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남편 앞에 놓여지는 카지노 게임 기로
1. 육아를 하며 시작된 ‘오밤’중의 기상.
그는 심야인지 이른 아침인지 애매한 시간대에 깨는 경우가 생겼다.
그 외에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느 새 일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은 개인 위생 수준 저하.
아이들을 씻기고 아내를 씻는 동안 기다리며 아이들과 놀다보며 어느 새 찾아오는 ’잘 시간‘.
그는 좀 상쾌하게 자리에 눕겠다고아이들의 수면 시간 (시도 시작 시간)을 9시카지노 게임 9시 반으로, (혹은 9시 반카지노 게임 10시) 미루고 싶지 않다. '새나라 어린이 출신' 아빠의 마음이다.
그렇게 ‘아무리 피곤해도 머리를 감지 않으면 잠들지 못했던’ ‘청결하던 독거청년’은 이제 아이들 사이카지노 게임 책을 2권 읽어주다가 잠드는 경우가 잦다. 책을 2권이나 읽었는데도 아이들이 초롱초롱할 때는 수면을 유도하기 위해 불을 끈다. 그렇게 암흑 속카지노 게임 아이들이 잠들기를 기다리다가 먼저 잠들어버리기 일쑤인 ‘불결 용인不结容忍’의 세계카지노 게임 살게 되었다.
문제는 그렇게 잠들어도'육아모드 아빠의 탈'속에 가려진 본연의 청결을 희망하는 자아가 지킬박사처럼 카지노 게임에 그를 깨우는 듯하다.
아, 씻어야 하는데...
(눈이 번쩍)
카지노 게임 2시- 3시 사이.
3-4시간의 수면으로 체력이 충전되면 이 청결을 향한 일념이 알람처럼 그를 깨운다.
간혹 남성의 체력 충전을 알리는 다른 신체반응이 깨우기도 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종종 잠꼬대를 하며 아빠를 찾기도 한다. 그래도 카지노 게임 2-3시는 ‘딥슬립’ 에 깨는 경우는 적은 걸 보니 그 때가 잠이 깊이 드는 숙면시간 (Non-REM Sleep)의 시기인가보다.
그렇게 새벽에 찾아온 기회를 붙잡고자 그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까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의 여닫는 소리를 최소화 하고, 어둠 속의 닌자처럼 화장실로 잠입한다. 침실의 문 아래 틈에 빛이나 소음이 들어갈까봐 쿠션이나 옷으로 막는 치밀함도 발휘한다. 그의 완전 범죄는 평안한 샤워를 뜻한다.
현 거주상황카지노 게임 침실과 멀리 있는 곳의 제2의 화장실은 없다. 샤워기카지노 게임 떨어지는 물소리를 줄이겠다고 기도하듯 무릎을 꿇고 씻는다. 샤워를 하고 있는데 잠카지노 게임 깬 첫째 지은이가 아빠를 찾는다며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난감한 상황은 피하고 싶다. 체지방율 19%-20%대의 나체가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동생들이 깰까봐 이다.
2. 문제는 샤워 후 이다.
샤워타올로 아무리 열심히 물기를 닦아도 헤어드라이어를 안 쓰고 ‘자도 될 정도’의 건조상태는 달성하지 못한다. 헤어 드라이어는 시끄럽다. 게다가 샤워를 하고 수건으로 머리를 열심히 말리고 나니 정신이 맑다.
전-혀 졸리지 않게 되었다.
간혹 정말 체력을 회복해야 할 정도의 누적된 피로를 감지하고 있을 때도 있다. 그럴 때 수면과 빛에 관한 과학적 지식을 응용하여 하얀 LED등을 키는 대신 야간용으로 설치해둔 동작감지 센서가 있는 어두운 노란등의 빛에 기대어 씼는다. 가끔 불이 꺼져 칠흑 속카지노 게임 씻다가 손을 공중에 허우적 대기도 하며.
이 때 이런 유혹이 찾아오는 거다.
머리가 마르는 걸 기다리며 글을 좀 쓸까?
-(작가병 초기 환자) 빙산-
그리고 갈등이 함께 찾아온다.
이 시간은 온전히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시간이다.
신호대기 중이나 아이들끼리 열심히 놀 때 찾아오는 "짬"을 붙잡아 ‘마이크로 라이팅 Micro Writing’이란 걸 하기도 하지만, 어떤 시각적 방해로부터 자유로운 캄캄한 공간에서 글을 쓸 때의 속도와 집중력은 이 카지노 게임에만 누릴 수 있다.
그런데 이 시간은 ‘잠이 오지 않아서 핸드폰을 보는 아내’의 시간과 종종 겹치기도 한다. 아이들을 재우며 낮잠을 자서 일 때도 있고 밤중에 수유한다고 깨서 핸드폰을 봤다가 숏츠 같은 걸 보며 뇌를 활성화 시켜버린 카지노 게임의 댓가일 때도 있겠다.
그렇게 남편은 두 가지 카지노 게임지를 마주한다.
두 손을 키보드 위에 올리거나, 침실로 돌아가아내 위에올리거나.
뭐, 위든 옆이든 뒤이든 앞이든 위치의 정확성에는 주목하지 말아주길 바라며 … 밑줄을 그엇지만, 의도와 다른 강조가 되는 것 같은 불길한 예감.
어둠 속에 앉아 열 손가락을 키보드 위에서 최소한의 강도로 조용히 두드리는 카지노 게임지,
그 어줍잖은 창작 욕구를 발산하는 카지노 게임지의 반대편에는 또 다른 카지노 게임지가 있다.
선배작가님들, 주로 어느 카지노 게임을 하시나요?
(2부카지노 게임 계속.... )
…..라고 하기엔 2부부터 읽으실 분이 신경 쓰여서 그냥 붙여서 나갑니다.
3. 브런치 작가가 마주한 다른 카지노 게임지에 대해
아직도 안아줘야할 때가 많은 만1세 셋째 덕분에 뻐근 하기 쉬운 아내의 승모근과 어깨를 안마해주거나......
사실은 아이들만큼이나 평소에 남편에게 안기고 싶은 아내의 마음을 알아채주는 거다.
퀸 사이즈 패밀리침대를 두 개 이어 붙여 ‘한 침대’ 생활 중이지만 아이가 셋이 된 후에는 둘이 나란히 잘 수 있었던 날은 없었다. 첫째 둘째 사이에 서 잠드는 그는 주로 '좌 사야, 우 지은' (중 빙산)의 포지션으로 잠든다. 그 건너편에 아내가 있거나, 셋째를 건너 아내가 있거나.
육아를 하면서 둘만의 시간을 갖으려면 이 카지노 게임의 시간이라도 활용해야 한다.
(누구나 적어도 어느 정도는)연애 할 때는 매일 손 잡고 안고 싶어서 뽀뽀하고 싶은 마음이 들끓어서 결혼을 생각했던 거 아닌가. 아내도 평생 연애할 때처럼 자기를 안아주고 예뻐해줄 것 같아서 남편과 결혼한 거 아니겠나.
뭐 다른 어른들의 계산적 마음이 존재할 가능성이나 그 비율 따위는 이 글의 취지에 어울리지 않으니 독자님들도 떠올리지 말도록 하자, please. お願いします。
이젠 어줍잖은 거짓말은 안해도 되는 사이 아닌가.
“손만 잡고 잘께” 따위의.
안마해주다가 안아주기도 하고 뭐 '결혼 전엔 넘으면 안됐던 선'을 슬그머니 넘어도 되는 사이이기도 하며, '넘어와주기를 기대하기도 하는'사이가 부부 사이 아니겠나.
“뜨.밤”이 아니더라도 “따.밤”이면 된 거 아니겠나.
4. 너무 바빠서 서로를 안아주고 보듬어줄 시간이 없는 부부의 삶은 삭막해지기 쉽다.
그렇게 피곤했던 아이들을 돌보는 ‘미션’도 언젠가는 끝난다.
그 연장선에 있을 아이들의 학업을 신경 써주는 역할도 결국은 끝난다.
혹시라도 부모의 역할을 연장하여 아이들이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걸 돕는 것, ‘아마 간섭하기 어려울 선별 과정’까지 관여한다고 가정해도 결국은 끝난다.
여기서 계속 연장해서 성인이 되어 가정을 이룬 자식들의 내정간섭까지 하게 되면 그것 때문에 자녀들의 부부생활에 불필요한 위기를 제공할 수 있다. "낄끼빠빠"라는 MZ들의 사자성어를 기억하자.
자, 그런 모든 ‘역할’이 끝난 뒤에 남는 건 우리의 젊은 날에 카지노 게임하고 그 약속을 지켜나간 배우자이다.
엄마 아빠가 아이를 아무리 잘 돌봐주고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어도 그게 병적인 의존이 되지 않는 이상 결국은 건강한 독립으로 이어진다. 아이들의 건강한 독립 후에는 아이들이 또 엄마 아빠가 되어 바빠진다. 우리가 그랬듯이.
결국 우리가 평생 돌봐줘야 하는 건 어떤 형태로든 평생 함께 하겠다고 약속한 대상.
배우자인거다.
지난 번 연재글을 쓰던 때 점심을 함께 했던 50대 여 선배님에 이어 지난 주 함께 점심을 했던 40대 여 선배님도 그에게 또 다른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무슨 얘기를 하다였을까?
‘…뭐, 그렇게 다투고 화해하고 안아주고 하는 거 아니겠어요?’
‘남편이랑 안지 않는데요?’
(선배님은 한국카지노 게임 대학원을 나온 외국사람이다)
‘네?! 왜요?!!’
아무튼 이야기를 들어보니 서로 아이들을 안아주는 경우는 많은데 서로를 안아본 건 정말 오래됐다는 이야기.
설득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과학적 팩트를 던지며 마무리 했다.
건강에 좋아요. 면역력에도 좋데요. 정서상으로도‘
‘아이들에게 나중에 만나게 될 배우자, 부부의 모습을 모델링 해주는 것도 있으니깐, 일부러라도 안아주고 하면 어떨까요?
남편도 선배가 안아주면 좋아할 것 같은데.’
배우자를 늘 no.2 [넘버2], no.3[넘버 th뤼]로 두고 살다가 아이들이 없어졌다고 갑자기 막 그리움과 연정이 솓구칠까?
정서적 친밀함이 바탕이 되는 육체적 친밀함이 당연히 정답이다.
하지만 생물학적 인간은 한 방향으로만 작용하지 않는다.
육체적 친밀함이 정서적 친밀함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물리적 거리감이 정서적 거리감으로 이어질 수 있듯이, 서로에게 손대지 않는 사이가 되면 서로의 마음을 만질 수 없는 사이가 될 지도 모른다.
피곤한 삶을 살아가며 예쁜 말을 하기는 정말 어렵다. 하지만 서로의 지친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동작’은 ‘시의적절한 말’을 하는 것보다 쉽다.
두 팔을 벌리고
전장(battle field/战场)카지노 게임 볼 수 있는 ‘나에게 아무 무기도 없어요’ 라는 표시이기도 하다)
상대를 안아주는 거다.
물론 두 사람의 심장 사이의 거리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두 사람 사이의 몇 센치의 섬유조직이 남아 있을 때,그리고 두 심장 사이에 남은 게 표피, 진피, 피하조직, 늑골 정도일 때와는.
어쩌면 전달되는 체온만큼 마음도 더 쉽게 전달되는 지 모르겠다.
(이건 어디까지나 남편이 쓰고 있는 것이고 미혼남녀에게 권장하는 것이 아니다. 새 차든 중고차든 자동차 고르듯 테스트 드라이브 하는 마음가짐으로 육체적 친밀감을 활용하려는 이들에게는 사용되면 안되는 논리이겠다.)
5. 결혼을 하면서 아내와 남편, “두 사람 사이카지노 게임만” 으로 규정한 배타적 친밀함.
그걸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두 사람이 누리고 있을 뿐이다.
그 독점적인 관계카지노 게임 누릴 수 있는 그 때의 따뜻함을 즐기면 된다.
이 때 두 사람만 나눌 수 있는 친밀함은 점수를 잘 받아야 하는 시험이 아니다.
100점, 90점 점수를 매길 필요가 없다.
회사 업무처럼 성과를 달성하려는 부담감도, 상대에게 깊은 감명을 주기 위해(impress) 엄청난 노력을 할 필요도 없다.
다행히 인간의 체온은 죽을 때까지 따뜻하다.
몸의 어느 구석은 심신의 상태에 따라 영양학적이나 생리학적 상황에 따라 뜻대로 기능하지 않는 날이 불쑥 찾아올지도 모른다*. 우리의 몸은 노화에 따라 젊었을 때의 밀도와 체지방률을 유지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아직도 따뜻한 몸을 가지고 서로의 따뜻함을 느끼고 있으면 되는 거다.
*Coitus라는 고어를 사용하든, '사랑을 만든다는(make love)' 요즘은 '구닥다리' 취급을 받기도 하는 영어 어휘를 쓰든, 성별과 혼용되기도 했던 단어 (유튜브 썸네일카지노 게임는 대체어 ‘예스’가 사용되는 것 같다)가 칭하는 두 사람의 행위. 중국 인터넷 커뮤니티카지노 게임는 '조인造人:만들다+인간(을)', 즉 '인간 만들기' 라는 뜻의 어휘를 희화화 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아무튼 그 '예스'가 밥이 될 필요는 없다. 매끼 먹을 수도 없고 매 끼 풍성하게 먹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예스’는 적어도 결혼에 필요한 비타민(VITAMIN)과 비슷한 게 아닐까. 결핍되어도 큰 티는 안 나는 것 같은데 오랜 기간 동안 특정 미네랄이 결핍되면 건강에 이상신호가 오듯이, 부부 사이에 꼭 필요한 something.
*"예스(sex)"와 건강*
한편 스트레스란 건 얼마나 웃긴가? 암부터 불임부터 발기부전(ED)부터 성욕감퇴까지 참 많은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 몸의 여러 기능들이 다 연결되어있기 때문이다. 성호르몬은 성욕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고 성행위에만 필요한 게 아니다.
우리의 음식도 중요하지만 생활 습관 -물론 ‘정신 습관’ 혹은 마음의 태도도 중요하다.
‘잘 안되서 스트레스를 받는 게 더 잘 안되게 하는’ 못된 순환고리, 벗어나야할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가 있다는 걸 인지하자. 농구선수가 경기에 출전 한다고 긴장하면 플레이가 나빠진다. 그런데 이 곳에선 교체선수 따윈 없다.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가 있을 뿐이다.
+
건강한 몸의 항상성 (恒常性/homeostasis)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게 건강한 삶을 이끌어보자. ‘몸이 예전같지 않네 -’ 하며 남자들끼리 모여 담배를 피며 혹은 술을 마시며 한탄하는 건 상황 개선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
- 젊었을 때야 전두엽에 미치는 영향 덕분에 긴장을 푸는데 도움이 될 지 모르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술을 마신 기간이 길어질수록) 달라진다.
알콜은 몸에 작용하는 여러 호르몬 수치에, 신경체계, 혈액 순환에 영향을 미친다. 지속적인 알콜섭취는 가끔 전철 광고카지노 게임 보이던 여유증의 원인 중 하나이다.
알콜이 뇌의 백질이나 회질에 미치는 영향도, 충동억제나 계획을 수립하는 전두엽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마찬 가지이다.
세부 조사 내용은 아래 연재글을 참고하시길 :
/@chooseurmiracle/161
차라리 운동을 하고 식단을 건강하게 바꾸자.
6. 그는 아빠이기도 하지만, 아빠이기 전에 남편이다.
남편의 의무는 여러가지이다.
외벌이로서 당연히 경제 활동카지노 게임 담당하는 역할이 있다.
하지만 다면적인 인간의 삶을 무엇 한 가지로만 단순화시키면 삶이 고단해지기 쉽다.
자신의 정체성을 ‘경제활동을 하는 아빠’로만 국한시키면 회사생활이 전부가 된다. 정서적으로는 직장카지노 게임 받는 사회적 인정이 전부가 되고, 집카지노 게임는 정서적으로 결핍한 상태로 좋은 모습을 못 보인다. 그렇게 스스로를 ‘ATM 취급’* 받는다며 자조하는 슬픈 직장인 아빠의 미래 노선을 타면 안된다.
ATM취급은 어쩌면 아이와의 관계카지노 게임 돈을 바탕으로 쌓은 과거의 역사.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한 시간을 돈으로 산 선물과 바꿔 쌓아온 '물물교환'이 뒤에 숨어있을 지 모른다. "ㅇㅇ 하면 ㅁㅁ 사줄게" 등의 경제적 보상, 물질적 보상으로 관계를 유지하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부모의 철학이 영향을 미쳤을 지도 모른다.
직장인이자 아빠이자 남편인거다.
다시, 순서에 방점을 두고 다시 말해본다.
남편이고 아빠이고 직장인인 거다.
남편이 되서 아빠가 될 수 있었던 거다.
남편의 역할을 소홀히 하면서 아빠로서 잘하기는 어렵다.
아빠가 육아에 진심이 되어 아이들 돌보는 것에 전념하다가 남편으로서의 역할을 잊으면 도리어 좋은 아빠의 모습에 중요한 그림을 놓치게 된다. 엄마를 잘 챙겨주고 사랑해주는 아빠의 모습. (이건 엄마에게 적용해도 마찬가지일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고인이 된 지혜자T.K가 말했다. 혼인관계가 튼튼하면 인생의 다른 풍파는 이겨낼 수 있다고. 하지만 혼인관계가 흔들리면 다른 인생의 구석구석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분명 우리 아빠들은 직장인이어서 남편이 될 수 있었다.
혹시 결혼 서약에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혹은 유사 구절) 대신 ‘당신이 가져다오는 수입이 월 O천만원’ 이라는 걸 한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연애결혼의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은 서로가 카지노 게임한 사람과의 약속이 근간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른 무엇이 아닌 그 ‘약속’이 결혼의 기반이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수입도 자산도 아이들도 변수이다.
줄었다가 늘었다가 줄었다가 할 수 있다.
하지만 결혼의 기반인 두 사람의 약속은 과거에 일어난 일이고 ‘약속’은 시간이 흘렀다고 자동으로 내용이 달라지지 않는다.
그 때 서로에게 했던 약속을 소중히 하며 하루 하루 더 다독여주고 예뻐해줘야 모든 변수들에 변동이 생겨도 변함없는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거 아닐까?
2018년에 결혼해서 이제 7년차인 신혼부부가 쓰는 글이라 인생풍파를 덜 겪은 이의 한계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독자 중 인생 선배작가님들의 조언은 대환영이다.
7. 구독자수가 100명이 안되지는 브런치작가인 그는 아빠이기도 하지만, 아빠이기 전에 남편이다.
다행히 구독자와의 약속이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칠 규모의 작가가 아니다. 브런치 연재를 아내보다 우선시 할 타당한 이유도 없다.
그런 그도 작년에 벽돌책* 연재북을 연재할 때는 연재를 우선으로 하는 과오를 범한 적도 있다.
(벽돌책: /brunchbook/threesideofcoin)
자다가 깨면 연재글을 완성하기 위해 스르륵 거실에 나가 잠을 줄여가며 글을 완성시켰다. (그걸 완성이라고 불러도 된다면 말이지만...)
그래서 아내가 ‘글 쓰는 그’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가졌던 적도 있었다.
글 쓰는 게 제일 중요한 사람 같다고. 대략 번역하면 '머리 속에 글 쓸 생각 뿐이냐' 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돌아보면 글을 쓴답시고 삶의 소중한 것들을 글 쓰는 걸 방해하는 것처럼 여겼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낮잠을 자는 동안 글을 쓰고 있다가 애들이 깨면 한숨을 쉰다거나.
무엇이 더 소중한 건 지 몰랐던 거다.
아마 앞으로도 매번 '따뜻한 카지노 게임'을 하게 되진 않을 거다.
아내도 숙면을 더 선호할 때도 있을 거고, 남편 역시 아내의 숙면을 위한답시고 글을 쓰는 새벽을 카지노 게임할 수도 있을 거다.
글을 쓰겠다는 목표를 갖게 된 그의 머리 속에 프랑스 작가 오노레 드 발자크(Balzac)의 말이 떠오를 때도 있을 것이다.
"There goes another novel. = (누군가와 '자는' 동안) 소설 하나가 또 날아가버렸군"*
하지만 다행히도 그는 알고 있다.
글쓰기를 좋아하게 된 그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날아가버리는 소설'이 아닌 '아내가 떠나버리는 그림의 "There goes my wife!" 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발자크는 여자와 잘 때마다 'there goes another novel' 이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그 시간에 소설을 쓸 수 있었는데...라는 뉘앙스로 젼해지는 이야기인데. 경제적 안정을 제공해준 한스카 공녀와의 결혼 전까지 많은 여성들과의 관계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뭐 딱히 본받아야할 만한 인물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카지노 게임지가 두 개 인 것 같을 때 늘 하나 더 있다는 걸 잊으면 안된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거다.
그럴 땐, 물론 다음 날 졸릴 수 있으니 아침에 녹차든 홍차를 마셔야하겠다.
커버사진:
아내랑 연애하던 시절 처음 같이 본 바다. 좌표는 비밀. 너무 궁금한 사람은 메일로 물어보시면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