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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오 Apr 23. 2025

우리 카지노 가입 쿠폰 볼까요

완벽한 시작

그와의 두 번째 만남을 가진 후부터 나의 일상에는 한 가지 일이 추가되었다. 그에게 오는 카지노 가입 쿠폰 기다리기. 마음에 들면 드는 대로 아니면 아닌 대로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나다운 모습이었음에도, 그래서 기다리는 건 사실 나답지 않은 일이었음에도 나는 많은 날들을 기다렸다. 속도랄까 어쩌면 방향까지도 맞춰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가 한 걸음만 오고 싶어한다면 나도 한 걸음만 다가가고, 그가 두 걸음 올 준비가 되면 나도 두 걸음을 걸어가주고 싶었다. 이제껏 주로 상대방으로부터 받아온 배려를 이번에는 내가 해볼 차례였다. 그리고 혹자라면 더 좋아하는 쪽이 ‘을’이라고 했을 이 역할에 생각보다 내가 재능이 있음을 깨달았다. 나는 기다리는 것을 꽤 잘해내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재능이 있다가도 없다는 것이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늘, 오늘까지도 이 시간까지도 안 오면 마음을 접자 할 쯤 귀신같이 울리곤 했다. 호기롭게 기다리다가 점차 시무룩해지고 결국에 야속하다가 끝끝내 마음이 비워질 정확히 그 쯤.

뭐야, 사람 안 만나봤더니 사실은 밀당의 고수인가?


- 저녁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지금 대구 출장 가고 있는데 날씨가 엄청 덥네요.

야속했던 것은 ‘카지노 가입 쿠폰!’ 알람과 함께 그의 이름이 뜨는 순간 하얗게 잊고, 기다림의 시간이 애탔던 만큼 연락은 귀하기만 했다. 어쨌든 오기는 온다면 차분하고 느릿한 그답게 고민하다 신중히 보냈으리라 오히려 높이 사는 마음까지 들었다. 그에게 연락이 온 날은 나 역시 한 걸음 더 가도 된다는 긍정의 시그널로 스스로 받았기에 다다음날쯤 먼저 연락할 용기와 명분이 생겨서도 좋았고. 그러다 그에게 가끔 연이어 선톡이 오는 날에는 짜릿하기까지 했다.


두어 번쯤 더 만나 주말의 시간을 함께 보내고 하루 내 카지노 가입 쿠폰이 이어지던 어느 밤, 지금 읽고 있는 책의 한 페이지를 사진으로 찍어 보낸 적 있다. 로맨틱한 구절 따위는 아니었고 나의 지금을 공유하는 차원으로 보낸 사진이었다.


다음 날 아침, 아무것도 없이 휑하던 그의 카지노 가입 쿠폰 프로필 사진이 어느새 채워져 있었다. 내가 보낸 사진이었다. 로맨틱하지 않은 그 페이지가 갑자기 세상 특별해지던 순간. 평소의 그라면 하지 않을 것 같은 행동이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기다림의 시간이 덜 힘들어진 것은, 좋아해도 될까요 물을 용기가 생긴 것은.


- 앞으로 쭉 좋아해도 될까요?

내가 한 고백 같은 물음에


- 우리 카지노 가입 쿠폰 볼까요? 계속 만나줄 거예요?

그에게 들은 대답.


느려서 답답해서 애타서 더 좋았던, 완벽한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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