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역 VIP ROOM은 누가?
라이언과 라이테 모자는하노이, 사파, 하롱베이 이 세 곳을 여행하기로 했어요.자유여행을 기본으로 하고 하롱베이만패키지를 이용했어요. 자유여행이라도 모든 여정을 여행 전에 예약 완료한 것은 아니고요,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게 여행 중 예약하기도 했어요.(일부숙소와 하롱베이 패키지 등)
1,2일 차-하노이,3,4일 차-사파,5일 차-하롱베이,6일 차에 다시 하노이,7일 차-귀국여정이라 이동하는 시간이 여행의 1/3쯤은되었지요. 사실 사파 한 군데만 보려 해도 최소 2박 3일은 머물러야 체험도 하는데 워낙 이동시간이 길어 컨디션을 생각하며 조절했어요. 어차피 휴양을 위한 여행이 아니었고 세 지역을 목표로 했기에 수박 겉핥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감수하기로 했고요. 그래도 하롱베이에서의 짧은 크루즈 여행을 휴양이라고 우겨볼 수는 있겠네요.
연재북이 여행중심 스토리가 아니기에 여정 전체를 공개하지는 않고 '베트남의 스위스'라 불리는 사파에 대한 이야기만 하려고 해요.
하노이에 머무는 여행객이 사파에 가는 방법은 슬리핑 기차나 슬리핑 버스, 공용밴, 프라이빗 차량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에요.
슬리핑기차는 하노이역에서 사파로 이동할 수 있는 역인 라오까이 역까지 운행합니다. 운행시간은 8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주로 밤 시간을 활용하여 슬리핑기차의 낭만을 즐길 수 있지요. 라오까이 역에 하차해서 차로 한 시간 정도 고산지역을 올라야사파에 도착합니다.
슬리핑 버스는 하노이에서 사파 버스터미널까지 직통 운행하며 6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비용은 슬리핑 기차-버스-공용밴 순서로 비쌉니다. 프라이빗 차량은 가족여행에 이용하기 좋은데 비용은 슬리핑 기차 2인실을 2인이 이용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비용을 절약하기도 하고 슬리핑버스도 궁금해서우리는 편도 사파행 슬리핑 기차와 하노이행 슬리핑 버스를 예약했어요. (기차 2인객실 운임이 슬리핑 버스 3배 이상 비싸요)예약은
클룩(klook)을 이용했는데베트남 철도 사이트를 이용하시면 훨씬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요.
우리 여행의 최대 난점이 이동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과 숙소 한 곳을 정하고 계속 머무르는 게 아니라서 이동 전에 체크아웃해서 다음 머물 숙소까지 여행가방을 갖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첫 숙소는 올드쿼터 호안끼엠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그 지역에서 오전 시간을 보낸 후 체크아웃을 하고 올드쿼터를 벗어났습니다. 물론 여행가방을 갖고 그랩을 이용한 택시를 탔습니다. 하노이에 우리나라 H자동차의 택시가 엄청 많았어요. 우리나라에는 상용화되지 않은 i10이 주로 그랩 콜로 왔어요. 자동차생산국 국뽕으로 마동석 어깨가 되었지요.
다음 숙소가 되는 슬리핑기차는 하노이역에서 타야 하기 때문에 역 근처에 있는 마사지숍을 검색해서 그곳으로 이동했어요. 짐을 먼저 숍에 맡겨놓아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짐만 맡겨두고근처를 탐방했어요.
하필 오후에 도착해서 호찌민 묘소는 관람할 수 없었어요.
(4~10월 07:30~10:30,
11~3월 08:00~11:00운영. 매시간 경비교대식)
성요셉대성당, 온라인 카지노 게임 미을등 일대를 오후 내내 관광했어요.
저녁을 먹고 숍으로 와서 피로를 푸는전신마사지를 받고 짐을 찾아 하노이역으로 걸어서 이동했어요. 짐만 맨입으로 맡길 수 없고 또 하노이에 왔으니 마사지는 한번 받아봐야지요.
하노이역 광장에 들어서니 VIP 룸 간판이 번쩍번쩍 따로 있었어요.
"어멋, 온라인 카지노 게임역에 VIP room이 따로 있네? 여긴 누가 이용하지?"
"그러게. 우리나라는 기차역에 군인들 이용하는 TMO는 있어도 VIP room은 없는 걸로 아는데."
누가 예비장교 아니랄까 봐요.
"그니까. 공항 라운지도 아니고. 혹시 정부 요직에 있는 관료들 이용시설인가?"
제가 한 말에 라이언이 반박했어요.
"엄마, 정부요직 관료는 비행기나 헬기 이용하겠지. 더구나 베트남이 워낙 위아래로 긴 나라잖아온라인 카지노 게임로 이동하긴 너무 멀어."
그러고 보니 라이언 말이 일리가 있어요.
그래도 한번 더
"여기가 베트남 수도니까 다른 지역 이동할 때 이용할 수도 있지."
그러자 라이언이 반박하며
"내 생각엔 그건 아닌 것 같아. 요직인물이 국민들과 함께 온라인 카지노 게임로 이동하진 않을것 같아. 특별행사가 아닌 이상. 신변보호, 경호문제도 있고."
설왕설래하다 결국베트남만의 색다른 문화인가 보다 추측을 했어요. 어쨌든외국인 여행객이야 해당사항 없을 것이라여기고궁금한 마음으로대합실에들어섰어요.
창구에 가서 클룩으로 예약했던 것을 핸드폰으로 보여주고 발권을 요청했더니 역무원의 답변이 베트남어인지 영어인지 도대체 알아듣기 어려운 거예요. 관광 최전선에 계신 하노이 분들 모두 영어 발음이 좋아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니 VIP룸방향이었어요. 라이언도 알아듣지 못한 발음을 제가 먼저 눈치로 때렸지요.
"VIP room?"
콩글리쉬에 단련된 꼰대의 귀가 하노이 기차역에서 구린 영어발음을 알아들을 줄이야.
의기양양꼰대부심라이테 win!!
사파행 발권은 VIP룸으로 가서 하라고요. 우리가 사파행 슬리핑 온라인 카지노 게임표를 구매한 회사VICSAPA TRAIN에서 별도로 사용하는 공간인 듯했어요. VIP룸에는 세계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어요. 마침 어느 지역에서 왔는지 한국 남녀 청소년팀이 있어 깜짝 반가웠지요. 그들 짐에는 기타 가방도 있었는데 딱 봐도 어느 교회 선교팀 같았어요. 궁금해서 반갑게 인사와질문을하고 싶었지만 남일에 참견하는 것을 싫어하는 Gen-Z세대아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여행짐처럼 잠잠히 있었지요. 이미 인천공항을 출발할 때 아들 말을 헌법 5조 2항보다 더 우위에 두기로 했으니까요.
매니저가 예약한 바우처를 확인하고 수기로 기록한 티켓 발권을 해주면 한쪽에서는 예약팀별로 대합실에서 기차에 오르기까지직접 캐리어도 날라주는 발로 뛰는 서비스를 해주었어요. 알고 보니 사파여행객이 VIP였어요. 국내에서 한 번도 이용한 적 없는 슬리핑 기차를 드디어 탈 수 있게 되었지요.
슬리핑기차 객실은 객실 한 개를 4인이 사용하는 4인 객실과 2인 객실로 나뉘어요. 2층 침대가 있는 4인 객실과 2인 객실의 1인당 비용은 두 배 차이가 나요. 냄새에 민감한 라이언을 위해 우리는 2인 객실을 예약했어요. 국내 항공사를 포기하고 항공권에서 아낀 비용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여기에 쏟아부었지요. 예약할 때 고민을 많이 했으나 밤새 잠을 자야 하는 공간에 낯선 외국인과 함께라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 낭만을 맘껏 누리기 어렵다는 라이언의 말에 그리 결정했어요. 라이언이 원한다는데, 게다가 반띵이니까. 그런데 "이 반띵이니까"가 부담 없이 여러 번 적용되다 보니 오히려 덜 아끼는 결과를..ㅠ 아무튼 하노이 호텔 객실 비용에 비교해도 슬리핑 기차 2인 객실 비용이 훨씬 높았어요. 물론 베트남 물가에 비해서요.
그즈음 베트남이 연일 흐린 날씨가 이어져서 그런지 습기가 많은 상태라 객실 침구류가 한국처럼 뽀송하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객실은 깨끗이 청소가 된 상태였어요. 객실을 구분하는 벽이 나무판이라서 옆칸 독일인들의 대화가 들렸지만 밤기차의 낭만에 흥분이 되어 몹시 즐거워하는 목소리라서 거슬리지는 않았어요. 개인 조명도 따로 있고 낭만을 즐기기에 나름 아늑했어요. 큰 가방을 침대 밑에 수납하고 작은 가방을 열어 편한 옷으로 갈아입으려니 노크소리가 들렸어요.
VICSAPA TRAIN 직원이 열차 도착시간 안내와 열차 내음료 등 유료 서비스를 신청받고 있었어요.
생경한 슬리핑 기차 분위기에 쓸려 라이언이 먹겠다고 하면 뭐든 반띵여행경비가 아닌 제 돈으로 사주려고 물었어요. 사실, 저녁을 쌀국수로 든든히 먹고 작은 마트도 들렀기에 그다지 필요한 게 없었거든요.
"라이언아, 내일 아침 모닝음료 마실래?"
"아니, 모닝커피는 원래 안 마시니까 서비스 요청할 필요 없고다른간식도 마찬가지. 과자도 있고 마틸다 이모가 주신 건망고도 있으니까."
우린 커피 마니아가 아니었고 또 길거리 작은 로컬 매장에서 딱 한 번 구매한 커피를 도저히 마시지 못하고 버렸기에 커피 품질이 어떤지 알 수 없어 필요하지 않다고 했어요.
이번에는 라오까이 역에서 사파까지 이동할 교통수단을 예약했는지 물었어요.
자유여행이라서 대부분 여행 전에 미리 예약했지만 사소한 것들 몇 가지는 쫄깃하게 현지에서 직접 선택하자는 여지를 남겨두었지요. 그중 하나가 라오까이 역에서 사파까지 한 시간 이동하는 교통수단이었어요. 클룩에서 슬리핑 기차 예약 시 사파까지의 이동수단도 연계되어 있으나 신청하지 않았어요. 상황 따라밴이든 택시든 선택하기로 하고 운임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을 해놓았어요.역전에 택시들이 즐비하게 대기하고 있을 것이니 편하게 이용하면 된다 생각했지요.
예약하지 않았다고 하니 VICSAPA TRAIN 직원이 명함 하나를 건네주며 이용 의사를 물었어요.라이언과 제 눈이 마주쳤어요. 그리고 번역기 앱을 열어 베트남어로 직원과대화를 나누었어요. 직원은소개료를 챙기고 연결해 주는 일을 하는 것 같았어요. 주로 셔틀밴을 이용하여 여러 여행객이 한 차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요.
"라이언아, 라오까이에서 사파까지 이동수단 뭔지 물어봐. 택시인지 밴인지."
"엄마, 둘 다 있대."
"그럼 가격이 얼마인지 물어봐."
"엄마, 밴은 택시보다는 엄청 싸고 택시도 클룩보다는 싸."
"그래? 그럼 뭐 이용할까. 한 시간이나 이동해야 하고 밴에 사람 가득이면 짐도 많고 불편하니택시 가격 좀 흥정해 보자."
우리의 여행가방이 상당했어요. 라이언 여행짐을 혼자 챙겨보라고 참견하지 않았더니 글쎄 양말만 스무 켤레 가져오고 속옷이며 조깅을 위한 러닝복 세 벌에 일상복, 방한복, 모자 세 개, 스킨케어 파우치에 손톱깎이세트, 헤어스타일링세트, 면도기세트 파우치에 향수까지. 선크림도 각각. 기가 막혔어요.
왜 이렇게 짐이 많냐 하니 훈련을 가든지 여행을 가든지 기본세트는 항상 갖고 다니는거라 그대로 가져왔다는 거예요.
아이고. 누구 탓을 하겠어요. 라이언이 여행짐 챙길 때 참견하고 가르쳐주지 않아서 그런 것이지요. 그래서 짐이 캐리어 두 개, 배낭 두 개, 대형 스포츠백 한 개. 레디백 한 개, 미니 크로스백 두 개.(여행 중 입지 않은 옷이 반 이상, 날씨가 흐리고 서늘해 모자는한 번도 착용 안 했고요ㅠ) 6개월 여행분은 될 거예요.
역시 많은 짐과 냄새에 민감한 라이언을 위해 라이테는 또 여기서 '반띵 주의'를 떠올리고 둘이 단독이용하는 택시로 결정,흥정이 시작되었지요. 우리가 생각한 금액이 아니어서 이용하지 않겠다고 하니 명함 주인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명함주인이 통사정하는 목소리를 들려주었어요. 흥정가격이두세 번 오가고 우리가 제시한 금액을 수용했어요. 한편으론 온라인 예약이 아니라서 뭔가 미덥지 못하고 찜찜했지만 VICSAPA TRAIN 직원이 중개한 것이라 신분이 보장되어서 증거 사진을 살짝 찍어놓고 믿어보기로 했어요. 거래가 성사되었고 명함 주인은 다음 날 기차가 도착하는 시간에 자신의 명함을 손에 들고 있는 우리를 픽업하기로 했어요. 우리가 한국에서 갈비탕 한 그릇씩 먹을 수 있는 금액이한 시간 거리를 택시로이동하는 교통비가 되었어요.
그런데 이 거래가 다음 날 라오까이역에서 해프닝이 되고 말았답니다. T.T
택시도 저렴하게 예약했고 슬리핑 기차는 기대보다 안락해서 우리 둘 다 처음 이용하는 슬리핑 기차를 탔다는 것에 흥분이 되었어요. 운임이 비싼 만큼 실컷 밤기차 낭만을 누리자고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마틸다 하나 씨 작가님께서 전날에 선물로 주신고오급 수제건망고와 마트에서 구입해 온 과자도 한 봉지 뜯고 음료를 마시며야식을 즐겼어요. 비치된오레오과자는 사파에 가서 고마운 분에게 주려고 챙겼고요.
출입구 쪽에 세면대가 있어 간단히 양치와 세수를 하고 챙겨간 미니전기매트를 켜고 잠이 오지 않아 책을 펴고 누웠어요.
기대와 설렘이 마음 가득 찼어요. 어릴 때 소풍 떠나기 전 날 밤처럼요. 워낙 마틸다 하나 씨 작가님의 사파이야기가 흥미진진했거든요.그 글을 읽으신 분이라면 누구라도 마음속에 사파를 품었을 거예요.
창밖으로 보이는 기찻길 주변 동네의 아릿아릿한 전등빛과 아직 잠들지 않은 생활의 편린들, 강물 위를 가르는 다리를 지나 점차 불빛들은 춤을 추듯 멀어져 갔어요.
뜬금없이루쉰의 '고향', 백석의 '여우난곬족', 정지용의 '향수'도 떠오르고요. 손에는 박노해 시인의 '눈물꽃 소년'이 들려있고 기차는 적당한 속도로 덜컹거리며 달리고 여기에 말리꽃 한 다발만 있다면 금상첨화라는 생각을 했어요. 마치 고향을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은 고된 노동자의 귀향길이 이렇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마음이들었어요. 좀 과하다 싶지만 그날 밤 처음 타는 슬리핑 기차는 그랬습니다.
기차 타기 전 받은 마사지가 도움이 되었는지 종일 걸었어도 그다지 피곤한 줄 몰랐어요. 레일 위를 달리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진동이침대에 누운등으로 고스란히 느껴졌지만 그것조차도 낭만으로정겹게다가왔어요.
날씨도 점차 따스해져서 부족할 게 하나도 없는 충만한 밤을 뚫고 밤 10시에 하노이역을 출발한 기차는 우리가 낮에 갔었던 기차마을도 통과하고 덜컹덜컹 정차역을 거치고 달리기를 반복하며 아침 6시쯤라오까이역에도착했어요.
기차에서 내려 대합실로 나갔어요. 대합실에는 피켓을 들고 밴예약손님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기차승객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피켓을 든 사람들은 속속들이 예약자와 만났어요.
우리도 손에 꼭 쥔 명함을 잘 보이게 들고 두리번두리번했지요. 그러나 우리를 찾는 사람은 대체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았어요 T.T
우리의 갈비탕 두 그릇은 이대로 날아가버린 걸까요?
덧)
이번 글에서는 라이언 등골을 빼지 않습니다.
그 많은 짐을 끌고 순발력도 정보력도 떨어지는 엄마랑 해외여행하는 것 자체가 극기훈련급이니까요.
게다가 이미 하노이에 도착한 첫날에 처음 사 먹은 식당 음식으로구토증세가 생겨라이언을 몹시 걱정시켰기 때문에 그걸로 심리적인 등골이 쫙쫙 빠졌지요.
여행은 구경하는 재미 반 먹는 재미 반이라는데 그 일이 무서워 음식 천국 하노이의 길거리 음식은 단 한 가지도 사 먹지 못하고 침만 꿀꺽 삼켰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