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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속의 먼지 Apr 24. 2025

막니. 카지노 가입 쿠폰. wisdom tooth

사랑을 시작한 지는 꽤 되었는데 아직도 카지노 가입 쿠폰가 나오고 있다. 왜 이제 와서 카지노 가입 쿠폰가 나는가. 혹시 내가 아직 어린것일까? 굳이 느지막이 뭔가 자랄 거면 키나 더 자라지 왜 쓸데없는 카지노 가입 쿠폰가 자랄까? 복잡한 심정을 안고 치과에 갔다.


내 카지노 가입 쿠폰는 7~8년 간격으로 꾸준히 잇몸에 등장했다. 다행히 4개가 다 나지는 않았다. 처음 카지노 가입 쿠폰는 볼이 다 부을 만큼 거의 수직으로 꺾여 안쪽 볼살을 찌르다시피 하면서 고집 센 존재감을 드러냈다. 웬만하면 안 빼고 싶을 만큼 병원과 척을 지고 살았던 내가 오죽하면 제 발로 병원에 갔을까 싶다. 무서워서 대학병원에 갔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회사와 멀지 않은 곳에 순천향대병원이 있었다. 그때 처음 대학병원을 경험했다. 접수만 했는데 돈을 내라는 도둑놈 같은 대학병원의 시스템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치료라도 해주고 돈을 받을 것이지 아니 왜? 시골에서 갓 상경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서류를 들고 어설프게 병원을 돌아다녔다.


첫 카지노 가입 쿠폰는 비뚤게 난 그 모양만큼 뺄 때도 영 모양이 안 좋았는지 쪼개져서 나왔다. 아마 조각을 내서 뽑았어야 할 상황이었을 것이다. 잇몸도 조금 찢었던 것 같다. 피가 범벅된 조각난 내 몸의 일부를 볼 용기가 안 나서 흘깃 보고 말았다. 좀 더 자세히 볼걸 하는 아쉬움이 든다. 원래 부었던 볼은 발치 후에 더 부어버렸고, 그쪽으로 아무것도 넘기지 못할 만큼 통증이 있고 피가 났다. 피 맛을 보면 식욕이 사라진다. 평소에는 먹지도 않는 호박죽을 숟가락으로 떠서 얼굴을 반대쪽으로 기울여 목구멍으로 흘려보내며 겨우 먹었다. 그렇게 며칠 지나고서야 후유증이 사라졌다.



두 번째 카지노 가입 쿠폰는 왼쪽 아래였다. 양치질할 때마다 보여서 난 건 알았지만 별로 나쁘지 않아서 방치해 두던 참이었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가 이 사이에서 냄새가 나고 관리가 안되었다. 그냥 두면 어금니가 썩을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빼러 갔다. 이번에는 동네 치과에서 해결했다. 역시나 뺀 날 하루 종일 피맛을 봐야 했다. 거즈를 아무리 물어도 피가 배어 나왔다.


나오는 피는 지 않고 모두 삼켜야 하는 카지노 가입 쿠폰발치의 원칙에 따라 엄청난(적어도 느낌적으로는!) 피를 먹게 되었다. 내 피를 내가 먹으면 내 피의 양이 늘어날까? 하는 이상한 상상을 했다. 차라리 입 속에 거즈를 가득 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먹지 않고 싶었다. 마침 외부 회의가 있어서 거즈를 문 채 홍대까지 갔던 기억이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으면 조금 개운할까 싶어 마셨지만 집에 와서 다시 입맛을 잃었다. 덕분에 체중이 빠졌다. 다이어트 약을 개발할때 '사람의 피' 맛을 넣으면 효과가 좋을 것이다.


바로 앞 어금니는 카지노 가입 쿠폰에 기대어있던 아이였는데, 카지노 가입 쿠폰는 빠지고 싱크홀 같은 구멍만 남아 있어 불안했다. 그러나 상처가 아물어감에 따라 서서히 스스로 홀로서기를 하는 것이 보였다. 칭찬해주고 싶었다.




더 이상의 카지노 가입 쿠폰는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마지막 카지노 가입 쿠폰가 고개를 빼꼼 들었다. 치과에 갈 때마다 엑스레이 상으로 잇몸 안에 묻혀 있는 것이 보여서 있는 것은 알았지만 나오지 않길래 안심했다. 내가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는 진화했겠지. 필요 없는 이가 절반이나 나왔으면 충분했어. 그러나 얼마 전부터 잇몸 바깥쪽에 딱딱한 무언가가 볼에 닿는 느낌이 들었다. 만져보니 역시나 그 녀석이었다. 진짜 이럴 거니?십 년간 가만히 있다가 이제와서 갑자기? 영어가 튀어나온다면 이 단어일 것이다. 씨리어슬리?


나는 몸이든 정신이든 천천히 꾸준히 자라는 사람인 것일까? 그렇다면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 아이를 뽑으러 병원에 가서 또 며칠을 피맛을 볼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 걱정만 쌓이기 전에 얼른 빼버리자 싶어 새로 알게 된 괜찮은 치과에 갔다. 의사가 실력이 좋았는지 혹은 이 모양이 괜찮았는지, 뺄 때도 아프지 않았고 마취가 깬 다음에도 아프지 않았다. 심지어 바로 정상적인 식사가 가능했다.


도 조금 나긴 했지만 이 정도는 이전에 비하면 그냥 ‘기미’ 정도다. 며칠 밥을 못 먹을 것을 예상하고 배도 안고픈데 아침밥을 우겨놓고 왔는데 말이다. 밖에서 이런저런 볼일을 보다가 오후 5시가 되자 너무나 배가 고팠고, 즉흥적으로 들어간 식당에서 맛있게 마파두부를 먹었다. 태어나서 먹은 마파두부 중에 가장 맛있었다. 그리고 후식으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아이스라테를 먹었다.


마지막 카지노 가입 쿠폰는 모양도 온전했고 새끼손가락 3분의 2 정도 되는 크기였다. 의사가 보여줬을 때 이쁘다고 생각했다. 왜 가져온다고 말하지 않았는지 후회됐다. 기념으로 가져왔으면 구경하면서 오늘 하루 종일 재밌었을 것 같았는데 말이다.



더 이상 카지노 가입 쿠폰는 없다. 이제 엑스레이상의 내 이에서 덜 진화된 흔적은 없다. 버스 안에서 계속 마지막 카지노 가입 쿠폰를 떠올렸다. 가져올걸. 뽀얗고 예쁜 이를 손에 들고 만지작거리고 싶었다. 뭘까 이 변태스러운 집착은?


새끼손가락의3분의 2 정도 되는 이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정도가 머리 무게에서, 혹은 몸에서 빠졌으니 조금은 가벼워졌을까? 마치 혜성처럼 몇 년을 주기로 꾸준히 오던, 이 별 것도 아닌 것도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다. 시원하고도 섭섭한 마음이 무엇인지 가장 강렬하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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