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인사담당자의 경험은 그대로 두면 그냥 한 사람의 경험일 뿐이지만, 그 경험이 공유되면 다른 경험을 만들어가는 재료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합니다. 기존의 글들보다는 조금 더 주관적인 인사담당자 Opellie의 경험을 소개합니다. 기억의 조각에 크고 작은 살을 붙였기에 기본적으로 브런치북 '인사담당자 Opellie'는 실제 인물과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카지노 게임의 시간을 기록합니다.
"Opellie대리, 고생해요~"
A팀장님은 언제나나이스했다. 적어도 인사팀인 우리들에게는 항상 나이스했다. 나이가 어리다고 말을 함부로 놓지 않았고, 언제나 '~~ 요'체를 사용했고 업무적인 상호작용에 있어서도 인사팀 입장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곤 했다. 인사팀 입장에서 특별히 더 잘해드리는 게 없어도 A팀장님의 인사팀에 대한 태도는 인사팀이 확실히 편한 느낌을 갖게 하기 충분했다.
"넌 좋겠다"
사실 A팀장님이 맡고 있는 팀에는 나와 개인적으로 친한 친구가 한 명 있었다. 그는 개발자이고 나는 인사담당자로 서로 하는 일은 달랐지만 처음엔 직장동료로 만나 금세 친구가 된 녀석이었다. 참고로 나는 사회생활을 하며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말을 놓지 않는다. 내가 말을 놓는 그룹이 있는데 그 그룹이 바로 '친구'라고 부르는 그룹이다. 사회에 나와 '친구'를 하기로 한 이는 손에 꼽을 정도이기에 그에 대해 나는 어느 정도의 신뢰감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가 A팀에 있었고 나는 그에게 좋은 팀장님과 같이 일하니 좋겠다는 말을 건네고 있었다.
"갑자기 무슨 소리야?"
"너네 팀장님 좋으시잖아"
이상한 소리를 한다는 듯 그는 나를 보고 있었다.
"A팀장님 좋지 않아? 우리한테는 항상 나이스하게 대해주시던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어, 그 인간은..."
그는 '그 인간'이라는 표현으로 시작해 팀 안에서 보는 A팀장님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팀 내에서 A팀장님의 모습은 평소 내가 보았던, 아니 나에게 보였던 모습과 정반대였다. 팀원들에게 하대하고 팀원들이 번아웃될 정도로심한 압박을 하지만 정작 개발팀장으로서 개발능력은 부족하다는 등의 이야기였다.
A팀장님이 보여준 인사팀에 대한 나이스함은 처세를 위한 일종의 가면이었다. A팀 친구의 말을 들으며 나는 카지노 게임에 대한 내 판단의 오류를 확인했고, 이는 이후 인사담당자로서 나에게 영향을 주었다.
"팀장님 안녕하세요. A본부장입니다"
인사팀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며칠이 지나는 시점이었다. 처음 만난 A본부장님은 매우 나이스한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무언가 파악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보이는 나이스함이 전부가 아닐수 있겠다는 느낌이었다.사실 그도 A팀장님과 같은 유형이었다. 자신의 이익을위해 강해 보이거나 아군으로 만들 필요가 있는 팀, 구성원에게는 나이스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하대하는.
사람을 판단하고 유형화하고 단정 짓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사람이 가진 가능성을 믿고 있다. 그럼에도 인사라는 일을 하는 데 있어 사람을 판단하고 유형화하고 답을 내리는 일은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보이는것을 그냥 보는 것(see)이 아니라 의식하여 주의 깊게 보는 것(look or watch)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경험상나는 모두에게 YES를 말하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그냥 '좋은 사람'일수는 있지만 올바른 카지노 게임가 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좋은 사람'으로써 카지노 게임는 자신이 좋은 사람임을 어필하기 위한 말과행동을 하지만 올바른 카지노 게임는 솔직함에 기반한 기준을 말하고 그 기준에 따라 행동한다. 좋은 사람으로서 카지노 게임는 자신을 보이기 위해애쓰지만 올바른 카지노 게임는 기준을 보여준다.
두 얼굴의 카지노 게임들을 여럿 만나면서 했던 생각을 기록으로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