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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벌 김화숙 Feb 28. 2022

너에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 보낸다

세월호와 함께 별이 된 단원고 2학년 2반 이혜경에게


뷰티 아티스트 긍아 혜경아!


너를 부르니 메이크업 박스며 매니큐어 박스가 내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구나.


네 꿈은 뷰티 아티스트. 미용학원 등록하던 그날 넌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사람처럼 행복했지. 다양한 화장법을 배우며, 특히 신부화장 전문가가 되고 싶어 했지. 미용학원 선생님한테도 잘한다는 칭찬을 들었지. 엄마와 언니에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고 친구들에게도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하는 뷰티 아티스트 혜경이었어. 넌 틀림없이 사람을 더 빛나게 하는 예술가로 살았을 거야.


너를 알게 되어 정말 기쁘구나. 너에 관한 책을 읽으며 너와 며칠을 함께 지낸 거 아니? 무슨 책을 읽었냐구? 응 말해줄게. 우선 네 약전 <초록, 오렌지, 분홍, 빨강을 몇 번이나 읽었지. 엄마가 쓰신 <온라인 카지노 게임운 너에게 편지를 읽고 엄마의 구술 증언록 <그날을 말하다를 읽었어. 엄마의 육성은 눈물 없인 읽기 힘들었단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쓰신 책 중 가장 놀라운 책이 뭔지 아니?


엄마(유인애 님)의 시집 <너에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 보낸다와 산문집 <그리운 길은 참으로 모질다였어. 2014년 4월 16일 그날 이후 엄마는 너를 그리며 날마다 시를 쓰셨구나. 네 방 네 책상 컴퓨터 앞에서, 네 동복 교복 상의가 걸쳐진 네 의자에 앉아서 말이야. 글을 쓰지 않고는 하루도 견딜 수 없었을 엄마. 백 번 공감하며 나는 가슴으로 읽었어. 그 모진 시간을 글쓰기로 견디신 엄마께 자꾸 감사합니다, 하면서 읽었어.


네가 집에서 불리던 이름으로 불러 본다. 긍아! 혜경아!


엄마의 책들과 넌 지금 함께 있지? 엄마의 사랑스러운 작은 딸 긍아! "너에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 보낸다"를 읽으며 너와 엄마와 우리 셋이 수다를 떨었구나. 역시 글의 힘이지. 이 많은 시를 쓰며 엄마는 얼마나 아파하셨을까. 너의 배냇저고리 이야기를 읽는데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냄새가 전해지고 눈물이 스며들었어. 네 꿈이 담긴 매니큐어 상자는 아직도 널 기다리는구나. 금요일에 만나는 1학년 9반 모임 '금구모 친구들'은 어떻고.....



아~~ 네가 수학여행 떠나던 날 아침 장면을 그린 '마지막 포옹'은 어제 일인 양 생생하더구나. 엘리베이터 타러 가는 널 엄마는 설거지를 멈추고 다시 불렀지. 고무장갑을 벗고, 잘 다녀와, 재미있게, 라 말씀하셨지. 따뜻이 안아주고 안겨 준 모녀. 마지막 포옹이 될 줄 누가 알았겠니.



혜경아! 내가 무슨 말을 더 쓸 수 있을지 모르겠어.

오늘은 긴 말보단 엄마가 쓰신 시를 너와 함께 읽고 싶구나. 그게 좋겠지? <너에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 보낸다 64편의 시 중에 7편을 골라 봤어. 엄마께 존경과 감사를 보내며, 너를 그리워하며, 내가 천천히 낭독해 볼게.


사랑스러운 혜경이를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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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아도 아프다


뒤돌아보아도 아프다.

시간을 가슴에 짓이겨 뭉갰지.

멈추어도 아프다.

시간을 어미 발꿈치로 짓밟고

한 발짝 떼어도 아프다.

시간은 뇌리에 정박해 있다.


2014. 4. 16.


사랑하는 딸 앞에서

죄 많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눈물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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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포옹


지그시 눈을 감는다

그날의 아침 속으로

잃어버린 순간을 잡는다

그날 아침 딸과 나의 짧은 시간

살포시 감싸 안은 그날 아침

부엌에서의 포옹 장면

나는 한 장의 각인된 수채화를 완성했다

사랑스럽게 안아주고

사랑스럽게 안겨주던

따뜻한 심장이 맞닿은

엄마와 딸의 마지막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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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사망신고


'아비의 정',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린다

너무 갑작스런 비보는 부녀의 장막을 무너뜨리고

오십 평생 와서 한(恨)을 새긴다

'부모'라는 갖고 싶은 두 글자 살며시 덤으로 주더니

이토록 통렬히 찢기는 가슴에 너를 담아

세상과 이별을 고하는구나

내 손으로 너를 지워야 하는 죄책감

하염없이 미안해서

눈물이 손에 쥔 용지를 적신다

진정 이 손이 싫구나

생을 돌고 돌아도 만날 수 없는 인연

만남의 회포를 가져보는 세상이란

꿈에서나 볼 수 있을까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눈물


사진 속 딸내미 머리를 쓰다듬는다.

한 가닥씩 한 가닥씩 내 손이 지날 때마다

생전에 느껴지던 머릿결

손끝이 아주 찼던 딸, 손가락에 내 손을 댄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온기 느껴보라고

예쁜 눈, 긴 속눈썹 뷰러하고

언제나 나를 바라보며 웃었지.

금방이라도 껌벅거릴 것 같은데

오똑한 코로 가끔씩 찡긋하던 버릇

지금은 하지 않는구나.


작은 입술 선 따라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그린다.

딸 보고 이야기하자고

목소리 들은 지 언제일까 먹먹하다.

어느 한 곳 놓치지 않고 어루만진다, 매일매일.

"사랑해 해경아

미안해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만날 때까지 잘 지내고 있어야 해" 하며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운다.

딸이 웃고 있는 사진 앞에서.




배냇저고리


오늘 장롱 서랍 속 깊숙이 흔적을 찾아 눈과 손을 빌린다

신생아 때 입었던 배냇저고리, 두 벌이 예쁘게 개어져 있다

큰 아이 입히고 작은 아이도 입혀서 앞섶 부분이 누런 배냇저고리

손을 쫙 펴서 재어보니 한 뼘하고 반 정도

요렇게 작았구나.


얼굴 대보며 17년 전 아기였던 너의 냄새 맡는다.

아기 분과 젖 냄새, 분유 냄새

그 냄새를 애써 찾는다.

내 분신이었고 내 사랑을 한없이 준 아기

요 배냇저고리 다시 입히면 좋으련만

지난 흔적만 아련하게 끌어낸다.

그래도 이 순간 배냇저고리 입은 아기는

내 품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다.

사랑해 아가야....




금구모 아이들


우정을 아름답게 꽃피웠다

교정 곳곳 발길 닿는 곳

열정의 씨앗

일 학년 입학부터 흩날렸지

순수한 감성 첨가제 한껏 마시며

꿈이란 큰 그릇에 마음을 꽉 채운

풋내기 여고생 '금구모' 예쁜 꽃들

사월 벚꽃처럼 아름다워야 할 꽃

가슴에 한 서린 채 짓밟혀

세상의 눈길을 사로잡았구나

얼마나 무서운 극한을

떨리는 입술로 불렀을까

아빠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단원고 '금-구-모'야




매니큐어


서랍 속 각양각색 조그만 병들

주인을 기다리는 걸까.

길게 목을 빼고 있다.

한 번씩 어지럽게 왼쪽으로 돌려준다.

"야, 신난다 우리 세상."

길쭉하니 예쁜 손톱

곱디고운 조각보 깔아주고

뭉툭하니 양말 속 발톱들

화려한 조각보를 깐다.


빨간 조각보 하얀 물방울

똑 똑 똑 떨구고

파란 조각보에 노란 하트

사랑하는 마음 온라인 카지노 게임고

주황 조각보에 연두 사과 올려놓았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예쁘지?"

"언니 마음에 들어?"

세심한 손놀림의 주인 손길

오늘도 기다리고 있다.

서랍 속에서


(세월호와 함께 별이 된 단원고 2학년 2반 고 이혜경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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