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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테 Apr 02. 2025

드디어 SAPA 1-깟깟마을&사파호수

라오까이역 갈비탕 두 그릇은?



사파(SapaㅣThị xã Sa Pa)
사파는 중국과 국경을 이루는 라오까이 주의 고산지대 마을로 베트남의 스위스라 불린다.
베트남은 한때 프랑스 식민지였다. 그래서 사파 시내의 풍경이 유럽풍 건물로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난다. 특히 사파 호수 근처의 관공서 건물들이 유럽풍 양식이라서 이곳이 베트남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이국적이고 아름답다.
반면 깟깟마을은 사파 시내에서 2km쯤 떨어진 곳으로 블랙흐몽족이 살고 있는 소수민족 마을이다. 라이스테라스와 폭포 등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사파 시내와 극명하게 대조를 이룬다.

밤 10시에 출발한 슬리핑 기차는 아침 6시가 다 되어라오까이 역에도착했습니다. 대합실 출입구 쪽에 여행객을 기다리는 피켓맨들이 저마다 파켓을 높이 들고 예약자를 찾고 있었습니다. 두리번두리번.우리를 찾는 예약자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엄마, 설마 예약한 택시안 오는 거 아니겠지?"

아직 오지 않은것일까요, 아니면 갈비탕 두 그릇을 날린 것일까요?


"올 거야. 조금 늦나 보다. 아직 우릴지 못했을 수도 있어. "

"고산지대로 한 시간이나 올라가야 하니까 승차감좋은 차가 오면좋겠어."


우린 조금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하고먼저 화장실을 교대로 다녀왔어요. 그 사이접선을 시도하는 베트남인은없었어요. 기차에서 내린 대부분의 여행객이 대합실을 빠져나갔고늦게 내린 승객만 남았어요.


슬슬 의아한 마음이 들려하는 그때 드디어 우리가 들고 있던 명함을 아는 남자가 다가왔어요.

엄청 반가웠지요.

그런데 분명 간밤에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여자였는데 픽업을 나온 분은 남자였어요. 뭐가 좀 이상하다 했어요. 남자는 대합실 의자를 가리키며 기 잠시 앉아 있으라고 했어요. 누구를 기다리는 듯한 태도였어요.

우린 둘 만 타고 이동할 택시를 예약했는데 이게 웬일일까요? 다른 누군가를 기다리다니.

일단 남자가 가리킨 곳의 의자 쪽으로 갔더니 우리처럼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행객이 이미 대기하고 있었어요. 기다려보기로 했지요. 남자는 그렇게 또 다른 여행객을 팀 더 접선하더니 우리를 이끌고 역 광장으로 나왔어요. 드디어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가 보다 안도했지요.

그런데 택시 승강장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거예요.

우리가 가는 곳이 고산지대인데 설마 새우잡이 배를 태우지는 않을 것이고 어디 탄광이나 밤밭 일구는 곳으로 끌고 가지는 않겠지요?


"라이언아, 택시 승강장 아니고 왜 주차장 쪽으로 가지?"

"엄마, 영업용 차가 아닐 수도 있어. 뭔가 좀 수상해."

주차장 쪽으로 이동하니 거기 한 여자분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아, 어젯밤에수화기 너머그분인가 보다. "

"그런가 봐. 예약차량이라 택시 승강장에 대기를 안 했나?"

"그런데 여자 옆에 택시가 없지? 네 말대로 영업용이 아닌가?"


뭔가 일이 잘못되어 간다는 것을 알았어요. 인솔한 남자가 여자 옆에 세워 둔 밴 차량의 문을 활짝 여는 거예요. 그러더니 명함 쥔 사나이를 줄줄이 따라온 여행객들이 모두 밴 차량에 오르는 것이었어요.

우린 분명히 라이언과 단 둘이 이용할 택시를 예약했는데 말이지요. 우리가 승차하지 않으니 차 문이 활짝 열린 채 여행객이 모두 우리를 바라보며 기다렸어요. 인솔남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대기 여자는 우리를 재촉하며 차에 오르라는 제스처를 했어요.

이게 무슨 황당 모션입니까?


"우리가 예약한 차는 택시입니다. 우린 단 둘이 이용할 택시 금액을 지불했어요."


라이언이 여자에게 항의하는 동안 저는 밴 차량의 전면, 측면 후면 사진을 찍어댔어요. 차량 번호가 정확히 나오도록요. 혹시 모를 증거 사진을 남기기 위해서요.

대한민국 국민을 어찌 보고 이럴 수는없지요. 라이언이 항의하고 제가 차량 사진을 찍자 여자가 당황하더니 Ok!! Ok!! 를 연발하며 밴 차량을 출발시켰어요. 이거 뭔가 심상치 않았어요.

우리가 순순히 따르려 하지 않는 것을 파악한 여자는 한 손을 활짝 펴서 보이고


"5분만, 5분만 기다려줘."

급히 말했어요. 그리곤 역광장 한쪽 구석으로 데리고 가더니 어디론가전화를 걸었어요. 그런데 그 5분이 지나도 택시 기사양반 같은 분은 오지 않는 거예요. 다시 항의를 했어요.

"5분이 이미 지났어요. 우리가 탈 택시를 대기시켜 주세요."

여자는 다시 "잠깐만. 잠깐만. 5분만." 이러는 거예요. 택시 승강장에는 여전히 택시들이 즐비했는데 말이지요.

"라이언아, 우리가 지불한 금액을 환불해 달라고 하자."

"엄마, 그러는 게 좋겠어요. 뭔가 이상해. 환불받고 다른 택시 타고 가야겠어."

이번엔 환불을 요청했지요. 그러자 여자가 더욱 당황하더니 우리를 끌고 다시 광장 중앙으로 이동했어요. 그곳에는 아까 인솔남이 또 다른 여행객 서너 명을 데리고 서 있었어요. 우린 노르웨이 인들에게 물었어요.

"우린 슬리핑 기차에서 빅사파 직원에게 그 명함을 받고 택시비를 지불했는데 공용 밴을 타라고 강요했어."

우리말을 들은 노르웨이 인들은 당황했어요.

"우린 하노이역에서 거래를 했는데 우리도 택시비를 지불했어."

그들도 우리와 같은 상황이 된 거예요.

그때 여자가 어디론가 전화통화를 급히 마쳤어요. 우리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 같았는지 여자가 주차장에 있던 SUV차량 기사와 흥정을 하고 그 차에 타라고 했어요. 우린 승차감이 좋지 않은 i10이 아니기를 바라고 있다가 더 좋은 차량을 타고 고산지대 사파로 향하게 되었어요.


빅사파 트레인 직원과 여자 사이에 어떤 거래가, 의사소통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여자가 택시비를 지불받고 우격다짐으로 밴 차량에 욱여넣기 하려고 했는지는 파악하지 못했어요. 그렇지만 온라인 정식 루트가 아닌 곳은 절대 예약거래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지요.

아, 라오까이에서 사파까지는 그랩을 이용할 수 없답니다. 예약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역광장의 택시나 밴을 오프라인으로 이용해야 합니다. 그렇게 날릴뻔한 갈비탕 두 그릇을 도가니탕으로 되찾았어요.




큰돈은 아니었지만 속이려 했던 것인지 팀원끼리 의사소통이 문제였는지 불투명한그들의실책이라오까이역의유쾌하지 않은 첫 기억이 되었어요.라이언도그렇고 우린 둘 다 일이여행 기분에 별 영향을 주지 않았고 다행이라 여겼어요.정말범죄에 연루됐으면 어쩔뻔했겠어요. 아찔하지요.

이내 즐거운 마음으로 라오까이시내지역을 벗어나서차는고산지대를 오르기 시작했어요.


"아따, 그 기사양반 오프로드모터스 회원해야 쓰겠네."


어찌나미명 길을 서두르며 경적을 끊임없이 울려대는지 올라가는 동안 편도1차선 도로를 중앙선넘는추월만 50번은 한 것 같았어요. 와일드 드라이버에게 우리 목숨이 달려 있었어요.

오전 7시도 안 된 산길을 가방도 없이 책 한 권을 옆구리에 끼고 경사 급한 도로를 걸어서 등교하는 어린이들 귀여운 모습을 차장밖으로 보면서 귀가 먹먹해지는 산길을 굽이굽이 오르고 올랐어요.

날은 환하게 밝아오고 전날에 비가 얼마나 내렸는지 도로는 흠뻑 젖어 있었어요.날씨가 화창하기를 바라며 구름과 햇살이 교차해서 점령하는 고산(高山)의 풍경에 따라 마음도 함께 흐림과 맑음이 되었어요. 가파른 산길이 끝나고 드디어 번화한 거리의 터미널과 이른 아침의 활기찬 시장을 지나고 또 호수를 지나면서 더욱 간절히 빌었어요. 그러나 간절한 마음과 달리 이미 구름이 자욱하게 내려앉아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PAO'S SAPA 호텔이 눈앞에 드러났어요. 안계(眼界)는 안개 같은 구름에 포위당해 맑은 갈비탕이 아니라 뿌연 도가니탕 자태를 뽐내고 있었어요.


- PAO'S SAPA 호텔은 마틸다 하나 씨 작가님께서 추천해 주신 곳으로 사파시내에서 비껴 난 곳이라서 전망이 훌륭합니다.



하노이의 아침은 차선을 서로 엉키듯 넘나드는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현란한 질주, 그리고 그 사이를 곡예하듯 비집고 달리는 자전거와 그것들의 긴 꽁무니 매연의 협주곡이 이루는 활기가 가득합니다. 반면 길거리에 목욕탕 의자 비슷한 것을 깔고 앉아서 이른 아침부터 한량처럼 차와 담배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중년 아저씨와 넥타이를 맨 화이트 컬러 젊은 무리들의 생소한 여유가 공존합니다.


사파의 이른 아침은 말끔히 씻은 얼굴처럼 상쾌합니다. 분주한 일상의 어느 하루를 부엌에서부터 시작하는 부지런한 손길의 어머니가 내는 또깍또깍 도마소리 같은 느낌입니다. 음... 노래로 표현하자면 가수 양희은 님의 '가을아침' 그 분위기입니다.적당히 서늘하고 적당히 부지런하고 적당히 촌스러워서 더 다정한 눈길을 자아낼 수 있는 곳입니다.


제가 도착했던 그 아침 사파의 날씨는 한국의 11월 중순처럼 싸늘했어요. 호텔 마당에는 장작불이 지펴져 있었고 Hotel porter가 불을 쬐고 있다가 차에서 내리는 우리를 맞아 으레 그러하듯 짐을 나르며 프런트로 안내해 주셨습니다. 예약 여부를 확인하고 체크인 시간까지 로비 한쪽 복도에 여행가방을 보관한 후 사파 관광의 중심 깟깟마을을 탐방하기시작했어요.

사파투어를 패키지로 신청해 볼까 하다가 투어신청을 하지 않고 자유롭게 관광하기로 했었거든요. 우리에겐 손 안의 구글맵이 있었고 번역기가 언제든 대기하고 있어서 '말만 하세요 주인님. 뭐든 다 번역해 드릴게요.' 심지어 방귀소리까지도 번역할 기세로 말이지요. 게다가 라오까이역에서 사파까지 이용할 수 없는 그랩이 사파 지역 내에서는 어디든 이용할 수 있었거든요. 비상시에는 언제든 카톡 연락할 수 있는 마틸다 하나 씨 작가님도 하노이에 든든히 건재하셨고요. 모든 충분조건이 성립되었어요. 네.패키지가 아닌 사파자유여행.


호텔은 사파의 중앙인 선 플라자 사파에서 꽤 깊숙이 들어가는 곳에 위치했고 호텔에서 깟깟마을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 거리였어요. 밤새 기차로 달려왔지만 걷기에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고 비도 내리지 않아서 구글맵을 의지해 걷기 시작했어요. 전 날에 비가 내렸는지 비포장 도로인 흙길 상태가 좋지 않은 데다 여전히 구름이 가득 찬 길은 두툼한 목화솜안개가 자욱했어요.

우리 상촌파 모자는 따뜻한 나라 베트남여행에 예외로 사파는 춥다는 고오정보를 친밀히 듣고 둘 다 내복은 기본, 유행의 최전선에 있다는 바지 롱 와이드 진에 운동화를 신었어요. 전날 내린 비와 구름이 가득 채워진 길은 질척 질척 미끌미끌 이었지요. 사파 가는 길은 비포장 도로가 기본값이고요. 바지 밑단을 폼 나게 접어도 와이드라서 접은 단이 자꾸 풀리는 데다 운동화라 굽이 낮으니 바지 밑단에 진흙이 마구마구. 그래서 전통복장도 대여하지 않았어요. 질척이는 길을 치맛단까지 질질 끌고 다닐 자신이 없었거든요.


여기서 팁 하나!! 사파 가실 때는 통 넓은 질질 끄는 긴 바지는 피해야 할 아이템입니다. 유행패션 같은 건 생각지 마시고요. 추위 좀 탄다 하시는 분들은 겨울 사파 때 내복도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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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맑아도 구름속은 흠뻑 젖었어요. 이 차는 왜 여기 정차하고 있을까요? /어느 민가의 뒤뜰에 매여있는 말. 움직이지 않아서 모형인가 하고 한참 바라봤더니 눈 뜨고 자나봐요.
카지노 쿠폰깟깟마을 가는 길에 본 민가의 채소밭이 우리네 시골 풍경처럼 정겨워요. 멋진 경관도 좋지만 이런 소소한 풍경에 자꾸 이끌려요. 상촌파 아니랄까봐 ㅋ


이따금 비옷 대신 투명 비닐을 뒤집어쓰고 오토바이를 타신 분들이 손님을 구하느라 왕래하는 사파길은 한산했어요. 구름 속을 다니다 보니 금세 옷이 젖어서 아무리 두꺼운 패딩을 입어도 추위가 뼛속으로 파고든다는 마틸다 하나 씨 작가님의 말씀이 이해가 되었어요. 그분들에게 가져간 망토형 비옷을 씌워주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여행 짐이 호텔에 있어서 아쉬웠어요.

그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30분쯤 걷다 보니 깟깟마을에 도착했어요. 마을 외곽을 도는 큰길은 입장료 없이 통행하지만 볼거리가 다양한 마을 안쪽길은 차단기가 있고 입장권을 판매했어요. 입장권을 구매해서 본격적으로 마을 구경을 했어요. 마을은 오목한 지형에 들어앉았는지 차단기를 통과하자마자 내리막길 계단으로 이어졌어요.

오픈상점. 물소머리 박제가 있어서 놀랐카지노 쿠폰
깟깟마을의 계단 옆 민가. 주로 상점으로 오픈합니다.

계단 양 옆으로는 민가가 있는데 모두 전통옷이나 기념품, 간식류, 생산한 과채류를 파는 판매점이었어요. 그 계단을 내려오는데 30분 정도 걸렸어요. 전통마을이 모두 상업화되어서 놀랐어요.전주 한옥마을도 비슷한 성격이지요.

(그런데 더욱 놀라운 일은 이날 저녁 사파의 중앙인 선 플라자 사파(사파 스테이션) 근처에서 있었어요. 이 이야기는 다음 회차 글에 쓰려고 합니다.)

입장권 판매소에서 얻은 지도 한 장을 들고 깟깟마을 명소를 여기저기 두루 찾아다녔어요.여전히 구름 속에 있었고 바닥이 젖어서 라이언은 몇 번이나 넘어질 뻔했어요. 신발을 잘못 고른 것이지요.


팁 둘!! 사파 여행에는 소장한 신발 중 요철이 가장 많은 신발을 선택하세요. 아이젠까지는 아니고요. 요철 많은 트레킹화 좋습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모티브가 된 성 포토존. 사진출처 네이버 블로그 굥이
사랑의 폭포
고산지역이라 날씨가 추워 매대 앞에 화덕을 만들어놓고 불을 피워 보온을 합니다.

한참 구경하다 보니 오르막 계단이 나오기에 계단을 타고 내려간 만큼 한없이 올라왔어요. 지도를 보고 오다가 길이 엇갈려 방향을 잃었던 것이지요. 이정표 이런 건 거의 없어요. 여전히 구름으로 해가 가려져 안갯속이라 시야가 좋지 않았어요. 계단을 타고 도로 위로 간신히 올라서니 웬 공사장이 나오는 거예요. 깟깟마을이 계속해서 개발 중에 있나 봐요. 작업하시는 분들 중 한 분에게 마을을 벗어나는 길을 물었는데 영어를 잘하시더라고요. 하노이 역무원보다 더 훌륭했어요. 신발엔 흙이 덕지덕지 구름 속을 걷느라 옷은 눅눅하고 그래 저래 세 시간쯤 미끄러운 길을 걸어 다녔는데 마을을 벗어나는 외곽도로상태를 보니 조금 심난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의 이동수단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그 그 그 그 그래 래래랩!!!" 그랩을 콜 했지요.

깟깟마을로 걸어올 때 보니 택시가 길 중간에 민가도 없는 곳에 서 있었는데 알고 보니 깟깟마을과 사파시내 중간에 대기하고 있다가 콜이 오면 바로 출동하는 차였어요. 쪼~기 위 사진의 자동차가 바로 그런 상태였던 것이에요. 차로 10분 걸리는 거리인데 2분 만에 아주 금방 왔더라고요.

아침식사도 굶고 세 시간 넘게 걸었더니 배가 고파서 일단 사파 시내로 가서 아점을 먹었어요. 시내로 이동하니 어느새 구름이 걷히면서 해가 보이고 있더라고요. 막 물청소를 끝낸 식당에 들어가서 거리가 내다보이는 2층 창가에 앉았는데 입김이 풀풀. 더운 나라여서 그런지 난방기구가 따로 없더라고요. 하노이에서 먹은 바잉미가 생각나서 바잉미 닮은 음식과 뜨거운 잔치국수를 생각하며 국수요리를 주문했지요.

국물이, 국물이...T.T 새콤달콤맛이었어요. 그래도 아쉬워서 뜨거운 물을 조금 부어서 후루룩.

길거리에서 수제두부 파는 모습이 흔한데 식재료로 두부를 많이 사용하나봅니다. 면을 국물에 적셔 먹었어요/전통문양으로 직조한 이색적인 티슈커버
하노이 바잉미와는 조금 다른 맛. 음식은 저렴하고 맛있었어요.
식당 외관. 타일 문양이 다채로워요. 사파시내 상점에는 테라스 꽃장식과 출입구 꽃장식이 많았어요 과연 꽃의 나라.


호텔 체크인 시간인 오후 두 시 까지는 여전히 두 시간이 넘게 남았어요. 식사를 마치자마자 사파호수를 산책했어요. 알록달록한 프랑스식 건물과 호앙리엔 산맥이 어우러져 프랑스의 어느 고즈넉한 도시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알뜰하게 선물합니다. 사람 반 호수반 하는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와 달리 걷는 이가 드문 한적한 수변에 구름이 걷히고 햇살은 따뜻하고 게다가 방금 식사를 마쳐서 포만감에 딱 낮잠자기 아니 산책하기 좋은 상태였어요. 수변주위에는관공서나 상점들이 대부분이었고 건물들 사이에 좁은 계단이 있어 계단을 따라 오르면 유럽식 건물 뒤편에 주택이 촘촘히 들어앉아 있는데 여기에서 맛집 찾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숨바꼭질 하듯 맛집이 숨어 있어요.
사파호수
현지 주민의 산책. 호수 주변의 장미덩굴에 새싹이 돋고 아치를 장미덩굴이 감싸고 있어요. 한국 겨울풍경을 보다 꽃천국 베트남에 오니 눈호강 제대로 했어요.
초등학교. 학생들이 대부분 하교한 후 늦어지는 부모님을 기다리다 도착한 부모님 오토바이 탄 어린이. 이 지역 라이더는 우비 대신 투명 비닐을 뒤집어 써서 바람과 습기를 막아요.
관공서들이 호수변 도로를 마주하고 있어요.
사파시내의 중앙인 선 플라자 사파와 사파광장.
노트르담성당. 사파 랜드마크로 1935년 완공 후 두 차례 재건축을 거쳐 현재 모습을 갖췄어요. 측면에 난 길쪽으로 들어가면 뒷문이 열려있어 성당내부로 들어갈 수 있어요

호수 산책을 마치고 길을 따라 식당이 있던 사파 시내 중심부로 다시 돌아갔어요.

가장 번화한 선 플라자 사파 건물에는 세계적 기업 별다방이 있었어요. 고산지대 사파에도 스타벅스가 있는 걸 보면 어느 오지마을이든 관광지라면 모두 침투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리에는 기념품 가게와 옷가게가 즐비했어요. 옷가게를 눈여겨보았으나 전통문양의 옷들은 취향이 아니기에 아무 미련도 없었어요. 우리의 모든 선물구입은 하노이로 돌아가 우리나라 기업 서호 롯데몰에서 하기로 했기에 기념품점에서 적극적인 쇼핑을 하지 않았어요.

라이언이 엄마를 위해 귀여운 열쇠고리 한 개를 골라 선물했어요. 이 정도야 등골이라고 할 수 없으나 그래도 아들이 인심을 썼으니 소소한 등골??

등골 열쇠고리. 치명적 귀여움. 주인을 딞았..취소취소ㅋ
사파시내에서 숙소 가는 길
생고기를 실온에 진열하여 판매/어딜가나 싱싱채소에 눈 돌아가요. 워낙 생채소를 좋아해서요
길을 반으로 나눠 왼쪽은 도보용 계단, 오른쪽은 오토바이나 자전거 등 바퀴달린것들이 다니는 경사로

아침 6시에 라오까이 역을 출발해서 고산지대 사파에 온 이후 쉬지 않고 이동했더니 조금 피곤했어요.

우리가 머무는 숙소는 번화가에서 깊숙이 들어간 곳이어서 걸어서 20분쯤 걸리는 곳이었어요. 가장 안쪽에 있어서 숙소 아래로는 계단식 논이 펼쳐지는 위치였지요. 숙소까지 그랩을 이용하지 않고 상점들을 구경하며 도착했어요. 오후 두 시 체크인 시간까지 한 시간쯤 남아서 잠시 호텔 레스토랑에 앉아서 생과일주스를 마시며 쉬었답니다.

객실 테라스에서 보면 저 길이 보이는데 길따라 동네 구경을 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걷지 못했카지노 쿠폰
라이테는 파인애플, 라이언은 수박주스. 생과일을그대로 갈아 얼음 몇 조각만 띄워준 100%과즙

동서남북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바람에 떠밀려 가던 구름이 어디든 마음 내키는 대로 멈추는 곳.

구름 속에서 문명과 자연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서 살아가는 원주민들과 외지인들과 외국인들. 그들 조합이 고산(高山)에 뜨겁게 뿜어내는 삶의 애착 가득한 시간들이 계단식 논처럼 한 겹 두 겹 쌓여갑니다.

태양이 가장 높은 곳에 머물렀고 오전 내내 칭칭 동여맸던 모직 머플러를 테라스의 탁자에 풀어놓았습니다. 온몸을 감쌀만한 크기의 의자에 뻐근해진 몸을 깊숙이 부려놓았을 때 앞 산에 걸린 구름이 연기처럼 몰려옵니다. 바람 낚싯대에 낚인모양입니다. 그곳이 사파입니다.

레스토랑 테라스 쪽으로 몰려오는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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