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th-The story of existence: TO BE
2020년 상상의 힘에서 번역출간된 찰리 맥커시의 <소년과 온라인 카지노 게임 여우와 말은 어른을 위한 동화다. 나는 이 책을 아낀다. 그래서 소중한 이에게 선물하곤한다. 가늘고 굵은 선과 옅은 수채로표현된 그림과짧은 대화들은 나에게 짙고 긴여운을 남긴다. 여기 한 소년이 있다. 어느 날 작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찾아와 소년에게 "안녕" 인사하며 말을 건넨다. 그리고말한다."난 아주 작아." 작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이 한 마디는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한 번쯤 뇌리를 스치는 말이다. 혹은 평생을 되뇌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눈에 잘 띄지도 않고 이 세상에서 내가 없어져도 달라질 것은 없을 거라는 생각. 존재에 대한 회의는 누구나 겪는다.
"그렇지만 네가 이 세상에 있고 없고는 엄청난 차이야." 소년이 두더지에게 말한다. 존재를 있는 그대로 긍정하는 말이다. 각자의 삶에서 이런 말이 있고 없고는 엄청난 차이다. 우리는 소년이 말한 것과는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존재 긍정의 말들을 들어보거나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네가 있어서 참 좋다. 네가 최고다. 너는 참 소중한 사람이다.' 하지만 자기 스스로에게 해보는 건 어떨까? 두더지가 두더지 자신에게 이 말을 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난 아주 작아. 그렇지만 내가 이 세상에 있고 없고는 엄청난 차이야." 자기 긍정과 확신을 다른 누구에게 기댈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해주는 것이다.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그런 말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소년에게 두 번이나 케이크를 선물하려다가 두 번다 자기가 다 먹어버렸다고 고백한다. 이게 뭐 약 올리는 건가?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진심 어린 애정 표현이기도 하다.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케이크를 너에게 두 번이나 가져다주고 싶었다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케이크는 거의 전부다. 무엇을 봐도 케이크가 연상이 되고 일이 잘 안 될 때마다 케이크를 먹으면 괜찮아진다. 스스로를 위로하고 기쁨을 누리도록 해주는 거의 모든 것이다. 그것을 소년에게 나누려고 두 번이나 시도했다는 것은 그만큼 소년을 사랑한다는 의미이다. 소년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해준 말, "네가 이 세상에 있고 없고는 엄청난 차이야."라는 말처럼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소년에게 같은 마음을 느끼는 것이다. 아직은 아니더라도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조만간 소년에게 케이크를 안전하게 선물할 수 있지 않을까. 한입도 베어 먹지 않은 채로 말이다. 두 친구는 어느 날 덫에 걸린 여우를 발견한다.여우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줄만 아니라면 너 같은 것쯤이야 잡아먹어버릴 수 있다며 거칠게 쏘아 붙이지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여우에게 잡아먹히는 두려움보다 그대로 내버려 두면 여우가 죽게 될 것이라는 걱정이 더 크다. 그래서 여우의 덫을 끊고 여우가 다시 자유를 얻도록 돕는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자신의 자유의지를 사용하여 여우를 구했다. 그러자여우는 처음에 말한 것처럼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죽이지 않았다.
두더지의 말처럼 우리가 어떤 일에 어떻게 대처하는가는 자유지만 항상 그 선택에 깔린 의도가 무엇인지 인지해야 한다. 선한 의도인가? 악한 의도인가? 선과 악에 대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아무 생각 없이 누군가를 해하는 사람이 되고 만다. 그리고 그들이 고통받는 이유조차 알지 못하는 그런 무딘 사람이 되는 것이다. 선의가 바탕을 이루는 선택을 할 때 비로소 진짜 자유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선한 의도를 가지고 행하는 일은 누군가의 선한 의도를 북돋는다. 여우는 말없이 자신을 구해준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구한다. 그리하여 둘은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 친구가 된다.
우리는 서로를 도우며 살아갈 수 있다. 누구라도 온라인 카지노 게임처럼 먼저 기꺼이 돕는 일을 시작한다면 도움의 선순환적 연결고리가 만들어진다. 그 결과 말처럼 포기하지 않고 용기 내어 "도와줘"를 외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나의 도움이 가장 필요한 사람이 누군인지. 결코 자기 자신을 잊은 채 도움을 주는 데만 헌신해서는 안 된다. 자신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구할 수 없다. 자신에게 친절하지 않은 사람은 남에게 친절할 수도 없다.
공지영 작가가 딸 위녕에게 쓴 에세이 <딸에게 주는 레시피 속 '어른'에 대한 정의가 떠오른다.
명심해라. 이제 너도 어른이라는 것을. 어른이라는 것은 바로 어린 시절 그토록 부모에게 받고자 했던 그것을 스스로에게 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것이 애정이든 배려든 혹은 음식이든.
<딸에게 주는 레시피 30쪽
애정이든 배려든 음식이든 친절함이든 남에게 받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스스로에게 주는 것이 더 빠르고 확실하다. 남이 해주는 것도 고맙기는 하지만 그것은 그저 기대하지 않고 예상하지 않았을 때의 깜짝 선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게 어른이다.
산다는 것도 그래. 걷는 것과 같아. 그냥 걸으면 돼. 그냥 지금 이 순간을 살면 돼. 그 순간을 가장 충실하게, 그 순간을 가장 의미 있게, 그 순간을 가장 어여쁘고 선하고 재미있고 보람되게 만들면 돼. 평생을 의미 있고 어여쁘고 선하고 재미있고 보람되게 살 수는 없어. 그러나 10분은 의미 있고 어여쁘고 선하고 재미있고 보람되게 살 수 있다. 그래. 그 10분들이 바로 히말라야 산을 오르는 첫 번째 걸음이고. 그것이 수억 개 모인 게 인생이야. 그러니 그냥 그렇게 지금을 살면 되는 것.
<딸에게 주는 레시피 27쪽
그리고 하나 더. 어른이 되기 위해 우리는 그저 일어서서 걷듯 지금을 살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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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온라인 카지노 게임 여우와 말을 원작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23년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상 수상