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망각과 꿈
T가 방에 들어가자 D는 크게 한숨을 내쉬며 이마를 소매로 쓱쓱 닦았다. T의 방문에서 나에게로 시선을 돌리더니 수고카지노 게임 추천는 말을 건넸다. D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A의 방에서 우당탕 소리와 함께 비명이 들려왔다. 잠깐 정적이 흘렀고 곧 A가 방문을 박차고 나왔다. 피부 곳곳이 썩어 문드러지고 있는 A가 집 안을 미친 듯이 뛰어다니며 소리를 질러댔다. A는 주방과 거실을 뛰어다니며 식기구들과 책, 장식품들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다녔다. A가 D의 옆을 지나갈 때 D가 그녀를 낚아채 소파에 앉히고 조금 큰 목소리로 말카지노 게임 추천.
- 무슨 일이십니까!?
A는 D의 물음에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난 죽을 거야’라는 말만 반복했고 자신을 잡고 있는 D의 손에서 빠져나가려고 안간힘을 썼다. D는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하더니 나를 보고는 A의 방에서 남색의 약물을 찾아와 달라고 부탁카지노 게임 추천. 나는 그의 말을 듣고 A의 방으로 달려가 자루와 선반, 서랍들을 뒤졌다. 선반과 서랍에서는 남색 약물을 찾지 못카지노 게임 추천. 탁자 밑에서 파란 계열의 약물들이 잔뜩 들어있는 책가방 크기의 자루를 발견카지노 게임 추천. 남색의 약물 또한 여러 개의 병이 담겨 있었기에 자루 채로 D에게 가지고 갔다. 그 또한 그렇게 많은 약물이 있을지 몰랐던 모양이었다.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중얼거리기 시작카지노 게임 추천.
- 남색 약물이... 어떤 상황에서도 차분해지는 약물이... A가 뭐라고 했더라...
한참을 중얼거리던 D가 무엇인가 떠오른 듯 나를 다시금 바라보더니 얼음 같은 하늘색 구슬이 들어있는 약물을 찾아봐 달라고 부탁카지노 게임 추천. 몇 개의 약물을 자루에서 꺼내고 나서야 남색의 약물 품에 안겨 하늘색 빛을 반짝이고 있는 구슬이 얼굴을 비추었다. 나는 서둘러 D에게 약병을 건넸지만, 그는 A를 잡고 있던 탓에 약병을 받아 들 수가 없었다. 나의 실수를 재빠르게 알아차리고는 A의 입에 약물을 털어 넣었다. A가 미친 듯이 날뛰는 바람에 약물의 절반은 흘렸지만, 그것만으로도 효과는 충분했던 모양이다. A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더니 소파에 반쯤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똑바로 고쳐 앉았다. 소파에 스며든 남색의 약물 자국을 한 번 보더니 D와 나를 바라보고는 말카지노 게임 추천.
- T의 몸에서 떼어낸 죽음 조각을 사라지지 않게 상자 안에 넣어놨는데 그게 화가 났던 모양이야. 상자의 틈으로 기어 나와 내 몸으로 들어갔어.
그녀의 말을 듣고 D는 그녀의 썩어가는 피부를 보며 물었다.
- 그걸 몸속에서 뺄 방법은 없는 건가요?
A가 진지한 표정을 짓고는 생각에 빠졌다. A의 처음 보는 표정에 조금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던 사이가 다시금 멀어지는 느낌이었다.생각을 마친 A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더니 천천히 재료들을 꺼내어 가마솥에 넣기 시작카지노 게임 추천. 흥얼거리는 소리와 중얼거리는 소리로 가득했던 A의 방에는 오래되어 삐걱 되는 나무판자로 된 바닥과 가마솥에서 끓고 있는 정체불명의 액체뿐이었다. 아무 말도 없이 물약을 만들던 그녀가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느린 말투로 또박또박 물었다.
- 재료가 하나 부족해. 풀잠자리 알 구해다 줄 수 있어? 5개면 충분한데.
D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자신의 방으로 향카지노 게임 추천. 나는 그를 따라가며 그에게 물었다.
- 상상으로 만들어주면 되는 거 아니야?
D는 나를 보고는 살짝 미소 짓고는 말카지노 게임 추천.
- 사람의 기억은 쉽게 왜곡됩니다. 만약 왜곡된 기억 속의 것을 가져다준다면 A가 잘못될지도 모르잖아요?
말을 끝마치며 D가 자신의 방문을 열었고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빛이 시야를 가렸다. D의 방문 뒤에는 커다란 호수와 정원이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잔잔한 호수의 물결은 빛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였고 잠자리들은 푸른 하늘을 여유롭게 헤엄치고 있었다. D를 따라 문을 통해 들어가자 문은 이윽고 사라졌다. 아름다운 풍경에 문이 사라진 줄도 모르고 호수를 향해 다가갔다. 호수 안에는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이리저리 돌아다녔고 수초들은 흔들리는 물결에 몸을 맡겨 춤을 추고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나무다리 위에서 누군가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손을 흔들던 실루엣이 곧 손 흔들기를 멈추고 우리를 향해 뛰어오기 시작카지노 게임 추천. 점점 가까워지는 실루엣을 보며 그 사람이 누구인지 곧 깨달았다.우리에게로 달려온 그녀는... 정확히는 D에게 달려온 그녀는 그의 품에 안겨 세상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 나 보러 온 거야?
D의 품에 안겨 그를 올려다보며 그녀가 기대에 찬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그는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을 뿐 대답은 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녀는 입을 삐쭉 내밀고는 혼잣말로 (사실은 그가 들었으면 좋겠다는 것처럼 조금 큰 소리로) 중얼거렸다.
- 흥... 도움이 필요할 때만 찾아온다니까.
그녀는 D에게서 한 발자국 물러서서는 웃으며 (속으로는 한결같은 사람이라 매력적이라고 생각카지노 게임 추천.) 무슨 일 때문에 왔느냐고 물었다. D는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며 상황을 설명카지노 게임 추천. 상황을 전부 전해 들은 그녀는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어디론가 달려갔다.
D가 손가락을 한 번 튕기자 전구 같은 생명체들이 어디선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카지노 게임 추천. 그것들이 열댓 마리쯤 모이자 D는 그들에게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기다란 팔다리로 허공을 허우적거리면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설명카지노 게임 추천. D의 몸짓을 본 그들은 서로에게 무엇인가를 말하는 듯 보이더니 이내 호수 주변을 샅샅이 살피기 시작카지노 게임 추천.모두에게 부탁을 마친 D가 호수 쪽으로 걸어갔다. 의자 두 개를 만들고는 나에게 손짓카지노 게임 추천. 내가 다가가자 그는 나의 손에 낚싯대를 쥐여주고는 말카지노 게임 추천.
- 기다림의 미학이죠.
여유롭게 낚시를 즐기는 D가 탐탁스럽지 않았다. 항상 여유를 머금고 있는 그였기에 익숙하기는 했지만, 타인의 목숨이 달린 일조차 여유로운 것이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았고 여유롭지만, 이번 일 또한 완벽하게 마무리해 낼 것만 같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나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낚시를 즐겼다. 얼마 후 그는 15cm가 조금 넘는 물고기를 낚아 올렸고 상상 이상으로 단순했던 나는 그것을 보곤 A를 잊어버리고 D와 함께 낚시에 빠져들었다.
해가 지평선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할 때쯤 L이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해를 등지고 달려오는 그녀의 실루엣이 마치 내가 과거에 알던 누군가와 비슷해 보였다. 어깨까지 오는 단발에 머리를 뒤로 묶은 그녀는 나의 마음을 시리게 만들었다. 역시나 그녀는 D에게 먼저 달려갔다.해맑게 웃으며 D에게 열댓 개의 알이 담긴 유리병을 내밀었다. D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카지노 게임 추천.
- 이렇게까지 많이 필요하지는 않은데. 고마워~
그들이 대화하는 동안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이 집에 이사 오기) 전에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었던 것만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가질 않았다. 대화가 끝난 그들은 인사를 하고 나에게 무슨 말을 하기 위해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들은 나의 얼굴을 보더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 왜 우는 거야?
L이 조심스럽게 묻는 말에 나는 정신을 차리고 손으로 피부를 따라 흘러내리는 투명한 물방울을 닦아냈다.
- 어라... 나 왜 울고 있지?
방금 잠에서 깬 것만 같은 잠긴 목소리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나에게 L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을 숨기려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가보겠다는 인사를 하고는 숲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녀를 향해 손을 뻗자 머리가 미친 듯이 아파졌다.
침대에서 화들짝 놀라며 일어났다. 땀을 얼마나 흘렸던지 베개가 누르면 물이 나올 정도였다. 침대 옆 의자에 앉아있던 D가 나를 보더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괜찮은지 물었다. D의 손에는 물수건이 들려있었고 나는 그를 보며 괜찮다고 말카지노 게임 추천. 그러자 그는 미소를 짓고 목례를 하며 말카지노 게임 추천.
- 그럼 이만.
부드러운 그의 목소리에 지끈거렸던 머리가 한층 더 안정되는 느낌이었다.
- 잠깐만! A는 어떻게 됐어?
문득 A가 생각나 계단을 내려가는 그에게 (여전히 침대에 누워있는 채로) 물었다. 그는 내가 누워있는 침대를 올려다보며 그녀는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대답하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머릿속에는 아직도 그녀의 실루엣이 돌아다녔다. (무엇인가를 알리려는 듯 팔을 휘저으며 방방 뛰던) 그녀의 실루엣은 이내 무엇인가를 가리켰다. 그녀가 가리키고 있는 곳에는 시계가 있었다. 시계를 머릿속에 떠올리자 실루엣과 함께 점차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조금 무겁게 느껴지는) 머리를 짚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한 줄기의 빛은 나의 머리를 조금이나마 가볍게 만들어주는 듯카지노 게임 추천. 삐걱거리는 침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무판자로 이루어진 바닥에 두 발을 디디자 바닥에서 알록달록한 솜뭉치들이 몽글몽글 피어나기 시작카지노 게임 추천.
솜뭉치들은 방 안 곳곳을 떠다니며 부드러우며 촉촉한 단내를 풍겼다. 방을 가득 채운 달콤한 냄새에 눈을 감고 숨을 깊게 들이쉬자 한동안 나를 괴롭히던 지끈거림이 사라졌다.
눈을 뜨자 하늘색의 솜뭉치가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떠 있었다. 눈앞에 아른거리는 하늘색 솜뭉치는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였고 나는 손을 뻗어 그것을 잡았다. 손을 열어 은은한 빛을 내는 솜뭉치를 보았을 때 그것은 마지막으로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밝은 빛을 한 번 반짝이더니 서서히 솜사탕에 바람을 분 것처럼 타들어 가기 시작카지노 게임 추천.
전부 타들어가 흔적마저 없어진 솜뭉치에서 눈을 돌렸을 땐 전혀 다른 방에 앉아있었다. 황금색 가녀린 톱니바퀴로 벽을 이루고 있는 반구 형태의 방 안에서 침대에 앉아 마주한 것은 어딘가 낯익은 어린 소년이었다.
방 안의 톱니바퀴들은 작은 것이라도 하나 빠짐없이 서로 맞물려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었다. 책상에 앉아 안간힘을 쓰며 무엇인가를 만지고 있던 소년이 이내 내가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간당간당하게 발이 닿지 않는 의자에서 가볍게 점프하여 내려왔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나에게 걸어오는 소년의 밝은 갈색 머리는 빛을 받아 반짝였고 입에는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하지만 웃고 있지 않은 눈은 어딘가 모르게 서글픔이 느껴졌다.넋이 나가 가만히 그가 나를 향해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침대 앞에 선 소년이 나에게 물었다.
- 내가 누군지 기억나?
그의 익숙한 목소리에 오른쪽 뺨을 타고 물줄기가 타고 흘렀다. 하지만 그가 누군지 누구였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의 얼굴을 천천히 읽어봤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나는 그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그는 나에게 한 뼘 더 가까이 다가와 자신보다 한참 큰 나의 몸을 두 팔로 감싸 안으며 머리를 토닥여줬다.
-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너무 애쓰지 마. 잃지 않았다면 기억은 언젠가 다시 돌아올 거야.
나를 위로하는 한 마디를 던지고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다시 무엇인가를 열심히 고치기 시작카지노 게임 추천. 한편 그의 말을 들은 나는 마음속 밀려오는 거대한 파도에 눈물을 닦아내느라 애먹었다.
한참을 책상 앞에 앉아있던 소년은 자신의 일이 끝나자 나에게 다시 다가왔다. 나의 옆(침대 가장자리)에 살짝 걸터앉은 소년에게 질문했다.
- 이것도 D가 만들어낸 환상인 거야?
우스꽝스러운 질문에 소년은 배를 잡고 웃었다. 오른손은 계속 배에 얹은 채 왼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내게 말했다.
- 그들이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 새로 이사한 집에 나보다 먼저 살고 있던 내 식구들이지.
이해하기 힘든 질문에 어안이 벙벙해져 소년을 보며 말했다. 나의 표정을 보고 진심으로 그들이 자신의 식구라고 믿는 것을 알아차린 소년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잠시 고민하던 소년이 나에게 말카지노 게임 추천.
- 언제부터 사람을 그렇게 잘 믿었어? 넌 정든 공간에서 떠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잖아. 이사를 하기로 한 이유는 기억나? 그리고...
흥분한 목소리로 나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는 소년의 말을 끊으며 소리쳤다.
- 그만! 제발 그만해...
소년의 말이 틀린 것이 없었다. 그 집과 연관이 된 순간부터 내가 변해있었다. 사람을 믿지 않고 과묵했던 내가 모든 것을 입 밖으로 내뱉었고 정든 곳을 떠나기를 싫어하는 내가 모험을 핑계로 여행을 계획하고 다니지도 않던 회사를 관두고 이사를 하기로 했다. 모든 것이 혼란스럽게 느껴져 소년에게 물었다.
- 그 사람들은 누구야? 넌 누구고... 나. 나는 도대체 뭐야?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소년은 나의 표정을 보고는 조금 겁을 먹은 듯했다. 잠시 나의 거친 숨소리만이 방 안에 가득했고 소년이 입을 열었다.
- 그냥 꿈을 꾸는 거야. 하루하루가 신이 나고 내일이 기대되는 꿈 말이야. 네가 원하던 거잖아. 단지 이제는 꿈에서 깰 시간이 돼서 그런 거야.
소년은 여전히 의미심장한 말을 했고 무심코 본 소년의 책상에는 시계가 놓여있었다. 7시 18분을 가리키는 시계를 보자 소년이 내게 말했다.
- 이사하는 날 아침부터 시간이 흐르는 걸 본 적 있어?
당연하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도무지 입술이 떨어지지 않았다. 당연하다는 말이 목구멍에 걸려 숨쉬기 힘겹게 만들었다. 분명 시계는 변함없이 7시 18분을 가리키고 있었다.아니라고 대답하자 막혀오던 숨이 풀려났다. 힘이 빠지는 느낌이었지만 동시에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문득 옆에 앉아있는 소년이 누군지 깨달았다. 다급히 소년을 봤을 때 소년은 나에게 그제야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 주고 있었다. 나의 어릴 적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괜히 헛웃음이 나왔다. 내가 어린 시절의 나에게 미소를 짓자 밝은 빛이 나의 눈을 가렸다.
손으로 빛이 들어오는 방향을 가리고 눈을 뜨자 익숙한 환경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천천히 나의 방을 둘러보았다. 작지만 나의 온갖 스토리가 담긴 한 권의 책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