙락 뒤따랐고요. 계산대에 물건을 올려놓고 아들이 힐끗 저를 바라봤어요. 계산을 또 본인이 해야 하는 거냐는 제스처였겠지요. 저는 웃으며 고개를 살살 흔들었지요. 이건 공금처리니까.
내친김에
"아버지, 다른 볼 일은 없어요?"
친정아버지는 종묘사에도 들르시고 약국에도 들르시겠다고 하셨어요.
잠깐 인사드리고 점심만 먹고 바로 올 줄 알았던 라이언은 할아버지의 일을 보러 여기저기 꽃분이를 타고 누볐습니다. 누나가 어디 좀 가자하면
"주유 한 번 해주면 가지."
하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할아버지에게 기름값 달라는 말씀을 드릴 수 없었고모처럼 외손자노릇 좀 뻐근하게 했지요.
저는 이 해프닝을 간접등골 빼기로 인정하려고요.
이 정도는 소소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