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프랭크의 『아픈 몸을 살다』
『아픈 몸을 살다』는 의료사회학자 아서 프랭크가 자신의 질병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의 몸과 질병, 돌봄에 대해 사회적 맥락에서 성찰하는 에세이다. 그는 39세에 심장마비를 겪은 후 곧이어 고환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으며, 이 과정을 사회적·철학적·윤리적 관점에서 깊이 성찰한다.
프랭크는 질병 경험을 단순히 개인적인 이야기로 한정하지 않고, 그것이 개인의 정체성과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사회적 서사로 확장한다. 그는 질병을 단순히 의료적 용어(질환)로 환원할 수 없는, 삶의 총체적인 경험으로 바라보며, 질병을 불행하거나 피해야 할 것, 혹은 가능한 한 빨리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삶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또한 환자를 단순히 치료와 돌봄이 필요한 존재로 보는 것을 넘어, 목격자이자 새로운 이야기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으로 바라본다. 환자는 질병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시각을 갖게 되며, 이 경험은 사회적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의료 시스템 내에서 환자가 종종 비인격화되거나 주변화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돌봄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아픈 몸을 살다』는 질병이 단순한 개인적 불행이 아니라 사회적 의미를 지닌 경험임을 강조한다. 아프다는 것은 ”그저 다른 방식의 삶”이고 질병 이후 우리는 “다르게 살게” 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현대 사회가 질병과 돌봄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인간다운 삶의 조건이 달라질 수 있음을 지적한다. 이러한 프랭크의 통찰은 우리 사회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아픈 몸의 이야기를 사회적으로 기억하고, 돌봄의 가치를 재구성하는 것은 보다 인간적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p.52
통증 ‘속에서’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표현하는 용어는 없다. 통증을 표현할 수 없기에 아픈 사람은 자신에게 할 말이 없다고 믿게 된다. 입을 다물게 되면서 아픈 사람은 통증 속에 고립되며, 고립은 통증을 악화시킨다.
p.69
제대로 슬퍼하는 일은 당신이 잃어버린 것을 소중히 하는 일과도 같아요. 상실감마저 소중히 여길 때 삶 자체를 소중히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 당신은 다시 살기 시작할 거예요.
p.93
삶은 잿빛으로 변카지노 쿠폰. 의사들에게서 치료를 받다 보면 그들의 권력에 종속되기 쉽다. 그러나 의사들의 권력이 실재카지노 쿠폰고 해도 절대적이지는 않다. 균열 사이에서 우리는 자신이 있을 자리를 찾아낼 수 있다.
p.160
나아가 고통 또한 부정된다. 치료 제공자들은 표현해도 괜찮은 감정이 어떤 것인지 환자에게 암시를 주고, 환자들은 의료진에게 의존하고 있으므로 암시를 받아들이곤 카지노 쿠폰.
p.165-6
인간의 고통은 고통을 함께 나눌 때 견딜 만해진다. 누군가가 우리의 고통을 인정카지노 쿠폰는 사실을 알 때 우리는 고통을 보낼 수 있다. 고통을 알아봐 주면 고통은 줄어든다. 이 힘은 설명될 수 없지만 인간의 본성 같다.
p.191
아프다는 것은, 다시 말해 인간이기에 겪는 고통을 나도 겪는다는 것은, 그 온전한 전체 안에서 자기 자리가 어디인지 아는 것이다. 카지노 쿠폰 사람들과 내가 연결되어 있음을 아는 것이다. 죽어가는 사람은 카지노 쿠폰 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자신이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한다.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귀중하며 균형을 되찾아준다.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 봄날의책, 2017
에세이 | 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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