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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띵 Oct 22. 2023

p1-6: 샌들무료 카지노 게임 용서의 언덕을 오르다

5일 차 : 팜플로나 (Pamplona) - 푸엔테라레이나 (Puente La Reina) / 24km



드디어 오늘은어제부터 걱정했던알토 델 페르돈(Alto del Perdon)을 넘어가는 날.

알토는 언덕, 페르돈은 무료 카지노 게임 뜻으로 ‘무료 카지노 게임 언덕’을 지나는 날이다.

새끼발가락은 여전히 퉁퉁 부어있었고 나는 배낭에 등산화를 매달고 샌들을 무료 카지노 게임 출발했다.


am 7:30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거리에사람들로 붐볐다.

'보통 주말 아침에는 늦잠을 자지 않나...' 속으로 생각하는데 알고 보니 지금 이 시간까지 술을 마시며 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대단하다~ 역시 젊음이 좋다. 하하하'


나도 젊으면서 그들을 보며 이런 웃긴 생각을 하며 팜플로나를 천천히 빠져나왔다.


내 앞으로는 한 커플이 걸어가고 있었다. 처음엔 개의치 않았는데 조금 지나니 앞에 누군가 있다는 게 괜히 나도이들과 맞춰 속도를 내야 할 거 같다는 이상한 압박이 오면서 어느 순간 무리해서 걷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러다 보니 완만한 길에서부터 숨이 차기 시작했고 이런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에라이 그냥 쉬어버리자.'


앞에 보이는 벤치에 털썩 앉아 물도 마시고 무릎보호대도 정리하고 신발도 고쳐 신으며 다시 재정비하고 고개를 드니 커플은 나에게 한참 멀어져 가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걷는데 이상하게 그때부터 누구의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길을 걷을 수 있었다.

뒤따라오는 누군가나 앞서 가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이 길이 이렇게 편할 줄이야.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걸으며 생각했다.


지난 내 삶 안에는 수많은 경쟁과 비교로 가득했다.내 뒤로 치고 올라오려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더 나아가야 했고 내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 만큼 가기 위해 또 그만큼 빠르게 쫓아야 했다.

누군가는 그때의 나에게 독하다고 했지만 다시 생각해면 늘 불안하고 지쳤던 시간들이었다.

어쩌면 그때의 마음이 지금 이 길에서 나타난 게 아니었을까. 다시 평온한 마음으로 돌아와혼자가 되어 걸으니 그제야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주말 아침부터 조깅을 나온 사람들, 사이클을 타는 사람들,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온 사람들.

여유롭고 한편으론 부럽기도 한 장면이었다.


아직까진 샌들을 무료 카지노 게임 큰 무리 없이 걷고 있다.그러나 걸으면서도 이 길의 막바지인 돌멩이 가득한 내리막길이 걱정스러워 마음이 무거웠다.한참 오르는데 저 멀리 무료 카지노 게임 중간쯤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 언덕인가? 이렇게 빨리 도착할리가 없는데...'


역시나 그곳은 무료 카지노 게임 언덕이 아니었다. 벤치와 십자가가 놓여있었고 사람들이 그 옆에서 쉬고 있었다.

십자가에 가까이 다가가니 한 남성의사진이 걸려있었고 그 옆으로 순례자들이 놓고 간 물건이 보였다.


'이곳을 걷던 순례자가 잠든 곳일까...'


난 무덤 앞에 작은 돌멩이를 올리며 잠시 묵념했다.그리고 잠시 벤치에 앉아 광활하게 펼쳐진 푸른 풍경을 바라보며 불어오는 바람을 느꼈다. 평화로움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조금 쉬다가 다시 일어나서 걷고 있는데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언니!!'


뒤를 돌아보니 지연 씨와 연호 씨 그리고 동현오빠까지 첫날 55번 알베르게에서 함께했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게 됐다.너무 반가웠다. 결국 이 길에선 다 만난다고 생각하니 어딘가 마음이 편해졌다. 우린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고 이런저런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오르막길.무료 카지노 게임 언덕이 조금씩 다가오는 지금,마음속으로 나는 누구를 무료 카지노 게임하고 또 내가 구해야 할 무료 카지노 게임는 어떤 것일까 생각했다.

그러다 내 인생 처음으로 절대 무료 카지노 게임하지 못할 거 같은 사람을 무료 카지노 게임한 일이 떠올랐다.

이건 정말 다시 생각해도 신기한 경험이었는데, 친구들과대화를 하다 보면 그들은 가끔이런 말을 했다.


"어제 주님이 말씀해 주셨어."

"그때 주님의 음성이 들렸는데."


난 그때마다그들이 말하는 '주님의 음성'이 뭘까 생각하며 친구에게 물었던 기억이 있다.


"그... 혹시 네가 말하는 주님의 음성이... 막 하느님이 진짜 말을 해줘??? 말이 들려?? 귀에서 소리로 들리는 거야???"


나도 주님의 음성을 너무 듣고 싶었다. 내 기도에 하느님이 응답해 주시는그 음성이 무엇인지 정말로 듣고 싶었다. 내 물음에친구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귀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마음으로 느껴져. 이건 주님이 나에게 해주시는 말이구나 하고"


그런 응답을 들었다는 들었다는 친구들이 참 부러웠었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나 쉽게 잠들지 못하던 어느 날이었다. 괴로운 마음에 새벽에 울면서 기도를 했다.

잔뜩 젖은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기도를 드리는데 갑자기 어떤 음성이 강하게 들어왔다.


"무료 카지노 게임하렴."


한순간에 눈물이 뚝 멈췄고 괴로움에 뒹굴던 나는 너무 놀라 벌떡 일어났다.

같은 일로 힘들었던 3년의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내 마음과 내 생각으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말이었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단어.


'무료 카지노 게임'


이 날의 응답으로 난 절대 무료 카지노 게임하지 못할 거 같았던 그 사람을 무료 카지노 게임했다. 그 후로 그동안 힘들었던 시간들이 무색하게 진심으로 마음이 편해졌고 다시는 그때처럼 우는 일도 미워하는 일도 없었다.

걷다 보니 처음으로 주님의 음성을 들은 이때가 떠올랐고 무료 카지노 게임를 온 마음으로 느꼈던 그날을 곱씹었다.

한참을 생각에 잠겨있다가 문득 같이 걷고 있던 동행 오빠에게 "오빠! 이제 무료 카지노 게임 언덕이 나올 거 같은데 우리 얼마나 더 가야 할까요?"라는 말이 끝나는 순간 무료 카지노 게임 언덕이 눈앞에 뿅 하고 나타났다.


"와!!!!!! 대박!!!!"


난 마치 신기루를 본 것처럼 환호했다. 여기저기 배낭을 내려놓고 쉬는 사람들 틈에 껴서 나도 잠시 이 시간을 천천히 보냈다.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도 찍고 가장 깨끗해 보이는 돌멩이를 주워다가 소망을 적어놓기도 했다. 그리고 앞으로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며 조용히 기도했다.


'아직까지도 무엇인지 모르겠는 답답하고 불안한 이 마음을 제발 살펴주세요.'


다시 시작된 길은 머지않아 가장 걱정했던 돌멩이 가득한 내리막길이 펼쳐졌다.

오르막길도 당연히 힘들지만, 똑같이힘들면서 위험하기까지 한 길은 단연 내리막길이다.

등산화로 바꿔 신을까 하고 잠시 고민했지만 이 길을 등산화를 무료 카지노 게임 내려간다면 내 새끼발가락은 오늘로써 사망일 거 같았다.그래서 이대로 샌들을 무료 카지노 게임온 정신을 집중해 다행히 마지막까지 안전하게 무사히 내려왔다.오르막길과 내리막길까지 오늘 해야 할 일을 다 마친 기분이 들어 마음이 홀가분했다.

어찌나 빨리 내려왔는지 뒤를 돌아 한참을 기다려도 동행들이 보이지 않았다.


'이 지긋한 빨리빨리 인간 같으니...'


천천히 먼저 길을 나서는데 앞으로 성모상이 보였다.성모상 앞 벤치에 앉아 두 손을 모았다.

길을 걸으며 올라왔던 많은 생각과 지난날을 떠올리며 기도했다.


'진심으로 무료 카지노 게임하는 마음과 또 제가 무료 카지노 게임를 구해야 하는 이에게 무료 카지노 게임를 구할 수 있는 용기를 주세요.

누군가를 이기고 쫓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온전히 서서 저에게 맞는 속도대로 마음 편히 살아갈 수 있는 삶이 되기를 바라요.'


꽤 오랜 시간 이곳에 머물렀다.

기분 좋게 불어오는 바람과 12시를 알리는 성당에서 들려오는 종소리.

입가에 옅은 미소가 지어질 만큼 잔잔하고 평온한 시간이었다.

그 뒤로 천천히 걸어 도착한 마을 푸엔테 라 레이나(Puente La Reina).

이곳에서 동행들과 함께 맛있는 저녁을 만들어 먹었고 우리는 또 한 번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고 웃으며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오늘은 또 한 번나만의 속도를 알아가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샌들을 무료 카지노 게임 24km라니... 용서의 언덕을 넘었다니...!'


나를 믿는 힘이 생겼던 하루.

정말 될까 싶었던 일을 해내니 뿌듯했고 앞으로의 길에 더 용기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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