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현실은 아니어도
청약에 당첨되자마 충동적으로 토지를 샀다. 작은 집도 같이 지었다.
아쉽게도 현실이 아닌, 카지노 게임 속 이야기다.
산토리니처럼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멋진 언덕 위 토지. 멋진 곳이라 생각하며 토지를 확인해보니
다른 누군가가 청약신청을 넣은 자리였다. 어쩐지 마음이 바빠져 충동적으로 청약신청을 했다.
처음에는 이왕 카지노 게임 산 김에 간단하게 내부만 꾸밀 생각이었다.
마음에 드는 소품과 식기를 사고 여기저기 배치하고 방향을 바꿔보기도하며 카지노 게임 꾸몄다.
그런데 어느새 일주일 내내, 하루 세네시간씩 시간을 쏟아붓고 있었다.
점심도 거르고, 가구 배치 하나, 마당에 심을 나무 한 그루에 몇시간을 고민하기를 반복하다
더는 안되겠다 싶어서 이제 그만해야한다고 내 자신을 어르고 달래어 마무리를 지었다.
썩 괜찮게 바뀐 공간을 바라보면서,
큰 토지가 아니라 작은 토지를 사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같이 들었다.
열심히 모은 카지노 게임 재화로 토지를 사고 주택을 세우고 소품을 사는 과정에서 나는 빈털터리가 되었지만,
이상하리만치 현실적인 이 상황이 오히려 나에게 신기하게도 큰 만족감으로 다가왔다.
사실 이 카지노 게임에서 집은 크게 필요가 없다. 오죽하면 집꾸미기는 최종 컨텐츠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집이 없어도 카지노 게임의 진행에 전혀 문제가 없으며, 심지어 있어도 사실 크게 쓸만한 일이 없다.
카지노 게임 속 지인들을 초대한다거나 그 안에서 역할놀이를 하는정도인데
나는 카지노 게임속에서 친한 사람도 거의 없고 역할놀이도 즐기지 않는다.
카지노 게임을 할 때 굳이 하지않아도 되는 부분은 과감하게 안하는 편인데,
왜 나는 재화도 충분하지 않으면서 굳이 이 세상에서 청약을 넣고 카지노 게임 샀을까?
어쩌면 단순할지도 모른다. 집에 대한 로망 없이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것이 소유든, 공간 그 자체든.
나만의 조용한 공간, 햇살이 드는 창가, 문을 잠그고 홀로 있고 싶은 방..
누구나 마음속에 각자 '집'을 그린다.
어렸을적 아버지와 3평이 될까말까했던 공간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나는
친구들 집에 놀러갈때면 거실과 자기 방이 있는 친구들의 집이 얼마나 멋있고 또 얼마나 부러웠는지,
해맑던 친구들 옆에서, 홀로 우리 집과 비교하며 울렁대던 마음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때부터 내 꿈은 아침에 거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맨발로 기분좋게 베란다를 바라보는 어른이였었다.
그리고 가끔은 그렇게 말하고 다녔다. 그렇게 말하고다니면 왠지모르게 이루어 질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인간이 삶을 유지하려면 의식주가 필요하다고 한다.
입을 옷, 먹을 음식, 그리고 주거할 장소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지금에선 많은 사람들에게 '주(住)' 이라는 의미는 아마 나머지 둘보다 훨씬 거대하게 자리잡았을 것이다.
독립을 하면서 처음으로 5평으로, 5평에서 10평으로, 10평에서 큰 맘먹고 처음으로 전세아파트를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지어진지 25년은 지나 오래된 구축아파트였지만, 아파트라는 사실 자체로 얼마나 설레고 행복하던지.
조촐한 이사를 마치고 첫날 밤. 나는 방에서 이부자리를 챙겨 거실 한복판에 누웠다.
거실은 아직 텅 비었지만몇십년간 열망하던 일이 이루어짐에 어쩐지 경건한 마음으로 이부자리를 폈던 기억이 난다.
이불을 감싸고 베란다쪽으로 돌아앉아서
나는'거실'이라는 공간이 생겼다는 자체에어쩐지 눈물이 차오르는벅찬 기분을 애써 눌러대려 괜히 눕지도 못하고 한참을 앉아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에 아파트와 집에 꽂혀서 무리하게 당시의 신축 아파트에 추첨을 넣어보고 분양권도 샀었다.
예산보다 무리하게 들어갔던 아파트의 분양권이었기에 적당한 가격에 처분하고 살던 전세집에서 조금 더 돈을 모아 더 좋은 집에 가려고 마음을 다잡았지만,
그 전세집은 결국 집주인의 부동산 투자실패로 경매로 넘어가 아주 어려운 과정을 거쳐 전세금을 돌려받아내어 이사를 준비하게 되었다. (이 부분도 언젠간 글을 써보면 굉장히 재밌을 것 같다)
그 후 결혼을 하고 신혼부부 지원을 받아서조금 좁아졌지만 시설은 더 좋은 신축빌라로 이사를 갔다.
삶은 한결 안정적으로 변했지만 어쩐지 나는 첫 아파트의 거실풍경과 창문 가득 펼쳐진 논을 잊지 못한다.
거실 한복판에 이불을 펴고 홀로 누웠던 첫날 밤.
그 날 나는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안도감과 단전에서 올라오는 충만함을 동시에 느꼈다.
그리고 여전히 내 삶에 몇 번의 이사가 필요할지, 몇 번이나 집이 좁아지고 커질지 걱정한다.
나는 항상 더 나은 무언가를 계속 꿈꾸고 더 넓고 안전하고 깨끗한 공간을 소망한다.
그렇게 영원히 끝없는 욕망의 청사진을 그리는 내게 가끔씩 되묻게된다.
집이란 어쩌면 나에겐 분수에 맞지않은 거대한 허상을 쫒는 일일까?
그래서 나는 카지노 게임 속에서라도 카지노 게임 샀는지도 모르겠다.
그곳은 픽셀과 폴리곤으로 만들어진 풍경이지만
아무도 없는 텅 빈 거실에 앉아 베란다 밖을 바라보았던,
그때 느꼈던 충만했던 기분을 잠시나마 떠올릴 수 있게한다.
지금도 가끔씩 지나가다 좋은 아파트와 카지노 게임 보게되면 조급하고 불안한 생각에 씁쓸해진다.
그럴때면 나는 문득 카지노 게임 속 카지노 게임 떠올린다.
그곳에서는 더 넓은 평수도, 치안 좋은 동네도, 대출도 필요 없으니까.
현실의 나는 여전히 좋은 카지노 게임 원하고 있지만
그래도 잠시 머물다 갈 씁쓸한 불안과 조급한 마음들이 카지노 게임 속의 집에서 위안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